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무대에는 수많은 조명이 배치되어 있다. 출연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서 관객들이 주목하게 만들거나 형형색색의 조명을 여러 곳으로 발산하여 무대를 더 화려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 만큼 조명은 사람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수단이어서 공연장 말고도 우리 주변의 여러 장소와 물건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요즘은 PC 케이스에서 RGB LED 기반의 화사한 조명이 쉽게 발견된다. PC는 일정한 규격에 맞춰서 제작되는 하드웨어로 인해 케이스 디자인에 변화를 주기 힘든 편인데 RGB LED 조명을 이용하면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 가능해서 사용자의 미적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으니 대중화가 이뤄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인해 제조사들은 화려한 PC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고려해 RGB LED 조명으로 무장한 PC 케이스를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물론 단순히 조명만 화려하고 다른 기능은 형편없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름있는 제조사라면 기본에 충실한 품질도 잊지 않는다.

올해 창사 20주년을 맞은 비콰이어트(be quiet!) 역시 그런 제조사 가운데 하나인데 최근 PC 사용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할 만한 신제품으로 ‘퓨어 베이스 500 FX’(PURE BASE 500 FX)를 선보였다.

 

비콰이어트 20주년 기념 PC 케이스

비콰이어트는 2002년 독일에서 창립된 PC 하드웨어 제조사이며 주력 제품은 PC 케이스, 파워 서플라이, 쿨링 팬, CPU 쿨러 등이다. 회사 이름대로 저소음에 중점을 둔 제품을 주로 선보이고 있으며, 깔끔한 디자인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퓨어 베이스 500 FX는 비콰이어트가 창사 20주년을 기념하여 선보인 ‘퓨어 FX’ 시리즈 제품 중 하나이며, 2020년 출시된 ‘퓨어 베이스 500 DX’를 기반으로 삼은 미들 타워 케이스이다.

▲ 전면 120mm 쿨링 팬 3개
▲ 전면 120mm 쿨링 팬 3개
▲ 후면 140mm 쿨링 팬
▲ 후면 140mm 쿨링 팬

두 제품의 차이점은 쿨링 팬이다. 기존 제품인 퓨어 베이스 500 DX는 케이스 전면과 후면에 140mm 쿨링 팬이 1개씩 장착되었지만 퓨어 베이스 500 FX는 전면에 120mm 쿨링 팬 3개, 후면에 140mm 쿨링 팬 1개가 장착되어 한층 더 높은 쿨링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제원은 120mm 모델이 회전 속도 최대 1700RPM(분당 회전수), 풍량 41.51~70.53CFM(분당 입방피트), 풍압 0.76mm/H2O(수주 밀리미터)이며 소음은 최대 20.6dB(A)(A-가중치 부여한 데시벨)이다. 그리고 140mm 모델은 회전 속도 회전 속도 최대 1500RPM, 풍량 56~95.14CFM, 풍압 1.49mm/H2O이며 소음은 최대 23.3dB(A)이다.

쿨링 팬 중심 축에는 장시간 베어링 마모를 막아주는 ‘라이플 베어링’(RIFLE BEARINGS)이 내장되어서 최대 6만 시간 동안 작동 가능할 정도로 긴 수명이 제공된다.

단순히 개수만 더 많은 것이 아니다. 기존 제품에 장착된 쿨링 팬인 ‘퓨어 윙즈 2’(Pure Wings 2)는 다른 기능 없이 순수하게 바람만 일으킬 수 있었는데, 퓨어 베이스 500 FX의 쿨링 팬인 ‘라이트 윙즈’(Light Wings)는 ARGB(Addressable RGB, 주소지정식 RGB) LED가 장착된 것이다.

따라서 PC 전원이 켜지면 케이스 전면 패널에 두 줄로 장착된 ARGB LED와 함께 쿨링 팬 테두리도 화사하게 조명이 빛난다.

▲ LED 모드 버튼
▲ LED 모드 버튼

LED 조명 색상을 바꾸고 싶으면 케이스 상단에 있는 ‘LED 모드 버튼’을 누르면 된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점등 모드가 레귤러(Regular, 고정), 브레스(Breath, 숨결), 코멧(Comet, 혜성), 트레일(Trail, 자취) 순서로 바뀌는데 새로운 레귤러 모드에서 LED 조명이 다른 색상으로 변화한다.

