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란 말이야!" 사제지간 로맨스물의 흔한 클리셰다. 애매한 마음을 다잡고 선생의 본분을 애써 자각하며 선을 그으려 한다. 하지만 결국 본심을 자각하게 되면… MSI의 벡터 GP78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같았다. 벡터? 아 좋은 노트북이지. 그런데 벡터를 리뷰용으로 만지다 보니 뭔가 이상해졌다. 하이엔드… 아니 플래그십?

이상한 경험이었다. 벡터가 왜 플래그십처럼 보이지? 마치 너 말고 니 언니가 좋아졌다고 부르는 노래처럼 혼란스러웠다. 벡터가 멋있고 벡터가 좋아지고 벡터만 보면 이제 니 생각이 나지 않아. 너의 향기도 있고 너의 미소도 있고 심지어 쿨러 도는 소리까지 똑같아. 아… 안돼… 벡터야 이러면 안돼…

게이밍 노트북의 등급을 구분할 때는 여러 요소가 있다. 고성능, 고해상도 고주사율 디스플레이, 개별 RGB 백라이트가 지원되는 키보드, 고품질 사운드, 대용량 배터리 등이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성능이다. 고성능 및 이를 유지해 줄 수 있는 쿨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런 점으로 볼 때 MSI Vector은 하이엔드 노트북이 맞다. 슬로건부터가 BORN FOR PERFORMANCE다. MUX 스위치도 갖췄고 아주 제대로 고성능 노트북이다.

MSI Vector GP78 HX 13VH-i9 QHD(MSI 벡터 GP78 HX 13VH-i9 QHD, 이하 벡터 GP78 HX 13VH-i9 QHD)는 MSI의 하이엔드 게이밍 노트북이다. 13세대 인텔 코어 i9 프로세서, RTX 4080, QHD+ 240Hz IPS 타입 패널, 썬더볼트 및 PD 충전 지원, 스틸시리즈 Per-Key RGB 키보드 등 화려한 특징을 갖췄다.

일단 주 특징인 사양부터 확인하자. 벡터 GP78 HX 13VH-i9 QHD는 13세대 인텔 코어 i9-13980HX,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80(175W 최대 그래픽 파워 with 다이나믹 부스트), 17형 QHD+(2560x1600) 안티글레어 240Hz IPS 타입 패널(DCI-P3 100%, 밝기 400Nits), DDR5 32GB 메모리, 1TB NVMe M.2 SSD를 갖췄다. 무게는 3kg이다.

코어 i9-13980HX는 P코어 8개, E코어 16개로 총 24코어 32스레드 구성이다. P코어 최대 터보 주파수는 5.2GHz며 E코어 최대 터보 주파수는 4.0GHz다. 36MB 인텔 스마트 캐시를 갖췄다. 또한, MSI 오버부스트 울트라 기술을 적용하면 최대 CPU+GPU가 최대 250W 전력을 사용하며 8개의 P코어가 모두 5GHz 이상으로 동작한다.

RTX 4080은 최대 그래픽 파워가 175W다. 후술하겠지만 3DMARK 타임 스파이 그래픽 스코어만 놓고 보면 19,502점으로 확인된다. 점수만 놓고 보면 데스크톱 RTX 3080 Ti와 RTX 3090 사이에 있다. 엄청난 성능이다. 거기에 RTX 40 시리즈라 DLSS3도 활용할 수 있다. DLSS3를 활성화하면 프레임을 아주 높게 확보할 수 있고, 지연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기에 MUX 스위치도 지원한다. MUX 스위치를 통해 논옵티머스 상태로 RTX 4080 GPU의 성능을 확실하게 끌어낼 수 있다.

