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대한민국에 '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는 행사가 아직 남아있다. 바로 성인들을 위한 'X스 페스티벌 K-XF 2023'이다. 여기서 'X스'는 동사가 아니라 명사다.

'성인', '성(性)'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12월 10일, 광명 IVEX 스튜디오에서 단 하루 진행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행사답게 '당신의 판타지를 현실로'라는 직설적인 슬로건을 내세운다. 행사는 여러 성인 AV 배우들과 팬 미팅, 성인용품 전시, 성인 콘텐츠 체험 이벤트, 커뮤니티 네트워킹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판타지, AV배우, 토이, 콘텐츠. 이런 단어들이 함께 등장하는 행사는 한국에서 볼 수 없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성인들만을 위한 몸쪽에 꽉 찬 직구 같은 행사임은 분명하다. 어느 정도 수위일지도 쉽게 감이 잡히질 않는다.

아직 한국에서는 너무 이른 게 아닐까? 누가 이런 행사를 기획하고 주최한 걸까? 누가 오는 걸까? 어떤 업체들이 참여하는 걸까? 궁금한 게 한둘이 아닌 'K-XF 2023'. 역사적 순간이 될 수도 있는 이 행사를 한번 차근차근 살펴볼까 한다.

'K-XF 2023'은 (주)플레이조커에서 주최하고, (사)한국성인콘텐츠협회에서 주관한다. '플레이조커'라는 이름은 SNS나 커뮤니티에서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과거 '오토바이 비키니녀'와 최근 '압구정 박스녀'를 기획한 이희태 대표가 운영 중인 성인 콘텐츠 회사다. 국내 성인 콘텐츠를 유통, 기획, 제작 및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미디어의 이목을 한순간에 집중시킨 '박스녀' 에서 알 수 있듯이 셀럽 마케팅에 특화된 콘텐츠 회사다.

주관사인 '한국성인콘텐츠협회'는 성인과 관련된 산업 종사자들이 스스로 자정력을 높이고, 불법으로 제작된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 성인 콘텐츠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올바른 문화가 자리 잡고 발전할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한국성인콘텐츠협회의 이희태 대표는 "성인 콘텐츠를 두고 음지와 양지로 나누는 방식부터 사라졌으면 한다. 단지 서로의 영역이 있을 뿐인데 왜 성인과 관련된 것들은 음지라고 여기는 지 모르겠다."라며 "한국에서 야동은 모두 불법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성인 관련 산업은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를 개선해 나갈 협회가 없었기에 그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라고 협회의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이희태 대표의 말에 따르면, '협회'의 파급력은 장소 대여 과정에서 느꼈다고 한다.  기존의 성인용품 업체나 성인 콘텐츠 플랫폼의 이름을 앞세운 행사는 늘 장소 대관이 문제였다. AV 배우와의 팬미팅이나 파티 같은 행사를 진행하고 싶어도 '성인'과 관련되는 순간 대관 자체를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성인콘텐츠협회'의 이름을 내세우면서 대관은 단 한번에 쉽게 이루어졌다. 아직 한국에서 성인용품, 성인 콘텐츠에 대한 인식이 소극적이고 폐쇄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행사가 진행되는 광명 IVEX 스튜디오는 전용 약 1,300평의 복합공간이다. K-POP 공연, e스포츠 대회, 공연 및 방송, 컨퍼런스 등 약 2,000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장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번째 성인 페스티벌인 만큼 다양한 업체와 관람객들이 방문할 예정이다. 

행사 당일에는 20개 이상의 국내 성인문화 관련 부스가 운영되며, 30명 이상의 AV배우와 댄서, 유명 인플루언서가 참여한다. 유뷰브 구독자 84만의 채널 '스푸닝'과 122만 '딕헌터'에서 'K-XF 2023' 홍보 콘텐츠가 업로드 되었으며, 행사당일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행사 당일 프로그램은 AV 배우와의 대규모 팬미팅, 성인용품 전시, 섹슈얼 퍼포먼스, 성인문화 체험 이벤트, 성인 커뮤니티 네트워킹 등이 진행된다. 주최 측에서는 행사 당일 약 3,000명의 인원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행사가 주로 커뮤니티에서 알려진 이유는 바로 일본 AV 배우들이 팬미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현재 혼고 아이(本郷 愛), 아오이 이부키(葵 いぶき), 키노시타 히마리(木下ひまり), 야마기시 아야카(山岸あや花) 4명의 여자 배우가 확정되었으며, 스기우라 봇키, 모리바야시 겐진, 요시무라 타쿠 등 남자 배우들도 참가할 예정이다.

AV배우와의 팬미팅 뿐만 아니라 성인 NFT, 성인 용품, 성인문화 플랫폼 등 다양한 업체들이 부스를 운영하며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셀럽과 팬을 이어주는 구독 플랫폼 'KKIRI(끼리), 성인 크리에이터 지원 에이전시 'High Lounge', 성인 콘텐츠 정보 사이트 '미크넷', 성인용품 셀렉트샵 'WEZA' 등 이번 축제의 후원사들도 부스를 운영한다. 방문객들은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산업을 직점경험하고 업체의 제품, 서비스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K-XF'는 '성'과 관련된 행사답게 모든 종류의 성적 취향과 정체성을 인정하며 존중한다. 'LGBTQ', 'BDSM' 등 다양한 취향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다. 또한, 행사를 통해 안전하게 성문화를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매년 500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섹스포(Sexpo)', 20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만의 '레드 엑스포(TRE)', 100만 명 이상이 참가하고 5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는 런던의 '에로티카 엑스포(Erotica EXPO) 등 이미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성인문화 엑스포가 개최되고 있다. 이번 'K-XF'역시 세계적인 행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희태 대표는 "최근 넷플릭스 성+인물에서 신동엽 씨가 한국인들이 이런 페스티벌을 하면 정말 그 어떤 나라보다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K-XF가 그럴만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 규모의 행사를 단 하루 진행하는 건 엄청난 손해를 보는 일이다. 그럼에도 K-XF를 개최한 것은 우선 성인문화와 관련된 업체들이 모이는 것, 그리고 우리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디가 잘하더라, 유명하더라는 이제 과거의 이야기다. K-XF 이후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이번 첫 번째 행사를 기점으로 세계적인 성인 엑스포가 되도록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성인'과 관련된 대부분의 산업은 감추고 숨기는 것이 미덕이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AV 배우들이 유튜브와 SNS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대중들 역시 이러한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K-XF는 인식 변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한국의 더 나은 성인문화 성장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성인 페스티벌. 지금까지 감춰왔고 숨겼던 '성인문화'가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문화와 취향을 존중하고 공유하는 것을 통해 더 즐거운 성인문화를 발전시키는 엑스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현재 공식 티켓팅은 800명을 넘어섰으며, 12월 10일 행사 당일까지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주최즉은 예상하고 있다. 

'K-XF 2023'의 입장권은 XEXEX.TV에서 구매할 수 있다. 티켓은 총 5개의 등급으로, 티켓별로 AV 배우와 사진 촬영 및 혜택이 구분된다.

일반 입장권인 옐로 티켓, 배우와 사진 촬영 및 사인을 추가할 수 있는 화이트, 블루, 핑크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옐로 티켓도 배우와 사진 촬영을 추가할 수 있는 포토 티켓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브닝 파티에 참석할 수 있는 VIP 티켓은 매진되었으며, VVIP 티켓의 경우 이메일(koreakxf@gmail.com)로 별도 문의 후 구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