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는 2022년 11월 4일 미국 리조트 월드 라스베가스에서 새로운 그래픽카드 라데온 RX 7900 XTX, 라데온 RX 7900 XT를 공개했다. 이 날 진행한 행사 이름이 ‘AMD 투게더 위 어드밴스 게이밍’이며, 라데온 RX 7900 XTX, 라데온 RX 7900 XT 공개 행사가 끝난 뒤, 오후에 RDNA3 아키텍처와 관련해 4개의 세션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RDNA3의 특징을 알 수 있었다. 저렴한데 성능이 아주 좋다.

간단히 요약하면 RDNA3는 비교적 저렴한데도 성능이 아주 좋다. 이는 RDNA3가 칩렛 구조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기존 모놀리식 아키텍처는 GPU 제조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제조 원가가 크게 치솟는다. 그래서 최신 그래픽카드가 대체로 비싼 편이다. AMD는 칩렛 구조를 적용해 이를 시원하게 해결했다. 또한, RDNA3 아키텍처는 RDNA2보다 소비전력은 적고 성능은 더 향상됐다.

RDNA3는 커다란 GCD가 중앙에 떡하니 박혀 있고, 이를 6개의 MCD가 감싼다. 참고로 GCD는 5nm, MCD는 6nm다. 두 개의 제조공정이 차이가 있는 건 GDDR6 인터페이스를 딱히 미세화할 필요가 없기 떄문이다. 그래서 GCD와 MCD의 제조공정이 달라 가성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런 GCD와 MCD를 연결할 수 있었던 건 인피니티 팬아웃 링크, 고성능 팬아웃 덕분이다. 고성능 팬아웃과 동작하는 인피니티 링크 대역폭은 9.2Gb/s로 라이젠과 에픽의 10배 밀도에 달한다. 총 대역폭은 5.3TB/s다.

또한, 칩렛 구조라 레이턴시 상승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AMD는 화끈하게 해결했다. 인피니티 패브릭 클럭을 43%, GFx 게임 클럭을 18% 높였다. 이를 통해 오히려 레이턴시를 10% 정도 줄였다.

그럼 RDNA3가 좋은 이유는 뭘까? 5nm GCD, 6nm MCD로 가성비를 끌어올렸다. FP32 연산 성능은 61TFLOPS에 달한다. 이는 RX 6900 XT의 FP32 연산 성능 23.04TFLOPS보다 한참 높다. 2세대 인피니티 캐시는 96MB로 크게 늘었다. 캐시가 커졌기에 2세대 레이트레이싱 성능도 향상됐다. 레이트레이싱 성능은 2.5GHz에서 최대 1.8배 늘었다.

컴퓨트 유닛 조합도 개선됐다. 아키텍처가 개선돼 클럭당 약 17.4% 성능이 개선됐다. 64개의 다정밀도, 개선된 행렬 조합, CU 20% 상승(80->96), 벡터 GPR 1.5배 향상, 레이 엑셀레이터 최적화, 벡터 캐시 2배 증가(16kB->32kB) 등의 특성을 갖췄다.

라데온 7900 시리즈는 RDNA3로 변경되면서 전력 대비 성능이 54% 늘어났다. 동일 면적에 들어간 트랜지스터는 165% 늘어났다. 총 대역폭은 5.3TB/s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카드 디자인도 개선됐다. 20페이즈 고효율 전원부, 24GB GDDR6 메모리, 고성능 14레이어 PCB(2온스 구리를 4레이어에 사용) 등을 갖췄다. 포트는 HDMI 2.1a x1, 디스플레이포트 2.1 x2, USB Type-C x1 구성이다.

참고로 디스플레이포트 2.1이라 8K 165Hz를 사용할 수 있다. FSR 기능을 활용하면 8K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이는 데모 시연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고해상도임에도 프레임을 높게 유지해 쾌적했다.

쿨링 솔루션도 개선됐다. GPU에 새로운 써멀 및 10% 더 커진 베이퍼챔버가 적용됐다. 모스펫 위에 아주 부드러운 써멀패드가 부착됐고, 슈라우드와 백플레이트는 모두 알루미늄 다이캐스트다. 또한, 7900 XTX의 경우 커버 중앙에 RGB LED가 적용된다. 제로 RPM 모드를 지원하며 팬 크기도 커졌다. 쿨링팬 내부에 흡기 온도센서도 갖췄다.

크기도 작은 편이다. RX 7900 XTX도 287mm에 2.5슬롯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다. RTX 4080가 대략 304mm에 3슬롯을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장착 편의성이 더 낫다.

AMD는 드라이버에 신경을 많이 쓴다. 테스트를 통해 안정성, 성능을 끌어올리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다.

새로운 기술은 다음과 같다. 라데온 슈퍼 레졸루션, 라데온 부스트, 라데온 안티랙을 더한 AMD HYPR-RX ON을 선보일 예정이다. AMD HYPR-ON은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사용할 수 있다. 인풋렉을 낮추는 것이 특징이며 2023년 1분기 선보일 예정이다. 다잉 라이트 2에서 네이티브 상태보다 인풋렉을 줄이고 프레임을 늘렸다.

스트리밍 환경도 개선했다. OBS에 최적화됐고 AV1 인코드를 지원해 저비트레이트에서도 좋은 이미지로 송출할 수 있다. 특히 AV1은 콘텐츠 적응형 머신러닝 방식으로 낮은 비트레이트에서도 텍스트 가독성을 개선한다. 클라우드 게임 플레이 성능도 향상됐다. 4웨이 멀티플레이어 게임 스트리밍도 가능하다.

FSR은 게임 218개에서 지원될 예정이다. 또한 FSR은 2.2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며 포르자 호라이즌 5에 먼저 적용된다. 추가로 3DMARK에 FSR 테스트 프로그램이 추가될 예정이다.

2023년에는 FSR 3이 등장한다. 샘플영상에서는 FSR 2보다 프레임을 2배 정도 더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AMD 플루이드 모션 프레임 기술 덕분이다. 이번 플루이드 모션은 동영상 보간 기술이 아닌 GPU 기술로 명칭을 다시 살려냈다고 볼 수 있다.

RDNA3와 라데온 RX 7900 시리즈에 대해 간단히 알아봤다. 처음 라데온 RX 7900 시리즈가 전성비를 강조했을 때는 행여 성능이 좋지 않아 전력 효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는데, AMD 테크 딥다이브를 통해 그럴 필요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전력 효율이 뛰어난데 성능 개선도 많이 됐다. 칩렛 구조로의 변경은 현 시점에서는 장점밖에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RX 7900 XTX는 999달러로 경쟁사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RTX 4080의 1,199달러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알려진 정보로 정리해 보면 RTX 4080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매번 크게 상승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AMD가 플래그십 그래픽카드를 999달러로 설정했고 이를 통해 게이머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RX 7900 XTX의 실제 성능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주어진 정보만 놓고 보면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