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있어서 만큼은 타협이 없는 게이머들. 게임마다 사용하는 장비도 다르고 설정도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책상 위에는 다양한 주변기기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누군가는 이 모습을 보고 심란함을 느끼겠지만, 게이머는 스스로 게임에 '진심'인 듯한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 

유튜브 업로드나 스트리밍까지 한다면 책상은 그야말로 '심연의 뒤틀린 혼돈' 그 자체가 된다. 게이밍 기어, 방송 장비, 외장하드 등 수많은 주변기기 케이블은 필연적으로 엉키고 꼬인다. 이 복잡한 케이블은 USB 포트에 연결된다. 하지만 USB 포트의 수는 정해져 있다. 게이머들의 USB 포트는 항상 부족하다. 어쩌다 자리가 생겼다 싶으면 어느새 다른 장비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 헤드셋, 데스크 조명, 디지털시계, FPS용 청축 키보드, MMORPG용 적축 키보드, 레이싱용 컨트롤러, RPG용 컨트롤러, 마우스 그리고 비밀문서와 일본 여성들이 거주 중인 외장하드 4개. USB는 포트는 늘 부족하다.
▲ 헤드셋, 데스크 조명, 디지털시계, FPS용 청축 키보드, MMORPG용 적축 키보드, 레이싱용 컨트롤러, RPG용 컨트롤러, 마우스 그리고 비밀문서와 일본 여성들이 거주 중인 외장하드 4개. USB는 포트는 늘 부족하다.

'블루투스를 쓰면 되잖아?'

몇몇 게이머는 '무선' 제품을 믿지 않는다. 블루투스의 '간섭'과 '연결 해제'와 '충전 알림'에 한 번씩 당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에서는 짧은 순간이 패배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책상이 혼돈의 소용돌이로 바뀔지언정 연결의 '안정성'을 선택한다. 선이 엉켜있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게임이 끊기는 것은 참을 수 없다. 그들은 말한다. '복잡해 보여도 나름의 규칙이 있다'고. 그러나 대부분은 거짓말이다.

자료를 보관하는 사람들도 USB 포트 결핍에 시달린다. 그들이야말로 USB 포트가 절실하다. 특히 '어떤 것'을 수집하거나 모으는 사람들은 그 '어떤 것'이 완결이 되거나 혹은 누군가 은퇴를 해야만 멈출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외장하드의 개수는 늘어간다. 이런 자료들은 함부로 클라우드에 보관할 수도 없다. 너무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케이블의 복잡함을 떠나서 블루투스를 사용하려면 동글이나 수신기를 연결해야 한다. 이때도 USB 포트가 필요하다. 사실 케이블이 문제가 아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비밀스러운 자료를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USB 포트는 부족하다.


USB 멀티탭?

EFM ipTIME UH1005QC(이하 UH1005QC)는 포트의 결핍을 해결하는 'USB 허브'다. 일종의 멀티탭인 셈이다. 하지만 USB 허브는 단순히 PC와 노트북을 연결하고, 전원을 공급하는 제품이 아니다. 겉으로 보기엔 포트만 몇 개 더 놓은 것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한다.

UH1005QC에는 총 5개의 포트가 있으며, 제품의 전체 크기는 135 X 44 X 23mm로 책상 위에 있는 제품 중에서는 작은 편이다. 일반적인 외장하드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조금 더 길어서 휴대하기에 좋다. PC나 노트북을 사용할 때도 크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일은 없다.

▲ 외장하드와 비교했을 때도 크지 않아서 휴대하기도 쉽다

USB 포트 옆에는 작은 점들이 찍혀있다. 이 점들은 아라비아 숫자를 대신하는 ipTIME의 고유 디자인이다. 아마 ipTIME 제품을 사용해 봤다면 익숙할 것이다.

옆의 동그랗고 작은 버튼은 on/off 기능 스위치다. UH1005QC는 번거롭게 제품을 연결하고 해제할 필요가 없다. 주로 마이크나 헤드셋, 카메라나 캠처럼 완전히 분리하기는 애매하지만 자주 쓰는 주변기기들을 연결해서 사용하거나, 보안이 중요한 외장하드를 관리하는 데도 좋다. 사용하지 않는 USB 포트는 전원을 차단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다른 포트에 더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할 수가 있다.

드라이버 설치 없이 장비를 자동 인식하는 'Plug&Play' 기능과 PC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도 제품을 자유롭게 연결하고 해제할 수 있는 'Hot Swapping' 기능은 기본으로 담겨있다.

