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강민혜(단꿈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을 보며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어쩜, 안 본 새에 더 멋져졌네!"가 아니라 "아이고, 살 좀 빼야겠다, 너." 혹은 "요즘 피곤해? 피부가 왜 그래?"와 같은 말이 먼저 튀어나오는 상황을 경험해보시지 않았나요? 이렇게 타인을 잘 칭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다정한 칭찬을 많이 들어보지 못한 부모들은 자녀를 양육하면서도 아이를 잘 칭찬하는 것에 서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아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칭찬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칭찬합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해 볼까요? 이럴 때 엄마 A는 “우와, 우리 단꿈이가 정말 멋진 작품을 만들어왔구나!”와 같이 직접적인 칭찬을 했고, 엄마 B는 “우와, 우리 단꿈이는 어떻게 이런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었지?”와 같이 질문을 통해 간접적인 칭찬을 했습니다. 어떤 칭찬이 더 효과적일까요?

엄마 A의 칭찬은 곧바로 흘러가버릴 말이 되지만 엄마 B의 칭찬과 같이 질문을 통한 간접적인 칭찬은 아이가 한 번 더 생각하도록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잘할 수 있었어?"라는 엄마의 질문에 아이는 자신이 그렇게 하기까지 들인 노력과 과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자각하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칭찬의 효과는 더욱 견고해지고 사소한 질문을 통해 아이는 스스로에 대해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된답니다.

 

지나치게 부풀린 칭찬은 하지 않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과도한 칭찬은 때로 독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이어지는 "단꿈이가 세상에서 가장 예뻐(멋져).", "단꿈이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야.", "우리 단꿈이가 최고야."와 같은 칭찬들은 자칫 아이에게 잘못된 특권 의식을 형성시킬 수 있습니다. 또는 자신이 타인에 비해 훨씬 월등하다는 생각으로 인해 스스로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게 되기도 하고요.

이처럼 어릴 때부터 부모의 과도한 칭찬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타인의 사소한 비판이나 지적도 견디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과도한 칭찬이 만들어놓은 아이의 '지나친 자기애'가 아주 작은 불편함도 견디지 못하는 아이가 되도록 만든 것이죠.

따라서 지나치게 과장된 칭찬보다는 진심을 담은 한 마디의 섬세한 칭찬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단꿈이가 세상에서 가장 예뻐!"보다는 "엄마 눈에는 우리 단꿈이가 어떤 모습을 하든 정말 예뻐 보여."와 같이 이야기하는 것이죠. 온 세상 사람들 중에 네가 가장 예쁘다는 비현실적인 칭찬과 (엄마의 시선에서만큼은) 네가 가장 예뻐 보인다는 말의 차이를 조금은 느끼실 수 있겠죠?

 

결과 자체보다는 아이의 노력에 대해 칭찬한다

결과와 성취를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아이를 칭찬할 때에도 늘 '결과'를 최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시험에 비해 성적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이야~ 이번 시험 성적이 많이 올랐네?! 잘했어."와 같이 칭찬하는 것이죠. 이 문장에서 주어는 아이가 아닌 '시험'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조금은 다르게 칭찬할 수도 있습니다. 결과만 중심에 두고 칭찬하기보다는 아이가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 기울인 노력과 과정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죠. "우와, 우리 단꿈이가 게임도 하고 싶고 친구들이랑 놀고 싶기도 했을 텐데 시험 공부하느라 많이 참고 노력했구나!"와 같이요. 이 문장에서 주어는 시험이 아닌 아이입니다.

부모가 습관적으로 결과에 대해서만 칭찬을 하는 경우 아이가 자신의 성취와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의식하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불필요한 죄책감을 느끼거나 부모를 실망시킬까 봐 두려워하기도 하죠. 따라서 앞으로는 아이의 사소한 성취에 대해서도 결과 그 자체보다는 아이의 노력과 과정에 대해 칭찬해 주는 연습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글 = 강민혜 

단꿈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육심리 및 상담심리 전공 박사과정 중에 있으며 현재 단꿈 심리상담연구소를 운영하며 심리상담 및 놀이치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불안, 강박, ADHD(주의력결핌 과잉행동장애) 같은 증상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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