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크라 전쟁 등의 여파로 신규 직원 채용에 약세를 보였다. 위드코로나로 전환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조금씩 회복되고는 있지만 첫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사회초년생들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 전 취준생들은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기업에 가기 위해 중·소 기업 취업을 후 순위로 미뤘다면, 지금은 일할 곳이 없거나 지원 경쟁자 대비 채용 인원이 적어 힘들었던 해가 19~21년이었다.

거기에 2022년 우크라 전쟁으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20대를 비롯해 주요 경제활동을 하는 30~50대의 스트레스도 증가하고 있다. 모두가 힘든 사회라지만 특히, 20대의 질환 변화는 심상치 않다.

“20대는 철도 씹어 먹을 나이지”라는 말이 있다. 관련되어 남성은 군대에 가면 중대장, 행보관, 주임원사 등 “내가 너 나이 때에는 말이야~”라고 운을 띄우곤 한다. 비교적 일찍 사회생활을 여성은 “젊음이 최고지”, “젊으면 피부도 좋고 에너지도 넘치 잖아”등의 말을 듣곤 한다. 하지만 요즘 20대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취업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최근 20대는 우울증, 공황장애, 탈모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금의 20대가 유독 약해진 걸까? 아니면 사회의 인식 혹은 다른 무언가 있는 것일까?

 

코로나19, 20대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길래?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것은 학생들이다. 대학생들은 물론 초·중·고 또한 대면 수업에서 비대면(온라인 강의·화상 수업)으로 바뀌었다. 갑작스럽게 바뀐 수업 방식은 학생들에게 낯설었고, 선생님들의 수업 준비는 미흡했다.

일부는 수업 자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면서 전공에 따라 심도 있는 내용을 배우지 못 한 경우도 있다. 전문대 학생들은 현장 실습과 실기 수업은 매우 중요하지만 갑작스럽게 바뀐 비대면 수업 방식 때문에 제대로 된 실습 교육 및 현장 체험 등을 받지 못하고 졸업안 경우도 있다.

설상가상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취업난까지 더해진다.

 

21년 취업자수 큰 상승폭, 하지만 작년 인원 감안하면 크지 않아

▲ 2021년 취업자 수 증가는 77만 3천 명으로 집계됐다(사진 자료 = 통계청)
▲ 2021년 취업자 수 증가는 77만 3천 명으로 집계됐다(사진 자료 = 통계청)

취업난은 진짜 심했을까? 관련되어 통계청 자료를 참고했다. 2022년 1월 통계청 공미숙 사회통계국장이 발표한 2021년 연간 고용동향 결과에서는 20년도 대비 77만 3,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한다. 그럼 2020년에는 어땠을까?

2021년 통계청 정동명 사회통계국장은 2020년도 취업자 수는 19년도 대비 62만 8,000명이 감소했다고 밝힌다. 반면 코로나19가 퍼지기 전 2019년도 취업자 수는 51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즉, 2021년도 증가한 취업자 수 약 77만 명은 전년 동기(2020년)에 감소한 취업자 수를 감안하면 실질 증가분은 2년 동안 16만 명인 셈이다.

물론 정년 퇴임으로 인해 일부 기업에서는 인원이 줄어든 만큼 새로운 사람을 뽑은 기업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규 채용 시장을 보면 2년 동안 취업해야 할 경쟁자(청년들)은 늘었지만, 실질적인 신규 취업 자리는 줄어든 셈이다.

 

OECD 자살률 1위, 20대 ‘정신적’ 어려움 커

▲ OECD 국가중 한국은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자료사진 = 2022 자살예방백서_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발간)
▲ OECD 국가중 한국은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자료사진 = 2022 자살예방백서_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발간)
▲ 10~30대 자살 동기 원인은 정신적 어려움으로 집계됐다(자료 사진 = 2022 자살예방백서)
▲ 10~30대 자살 동기 원인은 정신적 어려움으로 집계됐다(자료 사진 = 2022 자살예방백서)

취업을 비롯한 현재 2030 세대의 어려움을 그저 방관으로 일관해야 할까? 현실은 조금 더 냉혹하다. 우리나라 10~30대 사망 원인 1위는 무엇일까? 교통사고? 암? 당뇨병? 전부 아니다. 바로 ‘자살’이다.

