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후 19개월 된 수아(여. 3세)는 한 달 전부터 배변 훈련 때문에 이제는 변기만 봐도 소리를 지르고 피해 다닌다. 옆집에 사는 수아 친구는 벌써 기저귀를 떼었다는 소리에 거실 한쪽에 유아용 변기를 놓고 화장실에도 성인용 변기에 걸쳐놓은 유아용 변기를 마련해두었다. 옆집 아이 엄마가 한 것처럼 두 시간 간격으로 수아에게 배변훈련을 시키지만 수아는 도통 엄마 말을 들어주질 않아 속상하다. 배변 훈련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수아는 변기와 친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변기만 보면 짜증을 내고 피해 다니기 일쑤다.

 

위 사례는 무리하게 배변 훈련을 시도했다가 역효과를 본 경우에 해당한다. 아기의 배변 훈련은 아기에게 있어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제지를 받는 행위다. 그래서 배변 훈련을 시작할 때 유아의 입장에서 보면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한 불안감이 들어 부모의 바람처럼 배변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는 배변 훈련을 시작하면서 좌절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때 부모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익숙하지 않은 배변 훈련 결과를 놓고 과한 칭찬을 하거나 실망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처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경우 내 아이의 성장 상태를 파악하기보다는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배변 훈련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옆집 누구는 20개월도 안되었는데 기저귀를 떼었다더라' 등 이야기를 듣고 내 아이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의 강압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변 훈련 당사자인 유아는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부모의 강압에 의해 배변 훈련을 시작할 경우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결국 배변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아이와 부모 모두 힘들게 된다.

또 배변 훈련을 하는데 있어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한다. 여름에 배변 훈련을 하는 것이 편하다는 말을 듣고 아직 20개월이 채 되지 않은 아이에게 배변훈련을 시키면 결과는 실패로 돌아온다.

 

배변 훈련의 첫 단계: 준비가 되어있는지 확인

몇몇 아이들은 15개월부터 기저귀를 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이른 시기에 배변 훈련을 마친 아이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부모라면 내 아이의 상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배변 훈련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배변 훈련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배변 훈련을 시작하기에 알맞은 시기는 첫돌을 지날 때가 좋다. 물론 이 시기에 배변 훈련을 완전히 마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배변 훈련을 하는 데 있어 부모가 우선 해야 할 일은 아이가 배변 훈련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기저귀를 차는 것은 귀찮아 하고, 쉬를 한 다음 엄마에게 “쉬.”라고 말하거나 소변을 보고 싶을 때 변기에 앉는 행동을 하면 이제 아이가 배변 훈련을 할 시기가 되었음을 짐작해야 한다.

간혹 배변 훈련이 늦어진다고 혹시 내 아이의 지능이 낮은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부모가 있다. 그러나 배변 훈련이 늦어진다고 해서 유아의 발달이 늦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아의 배변 훈련은 지능지수나 신체 발달과는 무관하다.

일반적으로 18개월 즈음이 되면 배변훈련을 시작할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황일 뿐 내 아이는 조금 빠르거나 늦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생후 13~18개월: 변기와 친해지도록 유도

생후 13개월에서 18개월까지는 아이가 변기에 익숙해질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변기를 아이가 볼 수 있는 곳에 비치해두고 하루에 서너번 정도 변기에 앉아보는 연습을 놀이처럼 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변기에 앉았을 때에는 '쉬'라는 말을 들려줌으로써 아이에게 변기에 친숙하게 해주고, 쉬를 하는 기구라고 서서히 인식시켜주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 아이가 소변을 보고 싶어 하면 변기에 앉혀주는 것도 좋다. 아이를 변기에 앉히고 “쉬~” 말해주면서 소변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생후 19 ~ 24개월: 잘할 때는 칭찬하고 실수해도 화내지 않기

생후 20개월을 넘어가면 아이들은 소변이 나오는 느낌을 알 수 있다. 이때에는 아이가 소변을 본 뒤 엄마에게 이를 알리기도 하고, 소변을 보기 전에 “쉬.”하고 싶은 의사를 보이기도 한다. 이때에는 배변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기로 가급적이면 기저귀 대신 팬티를 입히도록 한다. 조금 번거로울 수 있으나 유아가 배변 훈련을 하는 데 효과가 크다.

아이가 혼자서 소변을 보려고 하는 의사를 말하거나 소변을 봤을 때에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실수를 해도 아이를 혼내는 것은 금물. 실수를 해서 당황스러운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지 않도록 하자.

 

생후 25~36개월: 감각을 익히면 배변 훈련이 수월해져

24개월을 넘기면서 아이는 소변이 나왔음을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한다. 소변을 보는 감각을 느끼고 소변이 나오기 전 부모를 부르거나 소변이 나올 것임을 몸짓으로 이야기하는 시기다. 이때에는 아이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서 변기에 앉히는 것이 좋다. 또 한번 쯤은 아이가 소변을 보는 느낌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부모들은 끊임없이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한다. 내 아이가 조금이라도 늦어질 것 같으면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부모의 불안감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배변 훈련도 마찬가지다. 다른 아이와 비교해 내 아이가 늦어질까 싶어 서둘러 시작했다가는 오히려 아이가 스트레스만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하자. 무엇이든지 적당한 때가 있다. 아이의 배변 훈련 역시 발달 상태를 파악하고 훈련 시기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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