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입는가?

왜 입지 않는가?

이 두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이 분명한 물건이 하나 있다. 21세기 가장 입체적인 물건 중의 하나. 바로 '레깅스'다. 더 구체적으로는 '남자의 레깅스'다.

남자가 레깅스를 입으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남자가 레깅스를 입기 위해서는 특정한 공간이나 조건이 갖춰져야지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젊은 여성이 레깅스를 입고 돌아다니는 상황은 사회적 통념상 누구나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중년 남성이 레깅스를 입고 지하철을 타는 모습을 떠올려 보자. 상당한 거부감이 든다. 남성이 레깅스를 입는다는 것을 '일반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중년 남성의 레깅스'는 사회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일종의 '일탈'이며, 때에 따라서는 '경범죄'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성 레깅스'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레깅스 입는 남자 어떻게 생각하세요?'에 대한 물음에 많은 사람이 '신경 안 써요'라고 대답한다. 사회적 분위기는 '하든 말든 나한테 피해만 안 주면 상관없다'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이면에는 '나와 관계없는 사람'이라는 조건이 따른다. 아직도 우리 내면에는 '남자 레깅스'에 대한 어떤 '장벽' 같은 것이 완강하게 자 리잡고 있다. 내 가족이나 친구가 하는 건 싫다. 

'그치만 저랑 가까운 사람이 입는건 싫어요'


남자가 레깅스를 입을 때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 야외활동이 늘어났고, 자연스레 운동복을 내세우는 '애슬레저' 브랜드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남성용 레깅스 수요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포털에 검색만 해봐도 남성 레깅스 시장은 매년 100%, 200%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상에서 레깅스를 입고 돌아다니는 남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생각해 보면 '레깅스 입은 남자' 그 뒷면에 '운동'이라는 조건이 붙어있다. '조깅', '사이클', '헬스장', '수영' 등 운동을 하는 상황에서만 '레깅스 입는 남자'는 자연스러운 존재가 된다. 그렇게 많이 팔렸다고 해도 레깅스 입은 남자들은 죄다 운동하고 있다는 거다.

▲ 레깅스 입는 남자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레깅스 입는 남자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럼 운동할 때 레깅스를 입는 이유는 뭘까? 경험자들에 의하면 레깅스와 일반 바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신축성이라고 한다. 레깅스는 몸에 달라붙고 잘 늘어나기 때문에 다른 옷을 입었을 때보다 불편함이 적고, 특히 하체를 주로 사용하는 운동을 할 때 근육의 움직임을 더 잘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소위 '츄리닝'처럼 여유 있고 펄럭거리는 옷은 오히려 운동할 때 더 불편하다고 한다. 운동은 오로지 몸의 자극에 집중해야 하는데 거추장스러움 때문에 호흡이 흐트러질 수 있고, 자칫 기구에 끼이거나  걸려서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운동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하체 근육이 제대로 자극받고 제대로 갈라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레깅스만 한 게 없다는 뜻이다. 물론 다른 방법도 알려줬다. 듣기만 해도 무서운 '하의 탈의'다.

▲ 이런 신체적 특징때문에 남성들은 일상에서 레깅스를 입기가 꺼려진다 (사진=젝시믹스 홈페이지)
▲ 이런 신체적 특징때문에 남성들은 일상에서 레깅스를 입기가 꺼려진다 (사진=젝시믹스 홈페이지)

왜 사회적으로 합의된 공간을 벗어나 일상에서 레깅스 입은 남자를 보기는 어려운 걸까? 

이 문제의 핵심은 바로 '굴곡'이다. 레깅스를 입으면 당사자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 편안함이 남에게는 피해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남성의 신체 특징상 하반신의 굴곡이 모두 드러나는 레깅스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준다. 물론 이를 남성의 '자신감' 표출로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지나친 자신감과 자만은 독이 될 수도 있다.

레깅스의 편안함은 달라붙는다는 특성에 있다. 편한 레깅스일 수록 하반신의 굴곡은 더욱 드러날 것이다.  이건 남성이라면 어쩔 수 없는 신체적 특징이기 때문에 감출 수도 없다. 이런 이유때문에  남성들은 쉽게 레깅스를 입지 못한다. 

'정말로 편할까?'
'굳이 하반신의 굴곡을 드러내면서까지 입을 이유가 있을까?'
'운동하지 않은 몸도 괜찮을까?'

남자 레깅스에 대한 수요는 늘었지만, 아직도 '운동'이라는 키워드 없이 입기에는 매우 힘든 물건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운동을 열심히 하며, 하반신에 당당한(?) 남자들의 착용기를 보며 단순히 짐작만 할 뿐이다. 