 

색상은 화이트, 레드, 그린, 블루, 오렌지, 퍼플, 올 컬러 순서로 바뀐다. 올 컬러 색상에서 트레일 모드를 적용하는 경우 LED 조명 끔(off) 상태가 되므로 쿨링 팬을 정상적으로 이용하면서 조명만 끄는 것도 문제없다.

▲ 에이수스 아우라 싱크 화면
▲ 에이수스 아우라 싱크 화면

한편 LED 모드 버튼을 일일이 누르는 방식은 제법 번거롭고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을 고르지 못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는데 그럴 때는 메인보드 제조사의 ARGB LED 조명 제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에이수스(ASUS)의 ‘아우라 싱크’(AURA Sync), 기가바이트(GIGABYTE)의 ‘RGB 퓨전’(RGB FUSION), MSI의 ‘미스틱 라이트 싱크’(MYSTIC LIGHT SYNC), 애즈락(ASRock)의 ‘폴리크롬 싱크’(POLYCHROME SYNC) 등이 있는데 사용자의 메인보드와 같은 종류의 것을 사용해야 한다.

 

아우라 싱크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LED 조명 색상과 점등 모드를 변경해보았다. 기본 설정된 색상 외에도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을 고를 수 있고 RGB 색상표를 알고 있는 경우 직접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점등 모드 종류도 더 다양하고 마우스 클릭으로 제어할 수 있어서 편의성도 높다.

 

소음 · 온도 테스트

비콰이어트의 케이스와 쿨링 팬은 저소음으로도 충분한 쿨링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라이트 윙즈 쿨링 팬이 장착된 퓨어 베이스 500 FX의 소음과 시스템 온도는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해보았다.

소음 측정기를 사용하여 약 10cm 떨어진 위치에서 PC 작동 시 소음이 어느 정도되는지 확인했고, 이와 함께 ‘AMD 라이젠 마스터’와 ‘GPU-Z’ 유틸리티로 CPU와 GPU(그래픽카드) 온도를 측정했다.

소음과 온도 측정은 윈도우 10 기본 화면에 진입하여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은 유휴 상태와 ‘Prime95’ 및 ‘3DMark’를 실행해 CPU · GPU 사용률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려 30분 이상 유지한 최대 부하 상태에서 실시했다. 테스트 시스템 제원은 아래와 같다.

CPU: AMD 라이젠 9 5900X
CPU 쿨러: 딥쿨 GAMMAXX 400 XT
RAM: 게일 DDR4-2666 CL19 PRISTINE 8GB x2
메인보드: 에이수스 TUF B550M-PLUS (Wi-Fi)
그래픽카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파운더스 에디션
SSD: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10 1TB
PSU: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80PLUS GOLD 230V EU 풀모듈러 화이트

퓨어 베이스 500 FX의 소음은 유휴 상태에서 32dB(데시벨) 내외, 최대 부하 상태에서는 42dB 내외로 측정되었다. 30~40dB 범위 내에서는 도서관이나 주택 거실 수준의 소음이고 40~50dB 사이는 일반적인 대화 소리나 사무실과 비슷한 소음이다.

최대 부하 상태에서도 소음이 그렇게 크지 않은 편에 속하므로 PC를 책상 위에 두고 사용하는 것도 문제없다.

CPU와 GPU 온도는 유휴 상태에서 각각 34°C 내외 및 30°C 내외였고, 최대 부하 상태에서는 각각 74°C 내외 및 75°C 내외로 측정되었다. CPU와 GPU 모두 80°C 이하에서 제 성능을 내는 것이 가능하므로 퓨어 베이스 500 FX와 라이트 윙즈는 충분한 쿨링 성능을 낸다고 볼 수 있다.

 

퓨어 베이스 500 FX 외형과 구조

 

퓨어 베이스 500 FX는 전면에 촘촘한 그물 같은 형태인 메쉬(mesh) 통풍구가 있고 바로 뒤에는 먼지 필터와 앞서 살펴본 라이트 윙즈 120mm 쿨링 팬 3개가 장착되어 있다.