포트를 자세히 보면 위에 4개는 파란색이고, 맨 아래에는 'Quick Charge 3.0'이라고 적혀있다. USB 포트에서 '파란색'은 USB 허브에서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전원을 공급하는 것 외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 사용하지 않는 외장하드는 전원을 차단하면 바이러스에 걸릴 위험도 없다
▲ 사용하지 않는 외장하드는 전원을 차단하면 바이러스에 걸릴 위험도 없다

USB 허브의 궁극적인 목적 '전송'

▲ USB 허브의 궁극적인 목적은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있다
▲ USB 허브의 궁극적인 목적은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있다
▲ '개인적인'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데이터가 옮겨지거나 삭제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전송 속도'다.
▲ '개인적인'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데이터가 옮겨지거나 삭제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전송 속도'다.

USB 허브에서 연결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데이터의 '전송'이다. PC나 노트북에 연결되는 키보드나 마우스는 작동만 잘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외부 저장장치에 있는 데이터를 복사하고, 옮기고, 지우는 작업에서는 '전송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USB 포트에 파란색, 청록색, 빨간색 같은 색상이 있다는 것은 전송 속도가 빠르다는 걸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파란색은 'USB 3.0', 'USB 3.1' 을 의미한다. '3.0'이나 '3.1' 같은 숫자는 몇 번째 세대인지를 알려주는 의미인데, 당연히 세대가 높을수록 전송 속도는 더 빠르다.

UH1005QC 뒤에 적혀있는 'USB 3.2 Gen2 10G' 의 뜻은 'USB 3.2 Gen2'세대이며, '초당 10기가 바이트'의 전송 속도를 지원한다는 뜻이다.

▲ USB 버전과 전송 속도 (사진 출처=실버스톤)

'이거 쓰면 USB 빨라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USB 허브는 거쳐 가는 장비일 뿐이지 전송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기능은 없다.

즉, PC나 노트북의 USB 포트가 'USB 2.0'이거나, 외장하드가 'USB 3.0'을 지원한다면, 그 이상의 속도는 낼 수 없다. 하위호환은 되지만 정해진 틀을 벗어나 속도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3.0 'Quick Charge'

최근 고속으로 충전되는 전자기기들은 1에서 100까지 한 번에 충전되는 게 아니라, 80까지는 빠르게 충전되다가 80에서 100까지 천천히 충전되는 걸 볼 수 있다. 배터리의 과부하와 충격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여기는 '고속 충전'이나 '초고속 충전' 같은 빠른 충전이 필요한 장비를 위한 자리다. 

'Quick Charge'는 퀄컴사의 충전 방식이다. 줄여서 'QC'라고 한다. 또 3.0이 보이는데, 앞서 USB를 설명한 것과 같다. 'QC 3.0'은 일반 충전기보다 2.8배 빠르게 충전할 수 있으며, 5~12V의 전압을 계산해서 필요한 전력의 양을 정확히 제공한다.

'노트북에 연결해서 퀵차지할 수 있음?'

USB와 마찬가지로 충전하는 기계 자체가 'QC'를 지원하지 않으면 충전 속도는 그대로다. 그리고 'QC'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준비물이 필요하다. 우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어댑터를 연결해야 한다. 

'PC - USB 허브 - 퀵차지 포트'의 연결 형태로는 사용할 수 없다. USB 허브에 반드시 별도의 전원이 공급되어야 한다. 그리고 'QC 3.0' 전용 케이블도 필요하다. 허브를 충전용 어댑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외장하드나 일반 USB 제품들은 전원 어댑터를 연결할 필요 없이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프린터나 캠코더 멀티미디어용 장비를 빠르게 충전할 때는 어댑터를 연결해야 안정적인 전원공급을 할 수 있다. 


데이터는 유행을 타지 않는다

전자기기의 디자인은 점점 더 작고 단순한 형태의 '미니멀리즘' 추구한다. 이 트랜드는 USB 포트의 네모도 크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노트북은 이제 성능도 중요하지만 'PD 충전'이 가능한 'C타입' 포트가 있는지 없는지 역시 구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다 보니 'USB(USB-A)' 포트는 점점 사라지고, 그 자리를 더 작은 포트인 'C타입(USB-C)'이 대신하고 있다. 

▲ 연식이 오래된 외장하드는 허브에 연결해도 전송 속도가 느리다. 이럴 때는 '완결' 혹은 '은퇴'의 카테고리만 남겨두고, 전송이 빠른 외장하드를 위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경험담이다.
▲ 연식이 오래된 외장하드는 허브에 연결해도 전송 속도가 느리다. 이럴 때는 '완결' 혹은 '은퇴'의 카테고리만 남겨두고, 전송이 빠른 외장하드를 위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경험담이다.

포트는 'C타입' 으로 바뀌고 있지만, 데이터는 유행을 타지 않는다. 오래된 혹은 수집이 끝난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 외장하드는 아직도 USB-A 타입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정리하고 수집하는 사람들에게는 때때로 '신작'이 불편할 때가 있는 법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UH1005QC는 '수집가'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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