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를 살펴보면 다양한 곳에 발열을 식히는 쿨링 팬이 장착된 것을 알 수 있다. 작동 시 열이 심하게 발생하는 CPU와 그래픽카드는 쿨러 부분에 반드시 쿨링 팬이 있고, PC 케이스는 외부 공기 흡입 및 내부 공기 배출을 위해 다수의 쿨링 팬이 곳곳에 장착된다.

메모리는 상대적으로 발열이 심하지 않은 부품이어서 쿨링 팬 없이 방열판만 있는 간소한 쿨러가 부착되거나 아예 쿨러가 장착되지 않는 경우가 보통이다. 하지만 메모리도 높은 수준으로 오버클럭을 하고 오랜 시간 작동할 때는 발열에 영향을 받아 성능이 저하되고, 수명은 빠르게 감소할 여지가 있다.

그래서 일부 제조사는 고급형 오버클럭 메모리에 쿨링 팬이 장착된 쿨러를 적용하여 발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최근 게일(GeIL)은 방열판과 쿨링 팬 2개를 조합하여 발열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오버클럭 메모리 ‘GeIL DDR5-6600 CL38 EVO V RGB’(이하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 시리즈를 선보였는데, 이번 기사를 통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메모리 식히는 액티브 듀얼 팬 쿨링 시스템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는 방열판 가장자리 두 곳에 20mm 규격 쿨링 팬이 장착되어 있다. 쿨링 팬 2개로 메모리 주변에 있는 공기를 흡입하여 방열판 내부로 흐르게 만들고, 그 공기를 후면에 있는 통풍구로 배출시키는 방식이다. 게일은 이를 ‘Active Dual Fan Cooling System'(이하 액티브 듀얼 팬 쿨링 시스템)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메인보드 메모리 슬롯에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를 조립하고 PC 전원을 켜면 화려하게 빛나는 RGB LED와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쿨링 팬을 볼 수 있다. 쿨링 팬은 직경 15mm를 조금 넘어가는 아담한 크기지만 회전 속도가 12000RPM(분당 회전 속도, ±20%)에 달해 풍량은 메모리 방열판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다.

방열판과 쿨링 팬 때문에 메모리 크기가 너무 커지는 것은 아닐지 염려될 수 있을 텐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메모리 높이는 약 54mm여서 타워형 CPU 공랭 쿨러 사용 시에도 두 제품의 방열판이 맞닿을 가능성은 낮고, 메모리 두께는 약 8mm여서 방열판을 사용하는 다른 메모리 제품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액티브 듀얼 팬 쿨링 시스템이 발열 해소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아보기 위해 열화상 카메라로 메모리 온도를 측정해보았다. 온도는 아무런 소프트웨어도 실행하지 않은 메모리 유휴 상태와 게임(사이버펑크 2077) 및 메모리 벤치마크 테스트(산드라 라이트 2021)를 동시에 실행하여 메모리 사용률을 끌어올린 메모리 부하 상태에서 측정했다.

측정 결과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는 전반적인 온도가 메모리 유휴 상태에서 32°C 내외로 나왔고, 메모리 부하 상태에서는 방열판 중앙부 온도가 33°C 내외, 쿨링 팬 장착부 온도는 44°C 내외로 나왔다.

비교 대상인 방열판만 부착된 DDR5-4800MHz 메모리는 유휴 상태와 부하 상태 모두 온도가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보다 높게 측정되었다. 서로 방열판 크기와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온도 측정 위치가 약간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쿨링 성능이 확연하게 차이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성적인 디자인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는 디자인도 독특한 제품이다. 방열판 가장자리 끝부분에 있는 쿨링 팬 2개는 마치 로봇의 두 눈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방열판 표면에는 볼록하게 돌출된 부분과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 좌우 대칭으로 배열되어서 로봇 같은 느낌을 배가시킨다.

제품 크기는 137 x 54 x 8mm이며 방열판 재질은 알루미늄이다. 메모리 모듈보다 넓은 면적으로 방열판이 구성되어서 공기 중으로 열을 발산하는 것이 용이한 구조이다. 쿨링 팬이 흡입한 공기는 'EVO V' 로고 아랫 부분에 있는 통풍구를 통해 방열판 외부로 배출된다.

방열판 상단에는 RGB LED가 장착되었다. PC 전원을 켜면 화사하게 빛나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르게 빛이 발산되어서 LED 튜닝 효과를 누리기에 적합하다.

RGB LED 조명 색상이나 점등 모드를 변경하려면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RGB LED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한다. 에이수스(ASUS)의 ‘아우라 싱크’(AURA Sync), 기가바이트(GIGABYTE)의 ‘RGB 퓨전’(RGB FUSION), MSI의 ‘미스틱 라이트 싱크’(MYSTIC LIGHT SYNC), 애즈락(ASRock)의 ‘폴리크롬 싱크’(POLYCHROME SYNC) 등이 있다. 사용자의 메인보드와 동일한 제조사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된다.

