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사이가 좋은 부부라고 해도 결혼 후 ‘부부갈등’은 피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성격, 생활태도, 양육관, 가치관 등 모든 부분에서 부부가 찰떡궁합이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이렇게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시나요?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부부갈등이 자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갈등이 생겼을 때 서로를 비난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공격적이며 부정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하는 모습을 자녀가 자주 목격하게 되면 자녀 또한 그런 방식을 학습하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자녀 역시 친구와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에게서 학습한 대로 공격적인 행동으로 대처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있더라도 그 갈등이 자녀에게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영향력이 매우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배우자와의 갈등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에 어떻게 하면 자녀에게 그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현명하게 갈등을 대처할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보려고 합니다.  

또한 가족 내 부부갈등이 존재하더라도 갈등이 자녀에게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그 영향력이 매우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배우자와의 갈등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에 어떻게 하면 자녀에게 그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현명하게 갈등에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이가 예민하게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 언급을 조심해주세요 

아이의 성향에 따라 불안을 느끼는 부분이 각기 다릅니다. 아이의 성향이 계획적인 경우와 예기불안이 높은 경우를 예로 들어볼게요. 

평소 매우 계획적이며 절제하는 경향이 강한 아이 앞에서는 돈에 관한 이야기는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런 성향의 아이라면 부모가 돈 때문에 자주 다투는 모습을 보며 꼭 필요한 소비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죄책감을 느끼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기불안이 높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는 아이 앞에서는 부부의 불안한 미래에 대해 특히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그럴 거면 그만 살아!’라든지 ‘차라리 내가 집을 나갈게!’ 등과 같은 언급은 부모가 언제든 헤어질 수 있으며 자신을 떠날 수 있다는 유기불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 아이가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을 잘 살펴서 부부싸움이 발생하더라도 아이 앞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주의해 주세요.

 

부부싸움이 자녀와 관련된 문제라면

아이는 심한 죄책감을 느낄 수 있어요

어릴 때부터 부모가 다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 아이들은 늘 불필요한 죄책감을 느끼며 자랄 수 있습니다. 특히 훈육방식이나 교육관 등의 차이와 같이 자녀와 관련된 문제로 부모가 다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면 아이는 부부갈등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부부싸움이 자녀와 관련돼 있을 때 자녀는 자기 자신을 심하게 자책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답니다.

따라서 배우자의 훈육방식이나 교육관 등이 불만스러울 때에도 자녀 앞에서는 이와 관련한 지적이나 비난은 삼가주세요. 사소한 지적으로 시작된 의견 차이가 심한 부부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곧 아이가 ‘나 때문에 엄마 아빠가 싸우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아이에게 해결사, 중재자 역할을 떠넘겨선 안 돼요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연령이 되면 아이가 해결사나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간 갈등이 생길 때 “엄마 아빠 얘기 좀 들어봐. 누구 말이 맞는 것 같아?”라고 묻는 것이죠.

부부의 문제를 자녀에게 떠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부부갈등이 자녀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지 않도록 그 경계를 분명히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우자를 소외시키고 아이와 같은 편이 되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부부갈등이 심각한 경우에는 부모 중 한쪽이 자녀에게 더욱 의존하며 자녀와 ‘같은 편’을 이루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예로 오래전부터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 늘 아들에게 의존하고 집착했으며 아들이 결혼한 후에도 아들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시어머니의 경우를 들 수 있겠네요. 이런 경우에는 엄마와 아들이 같은 편이 되어 아빠를 소외시키게 되며, 아들이 아빠를 미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남편에 대한 아내의 감정이 아들에게도 전이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아들은 성장해서도 엄마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으며, 무의식적으로 남편의 역할까지 대신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부부갈등이 지속될 때 나도 모르게 자녀와 한 편이 돼 배우자를 소외시키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평소 아이 앞에서 보일 수 있는 모습의 '마지노선'을

명확하게 정해두세요

부부 중 한 명이라도 감정을 잘 통제하지 못한다면 사소한 부부싸움도 극한으로 치닫게 될 수 있습니다. 배우자에게 심하게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내던지는 등의 과격한 행동으로 분노를 표현하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부부싸움이 커진 경우에는 중간에 멈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모의 싸움을 바로 앞에서 목격하며 공포에 떨고 있는 아이는 이미 눈에 들어오지 않게 않죠.

부부 두 사람 중 큰소리가 나거나 험한 말이 오가기 시작했을 때에는 배우자에게 ‘정지’ 신호를 보내고 싸움을 중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평소 부부간 정지 신호를 정해두고 비교적 침착함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부부싸움 중 그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언제 정지신호를 보낼지 그 기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두세요. 예를 들어, ‘둘 중 한 사람이라도 깜짝 놀랄 정도로 큰 소리를 질렀을 때’, ‘험한 말이 한차례라도 오갔을 때’ 등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겠지요.

일단 정지 신호를 보냈다면 더 풀어야 할 문제가 남았더라도 자녀가 집에 없을 때 남은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평소에 약속해 두세요.

 

글 = 강민혜 단꿈 심리상담연구소 소장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육심리 전공 박사과정 중에 있으며 현재 단꿈 심리상담연구소를 운영하며 심리상담 및 놀이치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불안, 강박, ADHD 등의 증상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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