벡터 GP78 HX 13VH-i9 QHD는 멋있는 게이밍 노트북이다. 메탈 섀시에 코스모스 그레이 컬러며 생긴 건 누가 봐도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다. 후면 바디의 MSI 로고, 각도에 따라 변하는 네불라 블루 힌지, 새로운 통풍구 디자인 등 겉으로만 슥 봐도 성능은 좋다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일단 크기가 380.34x297x97x23.55~29.45mm며 무게는 3kg다. 참고로 상위 모델인 레이더 GE78 HX 13V는 크기가 380x298x22.85~28.75mm에 무게는 3.1kg다. 크기와 무게만 놓고 보면 상위 제품군과 별 차이가 안 난다.

연결 포트는 1x Type-C USB 썬더볼트4(디스플레이 출력 지원), 1x Type-C USB 3.2 Gen2 with PD 충전(디스플레이 출력 지원), 1x Type-C USB 3.2 Gen2(디스플레이 출력 지원), 1x Type-A USB 3.2 Gen2, 1x Type-A USB 3.2 Gen1, 1x SD Express, 1x HDMI 2.1(8K@60Hz/4K@120Hz), 1x RJ45 구성이다. 고성능이 두께도 어느 있는 만큼 포트 구성이 상당히 화려하다. 거기에 PD 충전도 지원된다.

쿨링 시스템은 쿨러부스트 5가 적용됐다. 쿨링팬이 2개에 히트파이프가 6개다. 고성능 게임이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도 고클럭을 유지했다. 추가로 배터리는 4셀에 90WHr이다. 어댑터는 330W 제품군을 사용한다.

디스플레이는 어떨까? 17형 QHD+(2560x1600) 안티글레어 240Hz IPS 타입 패널(DCI-P3 100%, 밝기 400Nits)이다. 색재현율 DCI-P3 100% 정도면 영상 편집용으로도 손색없다. QHD+ 해상도에 주사율 240Hz면 고성능 게이밍 모니터로 게임을 즐기는 것과 같은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즉 FPS 게임 시에도 쾌적하다.

키보드는 Per-Key RGB 방식이다. Per-Key RGB는 노트북에서는 하이엔드 제품군의 상징이라 볼 수 있다. 노트북 리뷰 시 스틸시리즈의 디스코 백라이트 효과가 적용됐는데, 엄청나게 화려했다. 정말 디스코에 온 것처럼 현란하게 빛난다. 또한, 키보드 RGB 컬러를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게임 시에 아쉬운 점은 딱히 없었다. 방향키 크기는 줄인 것 없이 큼지막하다. 대신 우측 시프트 크기는 조금 작다.

무선랜은 802.11ax Wi-Fi 6E며 블루투스는 5.3을 지원한다. 저장장치는 NVMe 1TB SSD다. 웹캠은 IR HD타입(30fps@720P)이다. 오디오는 나히믹 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다.

벡터 GP78 HX 13VH-i9 QHD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전원 설정은 최고 성능에 MSI 센터에서도 극한의 성능으로 세팅한 뒤 테스트를 진행했다.

블렌더 벤치마크 구동 시 CPU에 풀로드가 걸린다. 클래스룸 테스트가 끝나기 직전 올코어 클럭은 P코어 3.8GHz, E코어 3.2GHz로 확인된다. 온도는 96도로 측정됐다. 이어서 게임 구동 시 노트북 온도를 열화상 카메라로 확인해 봤다. 키보드 상단부는 49.2도며 후면부는 61.2도로 확인된다. 이 때 MSI 센터로 확인해 본 CPU 온도는 93도, GPU 온도는 89도다. 팬 속도는 최대 6153RPM이며 소음은 51.1dB다.

게이밍 노트북도 종류가 다양하다. 휴대에 특화된 제품도 있고, 데스크톱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 있다. 벡터 GP78 HX 13VH-i9 QHD는 후자였다. 그것도 철저하게. 예전 벡터를 보던 것과는 달리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거기에 디스플레이 품질도 좋고 I/O 포트도 많다. 상대적으로 스피커는 평범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나쁜 것도 아니며 나히믹 사운드 적용 시 충분히 시원스럽다. 아무튼 벡터는 좋은 게이밍 노트북이다. 하이엔드 게이밍 노트북 선택 시 성능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가성비를 고려해야 한다면 아주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