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가 청각적으로 많이 예민한 것 같아요. 아이가 어릴 적부터 조금 큰 소리에도 잘 놀라며 크게 울곤 했어요. 음악 소리가 조금만 커도 거부감을 느끼며 힘들어하고, 시끄러운 장소에 가면 불안해 하기도 해요. 

학교에서도 쉽게 소리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친구들이 떠드는 쉬는 시간이 되면 예민해지고, 소리를 지를 때도 있어요. 

아이가 왜 이런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궁금해요.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A.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하다고 여기는 소리에 어떤 아이들은 강한 반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작은 소리가 나에게만 크게 들리는 것 같고 너무 신경 쓰여 과민 반응을 하게 되지요. 청각적 민감성 때문에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예요. 

이렇게 청각 과민증이 있는 아이들은 '청각 감각 과부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청각 감각 과부하는 뇌가 처리하는 데 필요한 소리의 양에 의해 압도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소음의 양 때문에 과부하가 걸려 배경의 음악을 필터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다른 것 즉, 일상에 집중하는 것을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빠른 음악이 나오는 곳에서 대화를 한다면 대화 하는 것보다 음악 때문에 괴로워하고, 심지어 아프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같은 소음 민감성은 사실 고쳐지는 것이 아니기에 늘 불안을 동반합니다. 

 

청각적 과민반응의 이유

그렇다면, 왜 청각적 과민반응이 일어날까요? 귀의 구조가 특별하거나 의학적인 문제가 아닐 경우, 연구에 따르면 뇌가 소리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소음과 소리를 수신하고 걸러내는 뇌의 편도체가 다르게 작용하는 것이죠. 어떤 것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하는지, 무시해야 할 소음은 무엇인지 결정하지 못하고 필요 이상으로 편도체가 소리에 주의를 기울여 괴로워집니다.

일부 아동은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영향으로 해당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청각 필터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비정상적인 감각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환경이 바쁜 곳, 예를 들어 슈퍼마켓이나 아이들의 생일파티, 키즈카페와 같은 놀이방에서는 아이가 소리에 압도돼 괴로워하거나 완전히 기진맥진 돼 감각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청각 과민성 아이의 반응 행동 원인

청각 과민인 아이의 반응 행동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청각과민 반응의 아이는 특정 과민 소리를 들으면 불안하기 때문에 자신의 신체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때때로 "FIGHT, FLIGHT or FREEZE " 즉, 싸우고, 도망가거나 멍하게 얼어버리는 상태로 불리는 자동 안전 반응을 유발합니다. 이 대응은 우리 뇌가 자연적으로 몸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메커니즘 현상입니다. 또한 불안함은 분노와 같은 행동적 상관관계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같은 반응은 아이가 사회성 발달이 안 돼 학교에 적응을 못 해서, 다른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몰라서 등의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청각 자극에 힘들어하는 아이의 경우 다른 친구에게 공격적으로 반응하거나(FIGHT, 싸움) 특정 음악을 듣고 한쪽 구석에 움츠리거나 도망하는 반응(FLIGHT, 도망감), 학교에서 갑자기 멍하게 얼어서(FREEZE, 멍하게 얼어버리는 현상) 책상 밑으로 내려가는 반응 등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반응은 모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자동 안전 반응'이지 어떤 의도를 갖고 하는 행동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해 주세요.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청각 과민성 아이 도와주는 방법

청각 과민성 아이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아이는 외부 소리를 단순히 피하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고칠 수는 없지만 아이가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더 잘 다루기 위해 용기 있게 행동하도록 가르칠 수는 있습니다.

 

아이를 소리로부터 너무 많이 보호하지는 마세요

청력은 보호할수록 더 많은 공포와 불안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 두려움은 회피와 짜증의 가능성을 높이고요. 아이의 힘든 부분을 이해하지만 부모가 너무 지나치게 모든 소리를 차단하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어두운 방에 3시간 동안 있었다가 밖으로 나간다고 생각해 볼게요. 어두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평범한 햇빛 속으로 나간다면 빛에 의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괴로워할 것입니다. 청력도 그렇습니다. 청력을 지나치게 보호하면 과민증이 더 유발될 수 있습니다. 

회피가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니듯 소리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랍니다. 

 

싫어하는 소리에 체계적으로 아이를 노출시켜주세요

소리를 무조건 피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단계를 통해 싫어하는 소리에도 노출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새로운 곳에 가기 전에 미리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소리가 날지 등을 알려줘서 아이가 예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만약 아이와 영화관에 간다면 “극장에 가면 깜깜해질거고, 스피커 소리가 클거야~”라고 미리 알려주는 것이죠.

자가조절 혹은 심호흡을 하며 노출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헤드폰을 사용해 소리를 낮게 해주세요

너무 소음이 많은 곳에 간다면 헤드폰을 사용해 소음을 덜 느끼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각과 촉감에 모두 예민한 아이라면 헤드폰을 쓰는 것 자체도 힘들어 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도움의 경계를 말할 수 있게 연습시켜주세요

아이가 자신의 불편함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빠른 음악 소리가 나는 곳을 싫어한다면 아이가 친구에게 "나는 너희와 노느 것을 좋아하지만 이런 크고 빠른 음악이 나오는 곳은 불편해"라고 말하는 것이죠. 

 

껌을 이용하세요

​​아이가 청각 과민 반응으로 바깥 소음에 예민해지면 몸의 근육도 긴장되기 마련입니다. 이때 껌을 씹으면 몸의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위에서 알아본 방법 중 어떤 것을 선택하든 병행돼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인 도움'입니다. 가족은 물론이고 학교 선생님 등 아이와 평소 자주 접하는 사람들이 함께 할 때 아이의 과민 행동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글 = 민경미 (유아 특수교육 교사)

미국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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