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최초의 V10 엔진 양산 차량인 가야르도(Gallardo)가 지난 2003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이래 올해로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일명 ‘베이비 람보’라는 별칭을 가진 가야르도는 출시 직후부터 매출 기록을 경신하며 람보르기니에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안겨준 상징적인 모델이다. 10년이 넘는 생산 기간 동안 서른두 가지 변형 모델 및 스페셜 에디션으로 만들어졌으며 45개국에 걸쳐 총 14,022대가 생산됐다.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의 설립자인 페루치오 람보르기니(Ferruccio Lamborghini)는 가볍고 경쾌한 주행 감성을 지닌 진정한 슈퍼 스포츠카를 람보르기니 라인업에 갖추기를 원했다. 무엇보다 고객의 요구를 겨냥해 가격과 유지비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는 베이비 람보르기니를 선보이려고 했다. 이에 맞춰 1970년대 초에 우라코(Urraco)를, 그리고 1980년대에는 잘파(Jalpa)로 시장을 개척했다.

나아가 람보르기니는 1987년 더 아담한 모델을 만들기 위한 ‘L140 프로젝트’ 개발을 시작했다. 수년에 걸쳐 여러 프로토타입이 개발되었으며, 처음에는 V8, 다음에는 V10 엔진을 장착하며 다양한 기술적인 솔루션이 개발되었다. 그러던 중 1998년 신중한 검토 끝에 람보르기니는 V10 엔진의 일반적인 수치 및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로드카에 장착된 적 없는 V10 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개발된 새로운 엔진은 당시 기술 책임자였던 마시모 체카라니(Massimo Ceccarani)와 엔진 개발 및 설계를 담당했던 마우리치오 레지아니(Maurizio Reggiani)의 작품이었다.

첫 번째 가야르도에는 최고 출력 500마력을 발휘하는 V10 5L DOHC 엔진을 장착했다. 주목할 점은 기존 72도였던 엔진 뱅크각을 90도로 변경하며 엔진의 높이를 낮추고 무게 중심을 낮춰 주행 역동성을 개선한 것이다. 더불어 리어 엔진 후드를 낮춰 후방 시야를 개선하는 효과도 얻었다. 또한 18도 오프셋인 ‘크랭크 핀’을 채택하여 규칙적인 점화 간격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고 이로 인해 엔진의 부드러움 보장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드라이 섬프(dry-sump) 윤활 시스템으로 극한의 주행 조건에서도 원활한 윤활을 가능하게 하며 무게 중심을 더욱 낮출 수 있었다.

2006년부터 2022년까지 람보르기니 기술 책임자였던 마우리치오 레지아니는 "계획된 수량에 맞게 생산될 수 있도록 V10 엔진은 90도로 바꿔야 했고, 뱅크각 90도에도 불구하고 균일한 점화 타이밍을 구현하기 위해 크랭크샤프트에 ‘스플릿 핀’(Split Pin)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라며, “다양한 솔루션을 바탕으로 5리터 90° V10 MPI 엔진을 장착한 최초의 가야르도 시리즈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가야르도가 시장에 나왔을 때 가장 돋보였던 것은 일상에서의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었으며, 뛰어난 성능에 실용성이 더해지며 인기를 끌었다. ‘베이비 람보'가 처음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이후 생산량이 5,000대를 넘어선 2007년, 람보르기니는 제네바에서 '가야르도 슈퍼레제라’(Superleggera)를 선보였다. 가야르도 슈퍼레제라는 기존 모델 대비 10마력(HP) 증가와 중량 100kg 감소로 더욱 역동적이었고 중량 대 출력비 2.5kg/HP를 달성했다.

또한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는 2009년에 가야르도 LP 550-2 발렌티노 발보니(Valentino Balboni)를 선보였다. 단 250대만 생산되었으며 가야르도 최초로 후륜 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최고 출력은 550마력을 발휘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이후 수많은 고객의 요청으로 가야르도 LP 550-2는 각각 2010년 양산 모델과 2011년 스파이더(Spyder) 버전으로 생산되었다.

한편 2013년 11월 25일, 람보르기니의 마지막 가야르도는 산타가타 볼로냐 공장의 생산 라인을 떠났다. 마지막으로 조립된 모델은 로소 마스(Rosso Mars) 컬러인 가야르도 LP 570-4 스파이더 퍼포만테(Spyder Performante)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