20대 자살률과 관련되어 2022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함께 발간한 2022 자살예방백서를 살펴봤다.

한국 자살률은 2018년 이후 OECD 국가기준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자살률은 전년 대비 감소했고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인 연령대는 80세 이상으로 집계됐지만, 응급실 내원 자해·자살 시도자는 10,007건으로 20대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40대와 3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즉, 자살률은 높은 연령대에 비해 낮지만 실제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은 20대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관련되어 2022 자살예방백서에서는 10·20대 남성의 자살동기는 정신적 어려움을 30~50대는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지적했다. 여성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정신적 어려움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자살 사망률이 OECD 회원국 중 낮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자살 시도를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20대가 가장 높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사망 원인 1위가 불의의 사고가 아닌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는 사실은 외면해선 안될 사회 문제다.

 

늘어난 정신적 스트레스, 20대 마음의 감기(우울증)환자 증가 추세

실제로 코로나19와 취업난, 경제 불황,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최근 20대 중 우울증을 앓는 이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젊다고 우울증에 안 걸릴까? 아니다.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쾌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수는 2017년 76,246명에서 2021년 173,745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젊은 청년층에서는 겉으로는 밝은 척하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가면우울증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외로우니까 청춘이다”, “막막하니까 청춘이다”와 같은 말들이 뿌리깊게 자리잡은 한국 사회다.

사회 분위기와 인식이 이렇다 보니 어느샌가 20대 청년들은 진짜 아파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우울증은 불치병이 아니고 질환이다. 정확히는 뇌의 질환이다.

기분을 조절하는 뇌 호르몬인 ‘세로토닌’에 이상이 생겨 나타난 현상으로 초기에는 대부분 약물치료로 진행되고 초기에 치료를 잘하면 80%(삼성서울병원 우울증센터의 ‘우울증의 치료방법’ 중)에 달하는 완쾌율을 보인다.

만약 최근 무기력 해지거나, 불면증, 시욕 저하와 지속적인 우울감이 있다면 우울증 자가 진단을 진행해 보고, 가까운 정신병원을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설마 그럴리가 없어”, “쉬면 나아지겠지”로 방관하기 보다는, 나 스스로에게 또는 구성원에게 관심을 주는 것도 좋다.

 

5년새 2배 가까이 증가한 20대 공황장애

우울증과 더불어 20대 공황장애와 불안장애 환자 증가폭도 심상치 않다. 불안장애란 만성적으로 걱정이나 근심이 많아 여러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정의한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막연하게 근거 없이 큰 불안을 느끼며, 업무 집중이 힘들어 일상 생활에도 지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황장애는 최근 연예인들의 경험담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호흡곤란과 두근거림, 어지럼증, 가슴통증, 메스꺼움 등의 증상과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심할 경우 공황 발작을 반복으로 일으키는 질환이다. 특히, 공황장애 환자의 경우 25%가 우울증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20대 불안장애 증가폭은 2021년 기준 106,354명인데 이는 2017년 대비 85% 증가했다. 불안장애에 속해 있는 공황장애 또한 22021년 33,363명으로 2017년 대비 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불안장애 환자수가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20대 증가폭은 매우 높은 편이다.

불안장애와 관련되어 유전이 된다는 의학적 논문과 여러 실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엔 스트레스성 공황장애, 불안장애, 불면증 증상 등도 이슈 되고 있고 스트레스도 큰 영향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관련되어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이화영 교수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함병주 교수의 논문 ‘스트레스와 정신질환’에 따르면 우울증·공황장애 발생은 스트레스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상황적 스트레스와 대인관계의 갈등이 크다고 덧붙였다.

가장 건강하면서 꽃 다운 나이이자 미래의 주요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아야 할 20대는 어느샌가 정신적 스트레스와 어려움으로 마음의 감기와 질환을 겪고 있다.