이번 대신맨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남자의 레깅스'는 과연 사회적인 시선에 맞서면서 입을만한 가치가 있는지, '운동'이라는 단어를 떼고 일반 30대 남성이 입었을 때는 어떤 시선을 받게 되는지. '남자의 레깅스'에 대한 느낌과 사회적 인식을 직접 경험해 보기로 했다. 


잘 모를 땐 가장 잘나가는 브랜드

 남성용 레깅스를 찾는 건 어렵지 않지만, 처음 경험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야 할지가 고민이다. 이번에는 '레깅스 입은 남자에 대한 시선'을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너무 운동복 같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레깅스'가 필요했다. 그리고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보온'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차가운 공기가 서서히 느껴지는 날씨에도 따듯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찾았다. 

그렇게 해서 찾은 브랜드가 '젝시믹스'다. 아마 남자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젊은 20대 여성이 등장하는 캠핑이나 등산 브이로그, 룩북 같은 콘텐츠에 자주 등장하는 그 브랜드가 맞다. 이미지 때문에 당연히 여성용 제품만 있을 줄 알았는데, '맨즈' 카테고리가 따로 있는 데서 진심이 느껴졌다. 물론 다른 애슬레저 브랜드들도 남성 전용 카테고리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슬랙스'나 '쇼츠' 같은 일상복이 더 많다. 심지어 레깅스 제품이 없는 경우도 있다.

▲ 젝시믹스 홈페이지의 이 썸네일만 봐도 알 수 있다
▲ 젝시믹스 홈페이지의 이 썸네일만 봐도 알 수 있다
▲ '여기는 진짜구나' 남성용 레깅스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 '여기는 진짜구나' 남성용 레깅스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젝시믹스는 레깅스에 진심인 브랜드답게 #남성 #기모 #레깅스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도 있었고 여기에 함께 입을 수 있는 제품도 다양했다. 특히 다른 브랜드의 경우에는 '남성 레깅스' 제품 하나로 퉁치는 경우도 있는데, 젝시믹스는 프리미엄 제품에만 붙는 '블랙라벨' 라인도 있다. 

그중에서 선택한 제품은 '젝시믹스 블랙라벨 시그니처 360N 기모레깅스'다. 이왕 처음 시작하는 거 브랜드의 프리미엄 라인을 골랐다. 너무 운동복 같지도 않으면서도, 안감이 기모 처리되어 있는 제품이다.

나중에 주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젝시믹스란 브랜드가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남녀 가리지 않고 1티어 급으로 유명한 브랜드라는 거다. 그냥 '360N'이라고 하면 다 안다고. 그래서 찾아보니 젝시믹스에서도 '블랙라벨'은 남성용 제품만 200% 가까이 판매량이 급증한 라인이라고 한다. 그만큼 현존 최강의 남자 레깅스라는 뜻이다. 가장 유명하고 잘나가는 곳부터 찾는 게 가끔은 답일 때가 있다. 

▲ 얼마나 '진심'인지 300개가 넘는 제품이 검색된다
▲ 얼마나 '진심'인지 300개가 넘는 제품이 검색된다
▲ 실제로 헬스 중독자인 한 친구는 젝시믹스의 VIP라고 밝히며 제품을 추천해줬다
▲ 실제로 헬스 중독자인 한 친구는 젝시믹스의 VIP라고 밝히며 제품을 추천해줬다
▲ 얼마나 사야 VIP가 될까
▲ 얼마나 사야 VIP가 될까

수줍은 첫 만남 '젝시믹스 블랙라벨 시그니처 360N 기모 맨즈레깅스'

▲ 젝시믹스 블랙라벨 시그니처 360N 기모 맨즈레깅스 블랙
▲ 젝시믹스 블랙라벨 시그니처 360N 기모 맨즈레깅스 블랙
▲ '블랙라벨'의 품격이 느껴진다
▲ '블랙라벨'의 품격이 느껴진다
▲ 허리 부분은 쨍쨍한 밴드로 되어있다. 
▲ 허리 부분은 쨍쨍한 밴드로 되어있다. 
▲ 오른쪽 허벅지쪽에 젝시믹스 로고가 박혀있다
▲ 오른쪽 허벅지쪽에 젝시믹스 로고가 박혀있다
▲ 이렇게 안감과 겉감이 다른 '남성 기모 레깅스'는 일반 브랜드에서 찾기가 어렵다
▲ 이렇게 안감과 겉감이 다른 '남성 기모 레깅스'는 일반 브랜드에서 찾기가 어렵다

'블랙라벨 시그니처 360N 레깅스'는 겉과 속이 다르다. 겉감은 미끄럽고 부들거리고, 안감은 기모로 되어 있다. 일반 남성용 레깅스 제품은 안감과 겉감이 동일한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은 지금처럼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계절에도 일상복으로 입기 좋은 재질로 되어있다.

