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때마다 책상만 보면 한숨만 나왔다. 언제나 나를 반기는 지저분한 업무용 책상. 물론 변명할 거리는 있다. 공간이 협소하니까. 짐이 많아지니 물건을 둘 곳이 없다. 특히 데스크톱. 바닥에 두면 큰 덩치 탓에 발에 걸리고, 실수로 툭 치면 꺼질 때도 있다. 결국 책상 위에 두고 썼다. 책상 위에 두고 쓰면 나름대로 장점도 있긴 하다. 후면 I/O 포트를 사용하기 편하다는 것. 문제는 부족한 공간이 더 줄었다.

그래서 노트북으로도 대체해 봤다. 깔끔하긴 하다. 깔끔한데, 그렇다고 해서 데스크톱이랑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노트북을 모니터에 연결해서 쓰는데, 그 노트북이 차지하는 공간도 상당히 크다. 결국 마지막 수단으로 미니PC를 알아봤다. 미니PC는 아쉬운 점을 모두 해결해 줄 수 있다. 단, 성능이 아쉽다. 작은 크기니 타협할 수밖에 없지. 그런데 타협하지 않아도 되는 미니PC가 있다면? 고사양 게임도 구동할 수 있을 정도로 고성능인 미니PC가 있다면 어떨까? 거기에 소음도 크지 않다면? 그런 게 세상에 있어?

 

라이젠 8코어 데스크톱 CPU에 지포스 GTX 1660 Ti가 들어간 얇은 미니PC

미니PC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크기가 작고 두께가 두꺼운 제품, 크기가 크고 두께가 얇은 제품이다. 후자의 경우 얇은 쿨러가 들어가 발열 관리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GPU가 따로 탑재된 고성능 시스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 어려운 걸 해낸 제조사가 HP다. HP 엘리트데스크 805 G8(HP EliteDesk 805 G8)은 보기 드문 고성능 미니 PC다. 놀랍게도 게이밍 PC에 준하는 성능을 갖췄다.

 

사양은 다음과 같다. AMD 라이젠 7 PRO 5750GE(세잔), DDR4 16GB, M.2 1TB, 지포스 GTX 1660 Ti, 802.11ax 무선/블루투스, 1Gbps 유선 등을 갖췄다.

 

라이젠 7 PRO 5750GE는 정말로 좋은 CPU다. 기존 라이젠 7 5700G가 8코어 16스레드에 기본 클럭 3.8GHz, 최대 클럭 4.6GHz, TDP 65W로 동작한다. 그런데 라이젠 7 PRO 5750GE는 8코어 16스레드에 기본 클럭 3.2GHz, 최대 클럭 4.6GHz, TDP 35W로 동작한다. 즉 라이젠 7 5700G에서 TDP를 줄인 저전력 CPU인데, 성능은 비슷하고 발열 관리도 잘 된다. 즉 미니PC에서도 고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프로세서다. 라데온 그래픽스(GPU 코어 수 8개, 클럭 2000MHz)도 갖췄다.

 

거기에 라이젠 프로 프로세서는 보안에 특화됐다. AMD GuardMI 기술을 탑재해 메모리 암호화 기능(콜드 부팅 공격 방어), 바이오스 해킹 방지용 보안 부팅 프로세서(AMD 보안 부팅, 주요 소프트웨어에 바이러스가 닿지 않음), 암호화 기술인 TPM 2.0 등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업무용 PC로 사용해도 안전하다.

 

지포스 GTX 1660 Ti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GPU다. 출시 당시에는 RTX 2060 하위 모델로 메인스트림 게이밍을 담당하는 GPU였다. 물론 지금도 현역이다. 게임은 물론이며 작업 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GPU가 있기에 동시에 여러 모니터에 화면을 송출할 수 있다. DP 2개, DP Alt Mode USB-C 1개, GTX 1660 Ti 포트 4개(Micro HDMI x1, Mini Dp x3)로 총 7개의 모니터로 멀티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DDR4 16GB 메모리, PCIe 3.0 x4 NVMe SSD 1TB, WiFi 6을 지원한다.

 

이외에 HP 엘리트데스크 805 G8은 HP의 강력한 보안 기능이 적용된다. Sure Run Gen4(공격에 대해 복원력 제공), Sure Recover Gen4(네트워크 연결로 OS 복구), Sure Start Gen6(바이오스 변조 감지 및 깨끗한 버전으로 교체 후 부팅), Sure Sense(하드웨어 기반 보안 기능, 맬웨어·랜섬웨어·바이러스 등에서 보호), BIOSphere Gen6(자동 업데이트 및 보안 확인), Sure Click(딥러닝 AI로 공격 식별 및 격리) 등이다. 업무용 PC로는 최적의 조건이다.