 

XMP 3.0으로 간편하게 오버클럭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는 그 이름대로 6600MHz까지 오버클럭할 수 있다. DDR4 표준 클럭인 3200MHz보다 2배 이상, DDR5 표준 클럭인 4800MHz보다는 40% 가까이 더 높은 클럭이다.

메모리 오버클럭은 메인보드 바이오스(BIOS)를 통해 ‘XMP’(eXtreme Memory Profile) 3.0 기술을 사용하여 간단하게 시도할 수 있다. XMP는 메모리 제조사가 사전에 안정적으로 작동 가능한지 확인한 설정값을 메모리에 저장하여 누구나 간단하게 오버클럭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 MSI MPG Z790 CARBON WIFI
▲ MSI MPG Z790 CARBON WIFI

XMP 3.0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메인보드 역시 XMP 3.0을 지원해야 하며,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처럼 높은 수준으로 오버클럭하는 경우에는 발열에 잘 견디면서 안정적으로 메모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메인보드가 필요하다.

맨즈랩은 오버클럭 테스트를 위하여 ‘MSI MPG Z790 CARBON WIFI’ 메인보드를 사용하였다. MSI MPG Z790 CARBON WIFI는 DDR5 메모리를 7600MHz까지 오버클럭 가능하고 CPU와 메모리를 위한 전원부가 총 21(19+1+1)페이즈로 구성되어서 오버클럭으로 인해 소비전력이 늘어나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

▲ 인텔 코어 i7-13700K 인텍앤컴퍼니
▲ 인텔 코어 i7-13700K 인텍앤컴퍼니

CPU는 최신 데스크톱 프로세서 중 하나인 ‘13세대 인텔 코어 i7-13700K 인텍앤컴퍼니’를 사용했다. DDR4와 DDR5 메모리 컨트롤러가 내장되어서 최신 DDR5 메모리와 이전 세대 DDR4 메모리 모두 활용하는 것이 문제없다. 메모리를 오버클럭하는 경우에도 안정적으로 본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와 앞에서 소개한 하드웨어들을 조합하여 테스트 시스템을 조립해 XMP 3.0으로 메모리 오버클럭을 시도했다.

MSI 메인보드는 바이오스 기본 화면에서 ‘OC’ 항목으로 간 다음 ‘DRAM Setting’ 항목 아래에 있는 ‘엑스트림 메모리 프로파일(XMP)’을 선택하여 활성화(Enabled)시키면 XMP 3.0이 적용된다. 그러면 자동으로 메모리가 오버클럭되는데 설정값을 저장하고 재시작해야 한다.

윈도우 11 작업 관리자를 통해 메모리 성능을 보면 클럭(속도)이 6600MHz로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XMP 3.0 오버클럭이 제대로 적용된 것을 확인 가능하다.

오버클럭한 상태에서 메모리 성능이 어느 정도 높아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SiS소프트웨어 산드라 라이트 2021(SiSsoftware Sandra Lite 2021)로 메모리 대역폭을 측정해보았다.

측정한 결과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 메모리 대역폭은 기본 클럭인 4800MHz에서 59.421GB/s(초당 기가바이트), 오버클럭 적용 시에는 75.337GB/s로 나왔다. 메모리 대역폭이 오버클럭으로 약 27% 향상된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기본 클럭과 오버클럭 시 게임 성능을 비교해보았다. 각 게임은 1920x1080(FHD) 해상도에서 그래픽 옵션을 ‘높음’으로 설정하고 프랩스(Fraps) 및 내부 벤치마크를 이용해 평균 FPS(초당 프레임)를 측정했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RTX 3070 FE(파운더스 에디션)를 사용했다.

테스트 결과 모든 게임은 메모리를 오버클럭한 상태에서 성능이 높아졌다. 특히 ‘배틀그라운드’는 평균 FPS가 12.5% 정도 높아져서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한 것 같은 성능 차이를 기록했다.

다만 ‘칼리스토 프로토콜’처럼 메모리 오버클럭이 성능 향상에 별로 효과가 없는 게임도 있다. 해당 게임이 메모리보다 CPU나 그래픽카드 등 다른 하드웨어에 의존하는 경우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즉, 메모리 오버클럭으로 게임 성능을 높이고 싶어하는 사람은 평소 즐기는 게임이 메모리 성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지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발열에 강한 오버클럭 메모리

PC 하드웨어 성능이 향상되는 만큼 발열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메모리는 발열량이 적지만 오버클럭 메모리는 발열량이 더 많기 때문에 확실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는 방열판에 액티브 듀얼 팬 쿨링 시스템이 더해져서 일반적인 메모리 제품들보다 한층 더 높은 발열 해소 성능을 기대할 수 있으니 오버클럭 시 안정성 면에서도 유리하다.

어떤 하드웨어도 빠짐 없이 확실하게 발열 대비책을 마련하고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은 PC 사용자라면 게일 DDR5-6600 CL38 에보 V RGB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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