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에는 명절 음식을 장만하고 대가족의 설거지, 집안 어른들과의 불편한 자리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명절증후군’을 겪는 이들이 많다.

과거에는 주로 주부가 겪는 증상이었지만 요즘은 성별과 지위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심지어 아이들까지 말이다.

 

낯선 환경 때문에 유발되는 아이의 명절증후군

아이는 장시간 이동해야 하고 익숙한 집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 의해 생활 리듬이 깨지면서 피로가 쌓인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다 보니 편안해야 할 잠자리까지 불편해진다. 더욱이 명절 내내 먹는 기름기 가득한 음식들은 장에 탈이 나게 할 수도 있으며, 감기 같은 질병에 노출될 위험성도 크다.

수시로 음식을 만들고 차리고 치워야 하는 부모들은 아이가 음식을 제대로 먹고 있는지,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잘 지내고 있는지 제대로 살피기 어렵다.

당연히 한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만난 사촌들과 사이좋게 지내기란 쉽지 않다. 아이들끼리 다툼이 일어날 수 있으며, 부모가 집안에서 일하는 사이 바깥에서 놀다 보면 자외선과 건조한 공기로 인해 피부까지 건조해져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게다가 성묘를 갔다가 해충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

이처럼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거워야 할 명절에 우리 아이들이 명절증후군으로 고생하지 않게 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추석과 성묘의 의미를 미리 알려주고 할아버지, 할머니 등 어른을 뵐 때 인사하는 법, 사촌들과 사이좋게 노는 법 등을 일러주는 것도 좋다.

 

장난감으로 친해지도록 유도

평상시 엄마, 아빠 이외의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명절에 많은 친척이 한 자리에 모이면 유난히 부끄러워하는 아이가 있다. 특히 형제자매가 없는 아이라면 낯가림이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무조건 친척들과 친해지라고 강요한다면 오히려 낯가림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을 이용해 사촌들과 놀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낯가림이 사라질 것이다. 아이들은 공통 관심사가 있으면 빠르게 친해진다. 단, 장난감을 서로 갖고 놀겠다며 오히려 싸움이 날 수 있으니 (여력이 된다면) 같은 종류의 장난감을 여러 개 준비해 선물로 주고 함께 놀도록 하는 것도 좋다.

또한 아이에게 무조건 양보만 강요하지 말고 같이 갖고 노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미리 알려준다면 싸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가족 사진을 미리 보여줘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탈났다면 기름진 음식 자제해야

명절에는 먹거리가 넘쳐난다. 그런데 이 음식들이 대부분 기름지다는 것이 문제다. 더욱이 친척 어른들은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 아이스크림 등 간식을 많이 사준다.
이처럼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다 보면 쉽게 체하거나 설사를 하는 등 배탈이 날 수 있다. 이럴 때 찬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따뜻한 물을 많이 마셔서 배를 따뜻하게 해 준다.

아이가 평소보다 심하게 과식을 하고 있다면 엄마가 직접 나서 아이의 먹는 양을 조절해 주는 것도 좋다.

 

성묘 갈 때는 긴 옷 필수

추석을 전후로 성묘를 다니며 해충에 의한 질병이 유행한다. 특히 야생 진드기에 의한 질병은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성묘에 나설 때는 긴 소매나 긴 바지를 입혀야 한다.

성묘에서 돌아오면 바로 깨끗한 물로 아이의 몸을 씻겨주고, 혹시 아이가 벌레에 물렸다면 얼음주머니로 벌레에게 물린 곳을 마사지해 주면 효과가 좋다.

아이가 벌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곤충에 쏘인 후 호흡 곤란 증세를 일으킬 수 있으니 증상이 심해질 경우 바로 병원을 찾는다.

 

평소 사용하는 베개 · 잠옷 챙기기

긴 명절 연휴 기간 중 부모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바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하루 종일 징징거리는 아이를 달래는 것이다.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도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잠자리가 바뀌면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장거리 여행으로 인해 피로가 겹치다 보면 잠자리가 더욱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숙면을 취하기 힘들고 덩달아 엄마, 아빠까지 불편해진다.

아이가 평소에 사용하는 이불이나 잠옷, 베개, 인형 등을 미리 챙겨 가면 환경이 바뀐 곳에서 잠투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화상 · 찰과상 등 안전사고에 주의

명절에는 사람도 많고 정신이 없어서 안전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 뜨거운 차를 흘려서 아이가 화상을 입거나 밖에서 놀던 아이가 찰과상을 입고 우는 경우도 허다하다.

명절에는 가급적 아이가 뜨거운 불 근처에 올 수 없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밖에 혼자 나가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추석 연휴에 챙기면 좋은 물품들

이번 추석 연휴는 여느 때보다 길다.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니 준비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필요한 물품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비상약

집이 아닌 낯선 환경에서는 아이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항상 비상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감기에 대비해 체온계와 해열제 및 해열 패치는 필수이다. 이와 함께 상처가 날 경우 바를 연고와 반창고도 챙긴다.
머무르는 장소에서 가까운 병원이 어디에 있는지도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연휴기간 동안 급성 장염 같은 질환 이 발생할 경우 당황하지 않고 바로 병원을 찾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자.

 

휴대용 변기

고속 도로 정체 구간에서 갑자기 아이가 화장실을 찾는다면? 이렇게 난감한 상황이 또 없을 것이다. 이럴 경우에 대비해 휴대용 변기를 준비한다. 비닐봉지를 함께 챙기면 사후 처리도 간편하다.

 

장난감, 물티슈

장시간 차 안에 갇혀 있다 보니 지루함에 징징거리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가 지루하지 않도록 평상시에 잘 갖고 노는 인형이나 장난감을 미리 챙긴다.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거나 동요를 들려주는 것도 좋다.

차 안에 오래 있다 보니 음료수나 다양한 간식을 많이 먹게 되는데 아이의 손을 닦아주거나 흘린 음식물을 닦기 위해 물티슈도 넉넉히 준비한다.

 

아이의 명절증후군은 아이 뿐만 아니라 부모까지 힘들게 한다. 따라서 미리미리 아이가 힘들어할 만한 요소를 파악하고 최소화시켜 주는 것이 아이의 명절증후군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귀성길에 오르기 전에 한 번씩만 더 점검한다면 아이의 명절증후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자료: 국민건강지식센터 건강칼럼, 차병원 건강칼럼, 삼성서울병원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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