 

제원

모델명 : HP EliteDesk 805 G8 Mini PC-G7WP

CPU : 라이젠 7 프로 5750GE(8코어 16스레드, 터보부스트 4.6GHz, TDP 35W)

메모리 : DDR4 16GB 3200MHz(16GB 1개 구성, 슬롯 2개로 최대 64GB 확장 가능)

저장장치 : 1TB M.2 NVMe PCIe 3.0 x4 M.2 2280 SSD.

그래픽 : 지포스 GTX 1660 TI GDDR6 6GB dGPU & 라데온 베가 8 iGPU

오디오 : 리얼텍 ALC3867, 내장형 2W 모노 스피커

네트워크 : 리얼텍 RTL8111FPH-CG 기가비트 유선랜, 리얼텍 8852AE Wi-Fi 6(802.11ax), 블루투스 5.2

포트 : 전면 – USB 3.2 x3(Gen2 Type-C x1, Gen2 Type-A x2), 유니버설 오디오 잭 x1

후면 - DP x2, USB 3.2 Type-A(Gen2 x2, Gen1 x2), RJ-45, DC잭

후면(옵션) – USB 3.2G2C-PD x1, GTX 1660 Ti 포트 x4(MicroHDMI x1, MiniDP x3)

확장슬롯 – 무선NIC용 2230 M.2 1개(PCIe x1), SSD용 2280 M.2 x2(NVMe/PCIe 3.0 x4)

크기 : 177x175x34.2mm

무게 : 1.45kg(구성에 따라 차이가 있음)

 

업무환경에 적합한 미니PC

HP 엘리트데스크 805 G8은 두께가 얇은 미니PC다. 크기는 177x175x34.2mm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손바닥 두 개를 붙여 들면 엄지 하나가 드러나는 정도다. 두께는 34.2mm로 얇은 편이다. HP 미니 섀시 타워 스탠드에 세로로 세워 쓰면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 어댑터는 150W다.

 

두께가 얇아 고성능 부품을 쿨러가 감당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일단 통풍구는 제대로 갖췄다. 상판에는 넓은 통풍구가 있고, 후면 포트 부분에도 통풍구를 확인할 수 있다.

 

하단부에는 베사 마운트 홀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HP 데스크톱 미니 마운팅 브라켓 V3를 장착하면 모니터 뒤에 거치해 사용할 수도 있다. 공간 활용이 극대화되는 셈이다.

 

후면부에는 빼곡하게 들어찬 포트를 확인할 수 있다. 포트만 놓고 보면 미니PC가 아니라 데스크톱 수준이다. 포트는 다음과 같다.

전면 – USB 3.2 x3(Gen2 Type-C x1, Gen2 Type-A x2), 유니버설 오디오 잭 x1

후면 - DP x2, USB 3.2 Type-A(Gen2 x2, Gen1 x2), RJ-45, DC잭

후면(옵션) – USB 3.2G2C-PD x1, GTX 1660 Ti 포트 x4(MicroHDMI x1, MiniDP x3)

 

주목할 만한 점은 그래픽 출력 포트가 아주 많다는 점이다. 해당 포트를 모두 사용해 최대 7개의 모니터에 띄울 수 있다.

 

이어서 분해해 봤다. 후면 포트 부분의 손나사를 푼 뒤 상판을 전원 버튼이 있는 방향으로 밀어주면 상단 커버가 분리되며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에는 쿨러 두 개와 방열판을 확인할 수 있다. 쿨러를 들어내면 하단에 메모리 슬롯도 확인된다. 업그레이드가 어려운 편은 아니다.

 

이어 패키지 속에는 무선 키보드, 무선 마우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USB 동글 하나로 두 입력장치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2.4GHz로 연결되며 PC와 10M 떨어진 곳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사용 시 소음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리뷰 패키지에 HP E14 G4 포터블 모니터가 동봉됐다. 해당 모니터와 HP 엘리트데스크 805 G8를 USB Type-C 포트(PD 지원)으로 연결하니 전원 케이블 및 디스플레이 케이블을 따로 연결할 필요 없이 전원 공급과 화면 송출이 동시에 됐다.

