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민경미 (유아 특수교육 교사)


Q.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는데 아이의 자폐증이 의심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고 언어 발달도 다른 또래에 비해 늦는 것 같습니다. 아이는 무슨 일이든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크게 화를 냅니다. 

아이 자폐 증상은 무엇이며, 가정에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요?

▲ (사진=픽셀즈)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은 38명 중 1명이 자폐 아동으로 2.63% 즉, 세계에서 가장 자폐증이 많은 나라 2위라고 합니다. 

대개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많은 아이들은 아기일 때, 특히 사회와 언어 능력에서 발달 상의 큰 차이를 보입니다. 보통 제시간에 앉고, 기고, 걷고, 몸짓의 발달, 놀이 흉내에 문제가 없기에 아이의 이상 현상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언어발달 지연과 행동 차이 외에도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보면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의 차이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아이의 자폐증, 초기 징후는 무엇인가요?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의 사회적, 의사소통, 행동적 차이의 몇 가지 예가 알아보겠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자폐증을 가진 아이는 다른 자폐증을 가진 아이와 정확히 같은 증상을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증상의 수와 심각도는 매우 다양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않을 수 있다

우선 큰 특징은 다른 사람과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폐증을 가진 아이는 부모의 미소나 다른 얼굴 표정에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개인적인 관심(공감)을 부모에게 보여줄 가능성이 적습니다. 그래서 자폐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아이는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상대의 감정, 생각을 인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두 단어 혹은 구를 말하지 않을 수 있다

언어의 차이를 살펴보면 대게 24개월까지 두 단어 혹은 구(두 개 이상의 단어가 연결되어 절이나 문장의 일부분이 되는 언어단위)를 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말을 정확히 반복합니다. 또 자신을 호명하는 것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다른 외부 소리에는 반응을 합니다. 

특히 이런 아이는 숫자, 문자, 노래, TV 또는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뛰어난 기억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 돌기기 등을 반복할 수 있다

행동적인 면에서는 돌기, 회전, 손가락 돌리기, 까치발로 오래 걷기, 손 퍼덕거리기 등을 반복하며, 한 활동에서 다른 활동으로 변화 또는 전환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또한 장난감의 전체보다는 일부 특정 부분을 갖고 놀며, 냄새·소리·빛·질감 및 촉감에 매우 민감하거나 전혀 민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폐증 아이 도와주는 방법

이제 우리 아이의 자폐 증상에 대해 부모가 집에서 도와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아이의 환경에 일관성을 만들어 준다

자폐증을 있는 아이들은 한 가지 환경에서 배운 것을 다른 환경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예를 들어, 자폐증 아이들은 학교에서 시각적 그림이나 수화를 통해 의사 소통을 합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와 마찬가지고 그림이나 수화를 이용하면 아이와 더 원활하게 의사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학교에서 학습 능력을 높이기 위해 쓰고 있는 방법들을 알아보고 집에서도 활용하면 아이가 적응하기 훨씬 편할 것입니다. 

 

아이의 일정표를 시각화해서 만들어 주세요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은 일정이나 루틴을 갖고 있을 때 가장 잘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식사, 학교, 씻기, 노는 시간, 취침시간을 정기적으로 설정해 자녀를 위한 일정표를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이 일상이 최대한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만약 부득이하게 일정 변경이 필요할 경우에는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보여줘서 미리 예측해 변화에 대비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의 일정표를 시각화해서 그림이나 사진으로 만들어 주는 방법은 특히 어린아이에게 효과적입니다. 

 

아이의 비언어적 신호를 찾고, 아이가 화를 내는 동기가 무엇인지 알아보세요

아이가 전하는 비언어적 신호를 꼭 찾아보세요. 만약 부모가 관찰력이 있고 아이의 행동을 인지하고 있다면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언어적 신호들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내는 소리의 종류, 아이의 얼굴 표정, 그리고 아이가 피곤하거나 배고프거나 무언가를 원할 때 사용하는 몸짓에 집중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가 짜증을 내는 동기가 무엇인지 알아보세요. 보통의 아이들은 오해를 받거나 무시당했을 때 속상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합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가 화를 낸다면 상대가 자신의 비언어적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해서일 확률이 높습니다. 

아이가 짜증을 내는 것은 자신의 좌절감을 전달하고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의 하나입니다.

 

아이의 감각 민감성에 주의를 기울여주세요

자폐증을 앓고 있는 많은 아이들은 빛, 소리, 촉감, 미각, 후각에 과민합니다. 몇몇 아이들은 감각 자극에 감각력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특히 어떤 광경, 소리, 냄새, 움직임, 촉각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기에 이러한 자극을 피하기 위해 공격적 행동 또는 방해 행동을 유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무엇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꼭 생각해 보세요.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떨 때 진정되나요? 아이가 무엇을 하거나, 무엇이 있으면 불편해하나요? 그 외 어떠한 상황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한다면 문제를 해결하고 어려움을 일으키는 상황을 예방, 성공적인 경험으로 이끄는 데 더 능숙해질 것입니다.

자폐나 관련 발달 지연이 의심되는 아이의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아이의 장애 평가를 받고, 필요하다면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관련 기간이나 단체에 도움을 청하세요. 아이가 크면서 발달을 따라잡을 것이라 생각하고 문제를 기다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특히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은 조기에 도움을 받을수록 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러니 부모님의 조기 개입은 아이의 발달 속도를 높이고, 자폐 증상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글 = 민경미 (유아 특수교육 교사)

미국 캔자스 대학 교육 심리(아동발달/학습)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다.

캔자스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미국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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