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요금이나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카카오택시 호출이 잘 안된다는 지적이 많아지면서 서울시가 플랫폼 택시의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플랫폼 택시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택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방식은 조사원이 승객을 가장해 호출하는 ‘미스터리 쇼퍼’로 2개월 간 총 841대를 호출한 결과다.

택시 호출은 장거리(10km 이상), 단거리(3km 이내), 평일과 주말, 도심, 비도심, 아침·저녁·밤 시간대로 구분해 적정 표본이 확보되도록 진행됐다.

실태조사 결과 승객을 골라 태우고 있는 정황이 일부 포착됐다. 카카오택시의 목적지 호출에 따라 평일 밤 시간대에 도심->비도심의 단거리 호출은 성공률이 23%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장거리 호출은 성공률이 54%로 2배 이상 차이 났다.

택시 호출 성공률이 평일 밤 시간대에 높다는 것은 카카오택시가 승객 목적지를 기사에게 제공한다는 것으로 의심이 가기에 가맹택시 기사는 승객을 골라 태울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카카오택시로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장거리(81.8%)보다는 단거리(66.4%), 주말(88.1%)보다는 평일(63.3%), 아침(79.0%)‧저녁(83.2%)보다는 밤 시간대(58.6%)일수록 호출 성공률이 낮았다. 목적지별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에 자문한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권용주 교수는 “장거리 호출 성공률이 더 높은 점, 밤 시간대 호출 성공률이 낮고 배차 실패도 다른 시간대에 비해 높은 점을 고려해 봤을 때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보고 골라 태운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카카오택시의 가맹택시(카카오T블루)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가맹택시의 ‘콜 몰아주기’에 대한 부분이다.

카카오택시로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경우 39%는 가맹택시가 배차됐다. 승객이 많은 밤 시간대 도심->비도심 호출의 경우 가맹택시 비율은 16.7%로 가장 낮았으며, 상대적으로 승객이 적은 주말 아침 도심->도심으로 가는 호출에 가맹택시의 비율은 86%로 가장 높았다.

서울시는 택시업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콜 몰아주기 문제에 대해서는 카카오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이 확인되지 않았기에 구체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로 서울시는 시와 카카오모빌리티, 정부 각 주체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카카오택시 콜 몰아주기를 조사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실태조사 자료를 제공한다.

더불어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가맹, 중개택시 인·허가 관리에 대한 권한을 시 도지사에게 위임해 줄 것을 건의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가맹, 중개 택시 사업 분리와 목적지 미표기 등 제도 개션 방안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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