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극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은 역시 최후의 결투 장면이다. 서부극 시나리오 자체가 주인공과 빌런의 최후의 결투로 몰아가기 위한 거대한 준비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결투 시 긴장감은 최고조가 되고, 둘 중 한 명이 쓰러지고 난 후 영화는 마무리된다. 그런 결투가 중요한 이유는 대가로 서로의 목숨을 걸기 때문이다.
애당초 총으로 겨루는 승부라 맞으면 당연히 죽는다. 그럼에도 결투를 피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복수다. 주인공의 복수를 위한 정당한 분노는 결투로 상대방을 쓰러트림으로써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 때 결투를 치르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두 명이 서로 마주 본다. 서로 눈치를 보다 홀스터(권총집)에서 권총을 꺼내 상대방을 저격한다. 이 때 중요한 건 아주 빠른 속도다. 속사 능력이 없다면 쓰러지게 된다.
그런 결투는 서부극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CPU 시장에서도 DDR4 시대를 마무리짓는 최후의 결투가 벌어질 예정이다.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로켓레이크S’와 AMD 라이젠 5000 시리즈 ‘버미어’의 대결이다.
참고로 이번 대결에는 둘 다 명분이 있다. 로켓레이크S는 버미어에 처참하게 당한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멧레이크S’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 버미어는 코멧레이크S를 처치하고 얻어낸 최고의 게이밍 CPU 자리를 지켜내야 한다. 이번 승부를 결정짓는 건 속사처럼 빠른 게이밍 성능이다. 승자는 모든 것을 가져가지만, 패배자는 조용히 모래 속에 묻히게 될 것이다. 이제 총을 뽑을 시간이 왔다.
버미어와 로켓레이크 S의 대결
라이젠 3000 시리즈와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대결은 박빙이었다. 라이젠 3000 시리즈는 3200MHz 기본 메모리를 지원했고,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Z490 메인보드를 사용 시 고클럭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라이젠 3000 시리즈는 메인스트림 게이밍 및 멀티 코어를 앞세운 작업용 CPU로 각광을 받았다. 하이엔드 게이밍은 인텔 10세대 코어 i9, i7 프로세서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힘의 균형은 팽팽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라이젠 5000 시리즈가 등장한 뒤 크게 변했다. 라이젠 5000 시리즈는 IPC를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라이젠 5000시리즈의 하위 모델인 라이젠 5 5600X(6코어 12스레드)가 8코어 16스레드인 코어 i7-10700의 게임 성능을 시원하게 압도했다. 라이젠 7 5800X, 라이젠 9 5900X도 코어 i9-10900K에 시원하게 완승을 거뒀다.
인텔은 궁지에 몰렸다. 가성비의 인텔이라는 새로운 별명도 얻게 됐다.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새로운 CPU가 필요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로켓레이크 S다. 해당 프로세서는 사이프러스 코브 아키텍처가 새롭게 적용돼 IPC가 향상됐다. 덕분에 벤치마크 시 점수가 높게 측정된다. 또한 Xe 기반 고성능 내장 그래픽도 탑재됐다. 하지만 여전히 14nm 공정의 CPU로 제작된다.
플래그십 모델은 코어 i9-11900K로 8코어 16스레드에 최대 5.3GHz를 지원하며 L3 캐시 16MB, PCIe 4.0 및 기본 DDR4 3200MHz를 갖췄다. 전 세대 플래그십이었던 코어 i9-10900K보다는 오히려 코어 수가 줄어들었다. 단 IPC를 높였기에 게이밍 성능 향상을 노려볼 수 있다.
이어 하이엔드 제품군은 코어 i7-11700K로 8코어 16스레드에 최대 5.0GHz를 지원하며 L3 캐시는 16MB다. 나머지는 코어 i9-11900K와 동일하다.
챔피언 방어전을 진행할 버미어 CPU는 라이젠 7 5800X, 라이젠 5 5600X다. 라이젠 7 5800X는 코어 i9-10900K를 꺾고 새롭게 8코어 16스레드의 최강자로 등극한 CPU다. 8코어 16스레드, 기본 3.8GHz, 최대 4.7GHz, L3 캐시 32MB, PCIe 4.0 및 DDR4 3200MHz 지원 등이 특징이다.
이어 메인스트림 제품군은 라이젠 5 5600X로 6코어 12스레드에 기본 3.7GHz, 최대 4.6GHz, L3 캐시 32MB, PCIe 4.0 및 DDR4 3200MHz 지원 등의 특징을 갖췄다. 6코어 12스레드지만 게이밍 성능은 현존 최고 성능의 CPU와도 자웅을 겨룰 정도다.
게이밍 성능을 비교해 보자
이번 시간에는 앞서 언급한 4개의 CPU의 게이밍 성능을 비교해 본다. 테스트 시스템 사양은 다음과 같다.
AMD 메인보드 - ASUS TUF Gaming B550M-PLUS
인텔 메인보드 - MSI MAG Z590 토마호크
RAM - GeIL DDR4-3200 CL22 PRISTINE
VGA –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FE
SSD – ADATA Ultimate SU900 256GB, 마이크론 Crucial P5 M.2 NVMe 대원CTS 500GB
파워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80PLUS GOLD 230V EU 풀모듈러
쿨러 – 리안리 GALAHAD AIO 360 ARGB
케이스 - 컴이지 킹덤 클라시코 RGB 메쉬 강화유리
CPU-Z
블렌더 벤치마크
리그 오브 레전드
바이오 하자드 RE:3
배틀그라운드
토탈워 트로이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
사막에 지는 별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앞세운 인텔의 복수극은 무위로 끝났다. 테스트 결과만 놓고 보면 라이젠 7 5800X가 코어 i9-11900K보다 전력 소비도 낮고, 게이밍 성능도 우위에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물론 인텔 CPU의 성능이 나쁜 건 절대로 아니다. 다만 경쟁 상대인 라이젠 7 5800X의 가격 대비 성능이 너무나 강력했을 뿐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게이밍 성능으로는 라이젠 7 5800X의 승리라 볼 수 있다.
이번 로켓레이크 S 프로세서를 보며 중국 전국시대의 협객이며 유명한 자객이었던 형가를 떠올린다. 형가는 진시황을 암살하기 위해 비수를 들고 근처까지 다가갔지만, 결국 장검을 빼 든 진시황과의 결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형가가 진나라로 떠나기 위해 역수를 건너며 남긴 노래를 떠올려 본다. 어쩌면 로켓레이크 S도 출시 전 이와 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바람 쓸쓸하고 역수 강물은 차구나! 장사 한번 가면 돌아오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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