▲ DRAM이 장착되지 않은 NVMe M.2 SSD는 성능 하락폭이 엄청 크다, 반면 장착된 고성능 모델 씨게이트 FireCuda 530와 같은 모델은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 DRAM이 장착되지 않은 NVMe M.2 SSD는 성능 하락폭이 엄청 크다, 반면 장착된 고성능 모델 씨게이트 FireCuda 530와 같은 모델은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인텔·AMD가 차세대 CPU를 발표했다. 새 PC를 맞추기 위해 SSD를 구매하려고 하는 A씨. SSD는 무엇을 구매해야 할까? 지인에게 물었더니 성능 좋은 NVMe SSD를 추천한다. NVMe SSD에도 제품에 따라 순차 읽기/쓰기 그리고 랜덤 4K 읽기 등 성능이 다양하게 달라진다고 한다. 더불어 SLC 캐싱이나 DRAM 캐싱 등에 따라 성능 하락도 달라진다고 하더라. 열심히 검색했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캐싱 기술 중요한 걸까? 중요하다.

이 요소를 모르고 제품을 구매하면 내 SSD가 -성능 등락폭에 따른-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을지도 모른다.

 

SSD 캐싱 기술, 왜 등장했을까?

▲ SLC-QLC 순으로 넘어갈수록 저장 데이터는 늘어나지만, 속도는 느려지고 수명은 짧아진다
▲ SLC-QLC 순으로 넘어갈수록 저장 데이터는 늘어나지만, 속도는 느려지고 수명은 짧아진다

SSD 캐싱 기술의 등장은 시간을 거슬러 낸드 플래쉬 종류 변화와 빨라지는 SSD 시장에 기인한다. 과거 SLC와 MLC 시절에는 SLC 캐싱 기술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SLC서 MLC로 그리고 MLC서 TLC로 낸드 플래쉬가 바뀌면서 수명은 짧아지고 속도는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제조사들은 수명과 성능 그리고 향상된 용량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3D V-Nand 기술을 개발한다.

하지만 낸드에 따른 태생적인 한계는 여전해 이를 개선하고, 더욱 높은 성능 향상을 구현한 것이 캐싱 기술이다.

 

캐싱이란 무엇일까? 더 빠른 성능 제공

▲ SSD에서 캐싱은 SLC 캐싱과 DRAM 캐싱 등으로 알려져 있다(사진 = 씨게이트 아이언 울프 525 SSD)
▲ SSD에서 캐싱은 SLC 캐싱과 DRAM 캐싱 등으로 알려져 있다(사진 = 씨게이트 아이언 울프 525 SSD)

SSD에 사용되는 ‘캐시’와 ‘캐싱’ 명칭을 먼저 알아야 한다. 캐시는 컴퓨터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메모리다. CPU의 L1, L2, L3 캐시와 같은 개념이다. 캐시 메모리는 빠른 만큼 가격이 비싸다.

캐싱은 이 캐시 영역으로 데이터를 가지고 와서 접근하고 처리하는 그 방식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속도가 느린 저장 장치에 저장된 데이터를 캐시로 가지고와 읽고 쓰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캐싱이라고 한다.

캐싱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렇다면 SSD에 장착된 DRAM 캐시는 정확히 무슨 역할을 하는 걸까? 일반 소비자들은 물론 PC에 대해 조금 안다는 사람들도 SLC 캐싱과 마찬가지로 버퍼(임시 저장 공간)로 활용해 성능이 빨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반만 맞는 이야기다.

 

캐싱의 등장, 실제 역할은 무엇일까?

SSD 캐싱 기술이 성능을 빠르게 해주는 것은 맞지만 원리가 조금 다르다.

SSD에 적용된 DRAM은 NAND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맵핑’ 테이블의 역할을 담당한다. 쉽게 말해 SSD DRAM 자체에서 데이터를 읽고/쓰는 것이 아니라 NAND 데이터에 더 빠르게 접근해 읽고/쓰게 해주는 매개체의 역할이다.

그래서 DRAM이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에 따라 SSD의 성능이 달라진다.

 

▲ SSD에 DRAM 없이 NAND와 컨트롤러로만 구성된 제품이 있다, 마치 DRAM의 양면/단면 모델이 존재하듯(사진 = 서린씨앤아이 TeamGroup DDR5-4800 CL40 Elite 16GB)
▲ SSD에 DRAM 없이 NAND와 컨트롤러로만 구성된 제품이 있다, 마치 DRAM의 양면/단면 모델이 존재하듯(사진 = 서린씨앤아이 TeamGroup DDR5-4800 CL40 Elite 16GB)

