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아버님 댁에 프레스캇 놓아 드려야겠어요” 경동나비엔의 전설적인 광고를 패러디한 이 문구는 간단하게 펜티엄 4 프레스캇의 특성을 나타낸다. 펜티엄 4 프레스캇은 대단한 CPU였다. 전작 130nm 공정의 노스우드보다 미세화된 90nm 공정을 갖췄고, 당연히 발열 및 전력 소모량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프레스캇의 발열은 대단했다. 코어 온도가 105도까지 올랐다. 방안은 열기로 가득 찼다. 한여름에는 지옥을 선사했다. 그럼 정품 쿨러는 어땠을까? 쿨러 크기가 매우 높았고, CPU 접촉부에는 커다란 구리심이 박혀 있었다. 초코파이 사이즈인 현 인텔 번들 쿨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다. 이 멋지고 아름다운 번들 쿨러는 역으로 프레스캇 시리즈 발열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든다. 소음도 실사용자들이 “경비행기가 이륙하는 것 같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인텔은 새롭게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로켓레이크 S를 선보였다. 로켓레이크 S는 새로운 사이프레스 코브 아키텍처를 통해 IPC를 끌어올렸다. 성능이 향상된 건 좋은데, 공정은 여전히 14nm다. 결국, 소비 전력이 엄청나게 상승했다. 발열도 상승했다. 오랜만에 프레스캇이 떠오른다. 물론 그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렇다면 7nm 공정의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버미어)와 비교하면 어떨까?

 

AMD 버미어와 인텔 로켓레이크 S의 전성비 대결

하이엔드 CPU를 구입할 때는 성능 이외에도 반드시 신경 써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소비전력 대비 성능(이하 전성비)이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소비전력이 높다면 결국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쿨링 솔루션을 찾아야 하고, 이는 시스템 구성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시스템 구성 비용 증가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소비 전력이 높게 유지될 것이다. 또한, 발열이 높으므로 시스템 내부 부품의 수명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그런 발열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CPU가 AMD의 라이젠 5000 시리즈다. 7nm 공정으로 소비전력 및 발열이 낮은 편이다. 물론 하이엔드 CPU에도 적용된다. 성능도 뛰어나다. 게임 성능만 놓고 보면 라이젠 5000시리즈의 하위 모델인 라이젠 5 5600X(6코어 12스레드)가 8코어 16스레드인 코어 i7-10700의 게임 성능을 넘어선다. 

이번에 비교를 진행할 AMD 제품군은 라이젠 7 5800X, 라이젠 5 5600X다. 라이젠 7 5800X는 8코어 16스레드, 기본 3.8GHz, 최대 4.7GHz, L3 캐시 32MB, PCIe 4.0 및 DDR4 3200MHz 지원 등이 특징이다. 메인스트림 제품군은 라이젠 5 5600X로 6코어 12스레드에 기본 3.7GHz, 최대 4.6GHz, L3 캐시 32MB, PCIe 4.0 및 DDR4 3200MHz 지원 등의 특징을 갖췄다. 

▲ 라이젠 7 5800X.
▲ 라이젠 7 5800X.
▲ 라이젠 5 5600X.
▲ 라이젠 5 5600X.

 

이어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로켓레이크 S는 사이프러스 코브 아키텍처 덕분에 IPC가 향상됐다. Xe 기반 고성능 내장 그래픽도 탑재됐다. 덕분에 벤치마크 시 높은 점수로 측정된다. 단 14nm 공정을 유지하며 발열도 높은 편이다. 

이번에 비교를 진행할 인텔 제품군은 코어 i9-11900K, 코어 i7-11700K 2종이다. 플래그십 모델은 코어 i9-11900K로 8코어 16스레드에 최대 5.3GHz를 지원하며 L3 캐시 16MB, PCIe 4.0 및 기본 DDR4 3200MHz를 갖췄다. 전 세대 플래그십이었던 코어 i9-10900K보다는 오히려 코어 수가 줄었지만, IPC가 향상됐고 이는 게이밍 성능으로 이어진다. 하이엔드 제품군은 코어 i7-11700K로 8코어 16스레드에 최대 5.0GHz를 지원하며 L3 캐시는 16MB다.

▲ 코어 i9-10900K.
▲ 코어 i9-10900K.
▲ 코어 i7-11700K.
▲ 코어 i7-11700K.

 

TDP 비교

AMD 라이젠 7 5800X – 105W
AMD 라이젠 5 5600X – 65W
인텔 코어 i9-11900K – 125W
인텔 코어 i7-11700K – 125W

 

테스트 설정

소비전력 테스트는 CPU에 100% 부하를 거는 OCCT를 통해 진행했다. 측정 장비는 WATTMAN HPM-100A 계측기를 활용했다. 해당 계측기와 테스트 시스템을 연결한 뒤, 1초 간격으로 소비전력을 측정하고 해당 테스트는 30분 동안 진행했다. 결과값은 해당 측정값에서 평균을 낸 자료다. 