 

해당 구성으로 어디서나 사무실 환경을 재현할 수 있었다. 테이블 위에 HP E14 G4와 HP 엘리트데스크 805 G8을 설치하고 나니 익숙한 작업 환경이다. 또한 회의실의 대형 TV와 연결해 큰 화면으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물론 업무용 책상에 설치할 때 만족감이 가장 높다. HP 엘리트 데스크 805 G8을 설치하자마자 정신없는 책상이 굉장히 깔끔해졌다.

 

성능은 어떨까

HP 엘리트데스크 805 G8의 성능을 확인했다.

 

CPU-Z 벤치마크

▲ 라이젠 7 5750GE는 8코어 16스레드 CPU다. TDP 35W인데 성능은 뛰어나다.
▲ 라이젠 7 5750GE는 8코어 16스레드 CPU다. TDP 35W인데 성능은 뛰어나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 PCIe 3.0 NVMe SSD를 확인할 수 있다.
▲ PCIe 3.0 NVMe SSD를 확인할 수 있다.

 

블렌더 벤치마크

▲ 블렌더 벤치마크에서 라이젠 7 5750GE는 몬스터 85.48, 정크샵 51.08, 클래스룸 38.24로 확인된다. 참고로 저전력 CPU인 코어 i7-1255U는 몬스터 66.19, 정크샵 26.78, 클래스룸 27.04로 낮은 편이다.
▲ 블렌더 벤치마크에서 라이젠 7 5750GE는 몬스터 85.48, 정크샵 51.08, 클래스룸 38.24로 확인된다. 참고로 저전력 CPU인 코어 i7-1255U는 몬스터 66.19, 정크샵 26.78, 클래스룸 27.04로 낮은 편이다.
▲ GTX 1660 Ti는 몬스터 349.18, 정크샵 224.21, 클래스룸 178.53이다. CPU를 사용하는 것보다 한참 높다.
▲ GTX 1660 Ti는 몬스터 349.18, 정크샵 224.21, 클래스룸 178.53이다. CPU를 사용하는 것보다 한참 높다.

 

시스템 온도

▲ 블렌더 CPU 벤치마크 시 올코어 클럭은 3.6GHz다. 온도는 최대 70도 정도로 확인된다.
▲ 블렌더 CPU 벤치마크 시 올코어 클럭은 3.6GHz다. 온도는 최대 70도 정도로 확인된다.
▲ 배틀그라운드를 구동한 뒤 시스템 온도는 51.2도로 확인된다. 이때 클럭은 4.2GHz 정도로 확인된다. CPU 온도는 최대 87.3도, GPU 온도는 최대 78도로 기록된다.
▲ 배틀그라운드를 구동한 뒤 시스템 온도는 51.2도로 확인된다. 이때 클럭은 4.2GHz 정도로 확인된다. CPU 온도는 최대 87.3도, GPU 온도는 최대 78도로 기록된다.
▲ 배틀그라운드 구동 시 쿨러 소음은 평균 48dB로 확인된다. 조용한 도서관 수준이다.
▲ 배틀그라운드 구동 시 쿨러 소음은 평균 48dB로 확인된다. 조용한 도서관 수준이다.

 

3DMARK

▲ GTX 1660 Ti의 파이어 스트라이크 결과다. 그래픽 스코어가 13,275점으로 확인된다. FHD 게임은 고주사율로도 즐길 수 있다.
▲ GTX 1660 Ti의 파이어 스트라이크 결과다. 그래픽 스코어가 13,275점으로 확인된다. FHD 게임은 고주사율로도 즐길 수 있다.
▲ 같은 조건에서의 타임 스파이 결과. 그래픽 스코어는 4,843점으로 측정된다.
▲ 같은 조건에서의 타임 스파이 결과. 그래픽 스코어는 4,843점으로 측정된다.

 

PCMARK 10

 

배틀그라운드

 

아주 잘 만든 미니PC

흔히 미니PC는 사무작업 정도로 쓰인다. 그런데 HP 엘리트데스크 805 G8은 사무작업 정도로 쓰기에는 아깝다. 블렌더 벤치마크나 게임 테스트로 본 바로는 고사양 데스크톱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고, 발열 관리도 잘 되며 소음도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밸런스가 굉장히 잘 잡혔다.

그러면서 본업인 사무작업은 당연히 쾌적하게 구동된다. 4K UHD 모니터에 연결해도 고성능 데스크톱처럼 활용할 수 있었다. 들고 다니면서 쓰기도 부담 없다. 역시 HP다. 가격 대비 성능과 같은 표현처럼, 공간 대비 성능으로 가치를 표현하자면 최상급이라 할 수 있다. 고성능 미니 PC가 필요하다면 현시점에서는 정답에 한없이 가깝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