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노트북을 써보고 싶었다. 울트라, 프로가 붙은 그런 멋진 노트북. 하지만 내 용도에는 차고 넘치는 것을 잘 안다. 손에 쥔다 하더라도 할부값이나 더 나갈 텐데. 감당하지도 못할 텐데. 물가도 올라서 힘들고.

그래서 현실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욕심을 버리자. 그래서 버렸다. 좀 슬퍼졌다. 티몬과 품바는 하쿠나 마타타를 외치며 욕심을 버리면 즐겁다고 했는데, 왜 슬플까? 썩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현실적인 대안을 찾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음에 드는 게 있었다. 갤럭시북3 시리즈의 막내. 갤럭시북3. 울트라도 프로도 아닌 그냥 갤럭시북3. 딱히 부담되는 가격도 아닌데, 기능도, 성능도, 생김새도 갤럭시북3가 맞다. 이럴 수가. 진짜 욕심을 버리니 즐거워졌네?

 

갤럭시북3 시리즈에서 메인스트림을 담당하는 ‘갤럭시북3’

갤럭시북3 시리즈는 다음과 같이 나뉜다. 플래그십은 갤럭시북3 울트라, 하이엔드 2in1은 갤럭시북3 프로 360, 하이엔드는 갤럭시북3 프로다. 그럼 메인스트림은? 갤럭시북3 360이 있긴 한데 2in1이라 가격대가 높았다. 그럼 비교적 저렴한 갤럭시북3는 없을까? 특정 세일 시즌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닌, 언제나 적절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그런 제품은?

합리적인 가격대에 고성능을 갖춘 제품군은 NT750 & NT550 시리즈다. NT750은 메인스트림, NT550은 엔트리 제품군이라 볼 수 있다. NT750 제품군의 특성은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에 괜찮은 디자인, 고성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갤럭시북3 시리즈는 NT750 제품군이 360 버전 외에는 없었는데, 이번에 2in1이 아닌 일반 노트북으로 가격 부담을 줄인 제품이 새롭게 출시됐다.

한사랑씨앤씨에서 유통하는 삼성전자 갤럭시북3 NT750XFT-A51A는 갤럭시북3의 메인스트림 노트북이다. Core i5-1335U, LPDDR4x 16GB(Onboard), NVMe SSD 256GB(총 SSD 2슬롯)이다. 그러면서 Display는 15.6인치 FHD 광시야각 LED 디스플레이(1920x1080)며 스피커는 2W x2에 Dolby Atmos를 지원한다. 크기는 356.6x229.1x15.4mm로 두께가 15.4mm 정도며 무게는 1.57kg다.

코어 i5-1335U는 P코어 2개, E코어 8개로 총 10코어 12스레드에 12MB 인텔 스마트 캐시를 갖췄다. P코어 최대 4.6GHz, E코어 최대 3.4GHz로 동작하며 이는 전작 코어 i5-1235U의 P코어 최대 4.4GHz, E코어 최대 3.3GHz보다 클럭이 조금씩 더 높다. 메모리도 LPDDR4x 16GB로 용량이 넉넉하며 듀얼 채널 구성이라 내장 그래픽으로 온라인 게임도 그럭저럭 즐길 수 있다.

 

그냥 갤럭시북3라고 해서 못생긴 건 아니에요

갤럭시북 시리즈는 갤럭시 이름이 붙어 있는 것에 맞춰 깔끔한 디자인을 지녔다. 이는 메인스트림 제품군인 갤럭시북3에도 해당된다. 슬림 메탈 디자인으로 비교적 저렴해 보이는 인상을 주는 플라스틱 재질이 아니다. 두께는 15.4mm, 무게는 1.6kg이다. 15.6인치 노트북임을 생각하면 적절하다. 물론 초경량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휴대성이 나쁜 것도 아니다.

 

울트라나 프로는 아니지만, 갤럭시북3답게 기존 갤럭시북의 장점이었던 갤럭시 에코시스템에도 포함된다. 충전기도 45W로 일반 스마트폰 충전기처럼 가벼운 편이며 Type-C PD 충전도 지원한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휴대성이 괜찮다고 볼 수 있다. 배터리는 54Wh다.

 

내부는 어떨까? 쿨링팬 두 개가 발열을 잡아 준다. 따로 GPU가 없기에 팬 소음은 적다. NVMe SSD는 2슬롯을 갖춰 추후 확장할 수 있다.

 

Display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15.6인치에 FHD(1920x1080) 해상도다. 안티 글레어 타입이라 눈부심이 덜하다. 울트라, 프로처럼 색재현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두운 패널도 아니다. 생산성 작업이나 콘텐츠 감상 등에 적합했다. 참고로 힌지는 180도로 펴진다. 근처에 있는 사람과 같이 화면을 볼 때 편하다.

 

스피커는 스테레오 스피커로 2W x2 구성이다. 울트라에서 볼 수 있는 쿼드 채널 스피커는 아니지만, 예전 갤럭시북2 스피커처럼 기본은 한다. 소리를 올려도 딱히 찢어지지는 않았고, 돌비 애트모스로 음장효과를 적용하고 쓸 수도 있다.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한 뒤 발라드, 메탈 곡을 들어봤는데 딱히 거슬리는 점은 없다.

 

키보드는 풀배열이며 우측 시프트가 정상 크기다. 기존 삼성 노트북처럼 키 스트로크는 짧지만 반발력이 있어 빠른 타건이 가능하다. 익숙한 키 배열이라 딱히 오타가 나지도 않는다. 또한, 백라이트가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편하게 쓸 수 있다. 터치 패드는 적당히 크다.