후면에는 통풍구와 라이트 윙즈 140mm 쿨링 팬 1개가 장착되어 있고 그 아래에는 그래픽카드를 비롯한 확장 카드 설치용 슬롯 7개, 그리고 파워 서플라이 장착부가 있다.

상단에는 넓은 면적으로 통풍구가 있고 그 위에는 먼지 필터가 부착되어 있다. 먼지 필터는 자석으로 부착하는 방식이어서 쉽게 분리해서 청소할 수 있다.

그리고 통풍구에는 나사 홀이 여러 개 있는데 여기에도 쿨링 팬을 장착 가능하다. 120mm 또는 140mm 쿨링 팬을 2개씩 장착할 수 있으므로 케이스 내부 열기를 빠르게 외부로 배출하고 싶을 때 쿨링 팬을 추가하면 된다.

케이스 하단에도 통풍구가 있다. 세모 형태로 구멍이 난 곳 위에는 파워 서플라이가 장착되고 그쪽 통풍구로 외부 공기를 흡입하므로 먼지가 축적되지 않도록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슬라이딩 방식으로 먼지 필터가 부착되어 있어서 쉽게 청소할 수 있다.

메인보드는 ATX · m-ATX · 미니 ITX 등 세 가지 폼팩터 제품을 장착할 수 있고, 그래픽카드는 길이 최대 369mm인 제품까지 장착 가능하다. 그리고 타워형 CPU 쿨러는 높이 최대 190mm인 제품까지 호환된다.

따라서 고성능 CPU와 CPU 쿨러, 메인보드, 그래픽카드를 대부분 크기 제약 없이 퓨어 베이스 500 FX 내부에 조립할 수 있다.

반대편에는 케이스에 있는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기 위한 각종 케이블과 쿨링 팬 · ARGB LED(5V) 허브, 2.5인치 SSD를 2개 장착할 수 있는 SSD 패널, 3.5인치 HDD를 2개 장착 가능한 HDD 케이지가 있다.

쿨링 팬 · ARGB LED(5V) 허브에는 기본 제공되는 라이트 윙즈 쿨링 팬 4개가 기본 연결되어 있고 쿨링 팬 2개를 추가할 수 있는 여분의 커넥터가 있다.

HDD 케이지에는 3.5인치 HDD 대신 2.5인치 SSD를 1개 장착하는 것도 가능하다. HDD와 SSD를 1개씩 사용하는 경우 HDD 케이지만 이용해도 문제없다.

기본 구성품으로는 케이블 타이 6개와 메인보드 나사 지지대 1개, 각종 하드웨어 고정용 나사들이 제공된다. 케이블 타이는 한번 묶으면 손으로 풀지 못하는 일회용이므로 약간 느슨하게 묶는 것이 나중을 위해 좋다.

 

수랭 쿨러 라디에이터는 360mm 규격까지 호환

CPU용 수랭 쿨러를 사용하는 사람은 PC 케이스 내부에 라디에이터(radiator, 열 발산용 냉각 장치)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도 신경 써야 한다.

▲ 상단에 240mm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 상단에 240mm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퓨어 베이스 500 FX는 후면에 최대 120mm, 상단에 최대 240mm, 전면에 최대 360mm 규격 라디에이터를 설치할 수 있어서 CPU용 수랭 쿨러도 대부분 호환된다.

▲ 전면에 240mm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 전면에 240mm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케이스 전면과 후면에 라디에이터를 장착하는 경우에는 기본 설치된 쿨링 팬을 분리해야 한다. 라이트 윙즈 쿨링 팬은 케이블 두 가지가 허브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먼저 분리하고 케이블을 정리한 라디에이터 장착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비콰이어트의 정수 담은 PC 케이스

언제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PC 하드웨어 시장에서 20년 이상을 버티고 꾸준하게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 일을 해낸 비콰이어트의 제품답게 퓨어 베이스 500 FX는 PC 환경에 적합한 수준의 소음과 쿨링 성능을 제공하며, 거기에 말끔한 디자인도 조화되어서 믿음이 가는 케이스이다.

지금 이 순간 특별한 PC를 완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하드웨어 정보를 알아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퓨어 베이스 500 FX 역시 목록에 포함시키기를 권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