DRAM이 있는 모델이 있다면 반대로 없는 모델이 있다. DRAM 캐시의 역할이 NAND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에 더 빠르게 접속해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DRAM이 없다면 성능은 떨어진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DRAM이 있는 제품인지 없는 제품인지를 체크하고 구매하라는 말이 퍼진 것이다. 그렇다고 디램-리스(DRAM-Less)가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현 광운대학교 컴퓨터정보공학부 김태석 교수의 논문 'HMB를 지원하는 DRAM-Less NVMe SSD의 성능 평가'에 따르면 DRAM-Less는 제조사의 비용 절감은 물론 전력소모 감소와 발열 감소 등의 장점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노트북과 같이 비교적 고성능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에서 보급됐었지만, 추후 PC SSD에 다양한 제품(DRAM-Less ‘SATA-3’)이 등장하면서 지금과 같은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물론 일부 DRAM-Less 제품 중 컨트롤러 내부에 온보드 메모리(SRAM)가 큰 경우에는 DRAM-Less임에도 불구하고, DRAM을 장착한 모델 대비 부족함 없는 성능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HMB 등장, DRAM-Less를 보완하는 기술

DRAM-Less의 단점은 알려진 바와 같이 낮은 읽기/쓰기 성능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HMB(Host Memory Buffer) 기술이 등장한다.

윈도우 10 2017년 가을 패치를 통해 등장한 것으로 호스트 메모리 즉 PC의 DRAM을 빌려와 사용하는 기술이 등장한다. SSD에 물리적으로 장착된 DRAM이 아닌 만큼 속도가 DRAM 적용 모델 대비로는 느리나 DRAM-Less 대비 향상된 읽기/쓰기 성능을 보여 준다.

참고로 HMB 또한 DRAM과 같이 맵핑에 대한 개념으로 NAND의 데이터 접근을 빠르게 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만약 DRAM이 없다면 해당 맵핑 작업을 NAND에서 해야 하고, 맵핑 테이블을 통해 데이터를 다시 NAND에서 읽어야 하는 순서로 작업된다. 때문에 DRAM-Less 제품은 태생적으로 제품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SLC 캐싱, NAND 일부를 캐시 메모리로 사용하는 기술

▲ NAND의 일부를 SLC로 동작하게 하는 SLC 캐싱 기술도 있다 (사진 = Transcend)
▲ NAND의 일부를 SLC로 동작하게 하는 SLC 캐싱 기술도 있다 (사진 = Transcend)

DRAM 맵핑해서 적용한 것이 DRAM 캐싱이라면 SLC 캐싱은 NAND의 일부 용량을 SLC로 동작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TLC NAND의 일부를 SLC처럼 동작하는 일정 구간을 정하고, 해당 구간을 DRAM과 마찬가지로 맵핑 테이블로 적용한다.

만약 DRAM-Less일 경우 바로 SLC 캐싱 구간으로 넘어간다. 그 후 SLC 캐싱 구간이 넘어서면 NAND 내에서 맵핑 및 읽기/쓰기 작업이 진행되며 속도가 급격히 하락한다. 반대로 DRAM이 장착됐다면 DRAM이 일정 맵핑 용량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성능 하락을 완화해준다.

 

고성능 SSD는 대부분 DRAM 장착돼 있다

▲ 고성능 PCIe 4.0 NVMe SSD인 파이어쿠다 530은 DRAM이 적용됐다
▲ 고성능 PCIe 4.0 NVMe SSD인 파이어쿠다 530은 DRAM이 적용됐다

상기의 이유로 고성능 SSD에는 대부분 DRAM이 적용된다. 같은 브랜드의 동일한 제품이어도 SSD 용량에 따라 DRAM 용량 구성은 달라진다. 흔히 ‘쓰기 성능을 체크할 때 일정 캐싱 구간이 넘어서면 성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이는 맵핑된 디램 용량 또는 SLC 캐싱 구간을 초과해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DRAM 캐시와 SLC캐싱, NAND 맵핑의 역할을 담당

▲ DRAM이 장착된 모델 대비 성능은 낮지만, DRAM-Less에 HMB를 적용하면 상당히 준수한 성능을 보여준다(자료 = SiliconMotion)
▲ DRAM이 장착된 모델 대비 성능은 낮지만, DRAM-Less에 HMB를 적용하면 상당히 준수한 성능을 보여준다(자료 = SiliconMotion)

SSD 성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DRAM과 SLC 캐싱은 NAND의 읽기/쓰기 성능을 대신해주는 ‘버퍼’ 개념이 아니다. NAND 맵핑 테이블을 DRAM과 SLC 캐싱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조금 더 쉽게 DRAM은 NAND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 주소를 더 빠르게 찾게 해줄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때문에 고성능 NVMe M.2 SSD 에서는 DRAM이 기본 장착되어 제공되는 것이며, DRAM의 맵핑 용량과 제조사에 따라 최고 성능 구간, 성능 하락 구간 등이 달라진다.

그래서 고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DRAM이 장착된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반면 고성능까지는 아니어도 준수한 성능에 가격이 저렴하면서 용량이 큰 모델을 원한다면 DRAM-Less 모델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향후 출시될 PCIe Gen5 또는 현재 구매할 수 있는 고성능 Gen4 SSD를 구매할 목적이라면, 상기의 DRAM 캐시와 SLC 캐싱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나의 상황에 맞는 제품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가장 잘 아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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