 

포트는 HDMI x1, USB Type-C x2, USB 3.2 x2, MicroSD 멀티미디어 카드리더 x1, 헤드폰 출력/마이크 입력 콤보다. Type-C 하나는 충전용으로 쓰고 남은 Type-C 포트를 주력으로 사용하게 된다.

 

무선 인터넷은 Wi-Fi 6이며 SSD는 NVMe 256GB다. SSD는 총 2슬롯이라 추후 확장할 수 있다.

설치 시에는 설명서가 동봉되는데 윈도우 설치 시 잘 읽어봐야 한다. 설치 과정에서 무선랜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를 대비해 대응방법이 적혀 있다.

 

갤럭시북 맞나요 맞습니다

갤럭시북은 휴대성이 뛰어나며 야외에서 배터리를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추가로 갤럭시 에코시스템에 호환된다. 갤럭시북3 NT750XFT-A51A도 이에 해당된다.

 

기자는 평소 1.18kg 정도의 태블릿을 휴대하는데, 하루는 그 태블릿을 회사에 두고 갤럭시북3 NT750XFT-A51A를 45W 충전기와 함께 백팩에 챙겨 퇴근한 적이 있다. 회사는 문래동이고 집까지는 대략 한시간 반 정도라 좀 먼데 의외로 크게 피곤하지는 않았다. 확실히 부담스러운 무게는 아니다. 참고로 45W 충전기 무게가 125.7g, 케이블 41g 정도 된다.

 

또한, 배터리 99% 상태에서 절전 모드를 활성화한 뒤 잔여 사용시간을 측정했다. 대략 6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노트북 무게가 1.57kg에 충전기 휴대도 쉽고 배터리도 설정 후 그럭저럭 오래 가는 편이니 휴대성은 좋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에코시스템에 해당되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키보드와 마우스 커서를 스마트폰과 탭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삼성 멀티 컨트롤, 파일공유 퀵쉐어, 갤럭시 스마트스위치, 갤럭시북 하나로 갤럭시 앱에 통합 로그인하는 갤럭시북 익스피어리언스, 태블릿을 듀얼 모니터럼 사용하는 세컨드 스크린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파일공유 퀵쉐어가 굉장히 유용했다. 갤럭시북3 NT750XFT-A51A에서 퀵쉐어를 실행 후 근처에 있는 갤럭시 폴드3를 바로 인식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간단하게 사진을 보내니 갤럭시 폴드3에서 알림이 뜨고, 이에 동의하면 바로 파일이 옮겨진다. 지메일로 보낼 필요도 없고 카카오톡 본인과의 대화창에 잔뜩 띄워둘 필요도 없어 편하다.

 

성능은 어떨까

갤럭시북3 NT750XFT-A51A는 충전기가 45W다. 충전기만 봐도 알 수 있듯 저전력에 맞춰 설계됐다. 일단 테스트는 테스트는 윈도우 전원 옵션 및 쿨링팬을 모두 고성능으로 변경하고 진행됐다.

 

발열 및 소음

블렌더 벤치마크 구동 시 CPU에 풀로드가 걸린다. 이때 P코어는 3.3GHz, E코어는 2.4GHz다. CPU 온도는 77도다.

 

게임 구동 시 소음은 평균 42.6dB로 측정된다. 노트북은 오랫동안 게임을 하면 키보드 윗부분은 최대 48.9도, 후면은 최대 44도로 확인된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CPU-Z 벤치마크

▲ 15W 저전력 CPU인데 Ryzen 7 1800X와 비슷하다.
▲ 15W 저전력 CPU인데 Ryzen 7 1800X와 비슷하다.

 

블렌더 벤치마크

▲ CPU 결과.
▲ CPU 결과.

 

PCMARK10

 

3DMARK

▲ 파이어 스트라이크 그래픽 스코어 4,565점.
▲ 파이어 스트라이크 그래픽 스코어 4,565점.
▲ 타임 스파이 그래픽 스코어 1,289점.
▲ 타임 스파이 그래픽 스코어 1,289점.

 

파이널 판타지 14 벤치마크

▲ 1920x1080 스탠다드 랩톱 옵션. 상당히 높음 등급으로 확인된다.
▲ 1920x1080 스탠다드 랩톱 옵션. 상당히 높음 등급으로 확인된다.

 

마치며

갤럭시북3 NT750XFT-A51A는 흡사 국산 메인스트림 노트북의 교과서라 볼 만했다. 성능은 CPU나 램 용량이나 아쉬울 게 없었다. 고성능 CPU에 8GB 메모리를 탑재한 노트북 등이 가끔 있는데, 그럴 것 없이 괜찮은 저전력 프로세서에 16GB 메모리라 사실은 아쉬울 게 없는 정도가 아니라 좋은 구성이었다.

또한, 저전력 프로세서라 해도 13세대 랩터레이크라 P코어, E코어를 모두 사용하는 렌더링 프로그램 등에서는 오래된 8코어 16스레드 하이엔드 CPU와 비슷했다. 옵션 타협 뒤 온라인 게임도 그럭저럭 즐길 수 있고 추후 M.2 SSD도 증설할 수 있다. 발열 관리도 잘 되며 소음도 적고 휴대성도 뛰어난 편이다.

조금 아쉬운 것은 디스플레이 색재현율인데, 사진 작업 등을 하지 않는다면 딱히 불편할 건 없다. 또한 패널이 아주 어두운 것도 아니라 충분히 쓸 만하다. 추가로 타사의 노트북처럼 하이엔드, 메인스트림 라인업의 네이밍을 따로 구분하는 것이 아닌 갤럭시북 브랜드 하나로 통일해 선물용으로도 적합하다. 오랜만에 쓸 만한 국산 메인스트림 노트북이 나왔다. 100만원 언저리에서 쓸 만한 국산 노트북을 찾는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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