 

AMD 메인보드 - ASUS TUF Gaming B550M-PLUS
인텔 메인보드 - MSI MAG Z590 토마호크
RAM - OLOy DDR4-3600 CL18 BLADE RGB Black 패키지 (16GB(8Gx2))
VGA –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FE
SSD – ADATA Ultimate SU900 256GB, 마이크론 Crucial P5 M.2 NVMe 대원CTS 500GB
파워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80PLUS GOLD 230V EU 풀모듈러
쿨러 – 리안리 GALAHAD AIO 360 ARGB
케이스 - 투렉스 DOMA F1 BOOSTER 

▲ OCCT 프로그램과 WATTMAN 계측기를 사용해 전력을 측정했다.
▲ OCCT 프로그램과 WATTMAN 계측기를 사용해 전력을 측정했다.
▲ OLOy DDR4-3600 CL18 BLADE RGB Black 패키지 (16GB(8Gx2)) 메모리.
▲ OLOy DDR4-3600 CL18 BLADE RGB Black 패키지 (16GB(8Gx2)) 메모리.
▲ 마이크론 Crucial P5 M.2 NVMe 대원CTS 500GB.
▲ 마이크론 Crucial P5 M.2 NVMe 대원CTS 500GB.
▲ 라이젠 7 5800X의 OCCT 테스트 시 소비전력. 156.4W로 표기된다.
▲ 라이젠 7 5800X의 OCCT 테스트 시 소비전력. 156.4W로 표기된다.
▲ 인텔 코어 i9-11900K의 OCCT 테스트 시 소비전력. 296.2W로 표기된다.
▲ 인텔 코어 i9-11900K의 OCCT 테스트 시 소비전력. 296.2W로 표기된다.
▲ 라이젠 7 5800X 테스트 시 ASUS TUF Gaming B550M-PLUS의 전원부. 온도가 낮다.
▲ 라이젠 7 5800X 테스트 시 ASUS TUF Gaming B550M-PLUS의 전원부. 온도가 낮다.
▲ 코어 i9-11900K 측정 시 인텔 메인보드인 MSI MAG Z590 토마호크 전원부. 온도가 높은 편이다.
▲ 코어 i9-11900K 측정 시 인텔 메인보드인 MSI MAG Z590 토마호크 전원부. 온도가 높은 편이다.
▲ 평균 소비전력은 코어 i9-11900K가 무려 300.6W로 기록됐다. 데스크톱 CPU 단일 설정으로는 놀랄 정도로 높은 결과다. 코어 i7-11700K도 291W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반면 라이젠 7 5800X는 대략 코어 i9-11900K의 절반 정도로 기록된다.
▲ 평균 소비전력은 코어 i9-11900K가 무려 300.6W로 기록됐다. 데스크톱 CPU 단일 설정으로는 놀랄 정도로 높은 결과다. 코어 i7-11700K도 291W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반면 라이젠 7 5800X는 대략 코어 i9-11900K의 절반 정도로 기록된다.
▲ 하지만 소비전력이 성능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CPU 성능에 프레임 영향을 많이 받는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젠 7 5800의 성능이 가장 높게 측정된다.
▲ 하지만 소비전력이 성능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CPU 성능에 프레임 영향을 많이 받는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젠 7 5800의 성능이 가장 높게 측정된다.

 

소비전력이 낮고 저렴한 라이젠 7 5800X가 더 쓰기 편하다

테스트를 통해 코어 i9-11900K의 소비전력이 300W를 넘어감을 알 수 있었다. 대략 라이젠 7 5800X의 두 배 정도다. 메인보드 및 CPU 온도도 당연히 라이젠 7 5800X 시스템 쪽이 더 낮았다. 가격은 어떨까? 2021년 5월 31일 가격비교사이트 최저가 기준은 다음과 같다.

라이젠 7 5800X – 476,900원
코어 i7-11700K – 459,900원
코어 i9-11900K – 714,400원

라이젠 7 5800X와 코어 i7-11700K가 비슷한 가격대며, 코어 i9-11900K는 70만 원대 초반으로 가격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성능 차이는 같은 8코어이기에 사실 그리 크지 않다. 또한, 코어 i7-11700K는 가격이 저렴하긴 한데, 소비전력이 291W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라이젠 7 5800X가 상대적으로 소비전력이 적고, 온도도 낮게 관리할 수 있어 사용하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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