촉감보다 더 놀라웠던 건 사이즈다. '이게 들어가?' 할 정도로 작다. 하지만 입어보면 알게 된다. 왜 레깅스인지. 왜 편안함과 신축성 때문에 입는 지를. 입는 순간은 힘들지만, 한번 착용하고 나면 체형에 맞게 늘어나고 몸에 밀착된다.

편한 건 맞는데, 대신 자세가 굉장히 겸손해진다. 남자라면 어쩔 수 없이 튀어나오는 '그 부분' 때문이다.  남자들이 레깅스 입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 거대한 벽. 과감하게 맞서기로 한다. 일단 다리를 집어넣고 한껏 끌어올렸다. 처음 느껴보는 완전 밀착과 답답함. 그래도 생각보다는 괜찮다. 자세히 보니 레깅스에 따로 패턴 처리가 되어있어서 나름 보정을 해준다. 생각보다 그렇게 민망하진 않다. 그렇다고 완전히 감출 순 없다. 자랑하는 건 아니다. 

▲ 처음 느껴보는 압박감에 당황할 수 있다
▲ 처음 느껴보는 압박감에 당황할 수 있다
▲ 운동이라고는 단 1도 하지 않은 30대 후반 남성의 저질 몸매
▲ 운동이라고는 단 1도 하지 않은 30대 후반 남성의 저질 몸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조금 여유 있는 속옷을 입으면 매우 불편하다는 것이다. 레깅스 자체가 하반신에 밀착되다 보니 큰 사이즈의 트렁크 속옷을 입으면, 안에서 정리가 안 되고 매우 불편하다. 속옷들이 막 엉키고 겹친 그 자국들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이 없는 남자들은 레깅스의 그 부분을 보고 당황할 수도 있다. '어? 이거 속옷 안 입어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게끔 그 부분만 다른 재질로 되어있고, 만져보면 '괜찮겠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도 익숙한 느낌이고 '이거는 무조건 벗어도 된다'라는 확신을 갖게 만드는 재질이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역시 사회적 합의를 도발하는 논란의 아이템이구나!' 감탄하며 노팬티로 착용했다가는 경찰서에 갈 수도 있다. 왜냐하면 아랫부분이 '메쉬' 원단으로 훤하게 뚫려있기 때문이다. 

▲ 속옷 안입어도 괜찮을 것 같은 안감 재질
▲ 속옷 안입어도 괜찮을 것 같은 안감 재질
▲ 착용 전까지는 몰랐다
▲ 착용 전까지는 몰랐다
▲ 그(?) 부위가 이렇게 비치는 메쉬 원단으로 되어있다
▲ 그(?) 부위가 이렇게 비치는 메쉬 원단으로 되어있다
▲ 이렇게 안쪽이 훤히 보인다
▲ 이렇게 안쪽이 훤히 보인다
▲ 레깅스를 입을 땐 속옷을 입는 것이 좋다
▲ 레깅스를 입을 땐 속옷을 입는 것이 좋다

사회적 동물의 증거 '반바지'

평소에 레깅스를 입어본 적이 없으니 아래가 뚫려있는지도 몰랐다. '레깅스만을 입겠다'는 의지는 손바닥 면적만큼 뚫려있는 부분 때문에 이룰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만 두기에는 이미 저질러 버렸다. 이럴 때를 대비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을 같이 준비한 게 다행이다.

레깅스의 단점을 완벽하게 가려주는 물건. 레깅스를 선택한 많은 남성이 신체적인 특징을 감추고 타인에게 시각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함께 입는 물건. 레깅스로 인한 사고(?)를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는 물건. '반바지'다. 

▲ 젝시믹스 맥스 스트레치 저지 쇼츠
▲ 젝시믹스 맥스 스트레치 저지 쇼츠
▲ 늘어나는 반바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 늘어나는 반바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 허리부분은 밴드로 되어있고 끈으로 조절할 수 있다
▲ 허리부분은 밴드로 되어있고 끈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임을 실감한다. 단지 반바지 하나로 그 민망한 부분을 가렸을 뿐인데 자신감이 오른다. 고대부터 인간 DNA에 각인이 되어 있는 '하반신은 가려야 한다'를 지키고 나서야 비로소 사회 구성원이 된 듯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입어보니 레깅스는 정말 재미있는 물건이다. 여름에는 반바지를 입고 맨다리를 드러내고 다녀도,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스스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맨살을 감추는 레깅스를 입고 위에 반바지를 걸치면, 사람이 굉장히 겸손해진다. 자꾸만 뭔가 일탈을 저지르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오히려 더 가렸는데도 말이다.