 

늘어난 20대 탈모, 전체 환자 중 20% 차지

탈모는 두피에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나이를 먹으면서 높은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최근 20대 탈모 환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전체 2017년 20대 탈모 환자 수는 43,767명이었으나 2021년 탈모 환자 수는 약 15% 증가한 50,318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기준 20대 탈모 환자 수가 전체 환자의 20%를 차지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탈모의 대표 원인은 유전적인 요소와 지속적인 약물 복용과 영양 결핍 및 수술이나 내분비 질환 등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스트레스’도 탈모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과학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만성 스트레스가 모낭 줄기세포의 재생 기능을 방해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혔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모낭 줄기세포의 휴지기를 연장해 재생을 장기간 멈추게 한다고 말했다. 즉 스트레스도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때문에 최근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20대 탈모 또한 늘어난 정신적 스트레스, 경제적 힘듦, 취업난 등에 대한 것이 일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탈모 예방, 치료 제품 시장 규모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의 진단 없이 개인이 먹는 약이나 탈모 샴푸를 먼저 구매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좋지 않다.

탈모 증상은 초기에 인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를 골든 타임(골든 아워_치료에 가장 중요한 시기)이라고 하는데 이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탈모는 피부 질환인 만큼,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먹는 걸로 풀었나··· 20대 당뇨 환자 5년새 50% 증가

당뇨 환자도 꾸준히 증가세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아 고혈당이 유지되고, 고혈당으로 인해 소변에서 포도당을 배출하는 병으로 알려졌다. 유전, 환경적인 요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근래는 바뀐 식습관과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 식단에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인 요인도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뇨는 고혈당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그와 함께 발생하는 합병증도 위험하다. 대표적으로 뇌경색, 당뇨병성 망막증, 말초신경병증, 당뇨병성 신증, 자율신경병증, 동맥경화증, 심근경색 등으로 알려졌다.

국내 당뇨 환자수는 2017년 기준 284만 7,000여 명으로 집계됐고, 2021년 기준으로는 353만 7,000여 명으로 약 25%가량의 증가를 보였다. 그 중 20대 당뇨병 환자수는 전체 환자수 증가 비율 보다 2배 더 많은 50% 증가폭으로 40,855명으로 집계됐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맛있는 음식과 술로 해소하는 청년이 많은 만큼, 건강한 음식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스트레스 발산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술을 좋아하는 20대가 당뇨에 걸린다면 강제로 알코올을 줄여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니 미리미리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정부도 인지했다, 20대 지원 확대된 건강검진

20대 성인병 증가 그리고 정신 질환 환자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2019년 국가건강검진 혜택을 확대한다. 기존 2030 건강검진 대상자는 직장가입자 및 지역가입자의 세대주만이 건강검진 대상자였다. 때문에 같은 2030대여도 취업하지 못한 청년, 가정주부 등은 건강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9 개편을 통해 그동안 받지 못했던 2030대도 동일한 건강검진 대상자가 됐다. 그리고 건강검진 내의 정신건강검사(우울증) 대상자도 확대된다.

기존 만 40~70세로 10년 단위로 정신건강검사가 제공됐지만 2019년 부로는 만 20세와 30세가 추가됐다. 이를 통해 2030대에게 사각지대로 놓여있던 부분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 아무래도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만큼 정책적으로 해소하고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본인 또는 주변 2030대 중 지속적으로 우울해하거나 정신적으로 힘들어한다면, 국가 건강검진을 통해 제공되는 정신건강검사를 받아 보는 것을 추천한다.

20대가 무조건 어렵고, 힘들다고 옹호하거나 호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의 20대는 코로나19로 바뀐 사회적 분위기와 미래 불확실성 등 특수한 상황을 경험했고 헤쳐 나가는 중이다.

이에 따라 힘들어 하는 20대를 보며 이상하게 바라보기 보다는 그럴 수 있고, 질환을 앓고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물론 대학 생활, 취업 또는 이직을 준비하는 20대도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말이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좋은 식습관으로 굳건한 몸과 정신을 갖추는 것이 제일 중요한 준비물이 아닐까? 이러한 건강한 스트레스 발산과 자기 관리는 우리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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