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둘째를 출산한 주부 서모(38) 씨는 출산 직후보다 육아에 익숙해졌지만 힘들기는 첫째 키울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얼마 전부터 손목이 쑤시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조금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졌지만 육아와 식사 준비 등 가사 노동까지 하다 보니 통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수근관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도 하는 수근관증후군은 엄지 손가락과 둘째, 셋째, 그리고 넷째 손가락 반의 감각과 엄지 손가락 운동 기능의 일부를 담당하는 정중 신경이 손목 부위에서 압박되어, 손과 손가락 저림, 통증, 감각 저하, 부종, 힘의 약화 등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수근관증후군은 초기에는 손목이 시큰거리는 정도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손가락 감각이 없어지고 힘이 빠져 병마개를 따는 것도 힘들어진다. 또 따끔한 통증은 물론 일시적인 마비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증세가 비교적 가볍다면 무리한 손목 사용을 금하고 손목에 부목을 고정하거나 약물 치료, 주사 요법 등을 하면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부분 마취를 하고 수근관을 넓혀주는 외과적 시술을 받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육아의 또 다른 복병 건초염

육아를 시작한 초보 엄마에게 나타나기 쉬운 손목 질환으로는 건초염도 있다. 건초염이란 손목에서 엄지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힘줄에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주로 엄지 손가락으로 이어진 힘줄에 많이 발생한다.

특히 수유를 하거나 아이를 안거나 아이를 돌볼 때 손과 손목을 반복적으로 자주 사용하다 보면 이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손목은 손가락과 연결되어 있어 손목에 질환이 생기면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도 어려워진다. 만약 엄지와 검지에 찌릿한 증상이 있고 엄지를 구부릴 때 통증이 느껴지면 건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여름에는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은 날씨 탓에 관절 조직 내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신경을 자극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건초염은 여름철에 특히 더 통증을 쉽게 느낀다.

처음에는 손목 부위 관절이 뻐근하거나 찌릿찌릿한 느낌이 있는 정도라 방치하기 쉬운데 손목을 젖히거나 엄지를 구부릴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미 건초염으로 진행됐을 확률이 높다.

보통 초보 엄마들의 손목 통증은 아이가 손이 많이 가는 신생아 시기를 벗어나면 완화될 수 있다. 만약 지속적으로 통증이 있거나 증상이 심하다면 약물 치료나 체외 충격파 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건초염을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손가락 스트레칭이다.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엄지 손가락은 힘을 빼고 나머지 네 손가락을 손바닥 아랫부분 도톰한 부위에 닿도록 구부려 쥐었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면 손가락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에서 손목을 보호하려면

이처럼 주부들은 육아를 비롯한 각종 설거지, 빨래, 청소 등 가사 노동까지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매일 여러 번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손목에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손목 관련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일상생활을 할 때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를 볼 때 역시 마찬가지이다. 수유 중 손목, 손가락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유 자세를 제대로 잡는 것도 중요하다. 엄마의 허리 둘레에 수유 쿠션을 단단히 놓고 아기를 가슴 높이에 맞도록 안아서 아기 몸무게가 엄마의 팔, 손목, 손에 실리지 않아야 한다.

또 수유 시 한쪽 손만 사용하여 손목을 구부리지 않아야 하고, 통증이 심할 경우 옆구리에 끼고 수유하는 자세를 취하면 손목과 손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아이를 안을 때는 아대(손목 보호대)를 사용해서 손목이 과도하게 구부러지지 않게 한다. 또 아이를 안을 때는 엄마 몸 쪽으로 최대한 밀착시켜 아이의 무게중심이 가운데 오도록 안는 습관을 가지는 게 좋다. 또 아이 무게를 분산시키는 히프 시트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의 무게를 팔과 다리 힘으로 버텨내려 하면 허리와 무릎, 손목에 상당한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손빨래는 되도록 피하고 세탁기를 이용하며 걸레나 빨래를 짤 때는 손목에 힘을 줘 비틀어 짜는 것은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삼가한다. 또 무거운 식기 대신 가벼운 식기를 사용하고 기름때가 잘 묻지 않는 코팅된 조리 도구를 사용해 설거지할 때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도마와 칼 대신 가능하면 채칼이나 믹서를 쓰고 행주 대신 키친 타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되도록 눈높이에 맞춰 사용한다. 손목이나 손가락에 통증이 느껴질 땐 사용을 잠시 중단하고 손목을 가볍게 주물러주거나 손을 가볍게 털어주면 도움이 된다.

손목 통증은 기온이 낮은 겨울에 손이 차가워져 통증이나 강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해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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