▲ 흔한 30대 남성의 모습
▲ 흔한 30대 남성의 모습
▲ 홈페이지 썸네일은 운동을 열심히 한 모델이니까 가능한 것
▲ 홈페이지 썸네일은 운동을 열심히 한 모델이니까 가능한 것

이래서 입는 거였구나

레깅스를 입으니, 평소였다면 접근조차 안 했을 공원의 운동기구가 눈에 들어왔다. 복장은 누가 봐도 운동을 즐길 것 같은 옷차림이었지만 그 누구보다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몸의 소유자. 내친김에 회사 근처 공원에 있는 기구들을 굴려보며 레깅스의 편안함을 직접 확인했다. 

▲ 경험해 보지 못한 편안함과 신축성
▲ 무릎이나 엉덩이가 불편하지 않다
▲ 운동할 때 왜 레깅스를 입는지 알 수 있다
▲ 근거 없는 자신감 상승
▲ 상의도 젝시믹스의 제품이다
▲ 젝시믹스 롱 슬리브
▲ 몸에 달라붙지 않는 재질이라 평상복으로 입기 좋다
▲ 레깅스를 입으면 하반신을 움직이고 싶은 묘한 느낌이 있다

당당하게 정면돌파(feat. 꿈과 희망의 나라)

'레깅스 입은 남자'에 대한 시선을 느껴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기로 했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여의도 더 현대나 팝업스토어의 성지 성수동, 레트로 열풍으로 요즘 떠오르는 을지로, 힙스터들이 모이는 연남동, 가로수길, 홍대 입구, 압구정 등 다양한 곳이 떠올랐다.

하지만 최종 선택지는 서울이 아닌 용인이었다.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사람이 제일 많은 곳'에 이견이 없을 그 장소. 가족, 연인, 친구, 남녀노소 모두가 모이는 꿈과 희망의 나라 '에버랜드'다. 

10월의 마지막 일요일. 레깅스와 반바지를 입은 남자를 사람들은 어떻게 쳐다보는지 정면 돌파하기 위해 직접 에버랜드를 다녀왔다.

▲ '저렇게 입고 뭐 하는 거지?'
▲ '저렇게 입고 뭐 하는 거지?'
▲ 많은 사람이 의심의 눈빛을 보냈다
▲ 많은 사람이 의심의 눈빛을 보냈다
▲ 하지만 개의치 않고 포즈를 잡았다
▲ 하지만 개의치 않고 포즈를 잡았다
▲ 일부러 자랑하듯 반바지를 한껏 치켜올렸다
▲ 일부러 자랑하듯 반바지를 한껏 치켜올렸다
▲ 지나치는 모든 사람이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 지나치는 모든 사람이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 이곳은 포토존이라 수많은 사람 차례를 기다리는 곳이다
▲ 이곳은 포토존이라 수많은 사람 차례를 기다리는 곳이다
▲ 레깅스의 편안함에 한번 맛 들이면 이런 포즈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 레깅스의 편안함에 한번 맛 들이면 이런 포즈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사실 우린 모두가 남이다

지하철을 기다릴 때, 놀이공원에서 줄 서고 있을 때 제법 많은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 장발에 레깅스까지 입었으니 신기해서라도 쳐다봤을 것이다. 무엇보다 '레깅스를 입은 남자가'를 일상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일단 입고 밖에 나가게 되면 즉시 '스페셜 원'이 될 수 있다. 간혹 레깅스를 입은 남자들이 있긴 있다. 대부분은 헬스에 중독된 사람들처럼 보인다. 말하지 않아도 '헬스장에 가는 남자'의 아우라가 있다. 

필자처럼 평소에 운동도 하지 않았다면 '쟤는 멋 부리려고 저렇게 입었나?' 처럼 보일 것이다. 물론 키가 크고 패션 센스가 좋다면 주목받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인은 쉽지 않다. 그래도 뭐 어떤가.

▲ '레깅스 입고 출근'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 '레깅스 입고 출근'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가족이나 친구가 그러는 건 싫어요'

사실 우리는 모두가 남이다. 일상의 대부분은 남들과 보낸다. 남들은 내가 레깅스를 입든 반바지를 입든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니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은 가리고, 당당하게 자기 일을 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내 자신의 마음가짐이다. 남자의 레깅스는 결국 자기 자신이 이 물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렸다. 첫 만남은 어색하고 자신도 모르게 겸손해지겠지만, 살면서 한 번쯤은 하반신의 자유로움과 따뜻함을 느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레깅스에 한 번 도전해 볼 생각이라면, 어렵게 빙빙 돌 필요 없다. 남자 레깅스에 진심인 젝시믹스로 첫 경험을 해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남자 레깅스'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