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서울에서~ 서울에서 살렵니다~ 종이 울리네 꽃이 피네~ 솔직히 기자는 서울에서 평생 살 줄 알았다. 집 앞에는 전철이 있는 게 당연했다. 버스는 사람이 좀 많이 타고 있으면 그냥 보냈다. 어차피 다른 버스 금방 또 오니까.

하지만 경기도 신규 택지지구인 하남 감일로 이사를 가보니 모든 것이 변했다. 몇 대 없는 버스, 그마저도 배차간격이 긴 버스에 올라타야 한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해야 하고, 가축이 수송되는 것처럼 실려간다. 그마저도 놓치면 그대로 지각이다. 이제 단거리 달리기를 하지 않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이에 국토부 대광위에서 광역교통개선 집중관리지구로 감일-위례-미사를 선정했다. 덕분에 버스가 증차됐다. 버스 노선도 3호선 오금역을 지나가게 변경됐다. 거기에 추가로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 ‘똑버스’가 추가됐다. 고정된 노선과 운행계획표 없이 승객 호출에 대응하는 맞춤형 대중교통 수단이다. 승객 수요에 맞춰 AI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최적 이동경로를 만들어낸다.

 

사실 똑버스가 들어온다는 것은 대중교통 취약지역임을 인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됐기에 똑버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과연 똑버스는 하남시민의 서울 접근성을 개선시켜줄 수 있을까? 대중교통 취약지역에서 출퇴근하는 기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까? 직접 타 보기로 했다.

 

쾌적하고 빠르다, 닉네임 설정은 잘 해야···

똑버스는 하남 감일지구에 3대가 운영되고 있다. 차종은 13인승인 쏠라티다. 스타렉스 마을버스보다는 크고 나름대로 쾌적하다. 똑버스를 호출하기 위해 똑타 앱을 설치 후 행선지를 설정했다.

 

똑버스를 부른 것은 2023년 9월 4일 저녁 7시 30분 정도다. 7시 53분에 도착한다고 해서 전철에서 내리는 시간까지 계산한 뒤 불렀는데, 버스가 출발 예정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뒤 출발 예정 시간 정각에 떠났다. 탑승 시간까지 오지 않으면 바로 출발하는 방식이다.

 

이에 행선지를 다시 설정한 뒤 똑버스를 다시 불렀다. 앱 내부에서 똑버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이번에는 시간에 맞춰 정확하게 도착했다. 자리는 똑타 앱에서 자동으로 지정되며, 똑버스 내부의 전광판을 통해 자리가 표기된다. 이 자리가 표기될 때 똑타 앱에서 설정한 닉네임이 같이 뜬다. 닉네임을 평소 쓰는 것으로 설정하면 조금 부끄러울 수 있다.

 

똑버스에 탑승하니 바로 출발했다. 수요응답형이라 중간에 서는 정류장은 따로 없었고, 집까지 바로 도착했다. 택시와 비교해도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1450원이라 시내버스 요금 그대로며 환승도 된다.

 

상당히 괜찮았다

똑버스를 이용해 보니 상당히 괜찮았다. 요금은 버스인데 승차감이나 속도는 택시와 같다. 지정된 정류장에 접근만 하면 그때부터는 사실상 콜택시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쏠라티 3대라 수송력이 낮은 편이고, 상황에 따라 버스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퇴근용 메인 교통수단이라기보다는 기존 버스의 배차 간격이 아주 길 때 사용할 수 있는 대체 교통수단으로 볼 수 있다. 아무튼 집에 갈 수 있는 좋은 교통수단이 생겼다. 이런 걸 보면 경기도가 일을 잘 한다. 살기 편해진다는 것을 체감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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