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지효

요즘 따라 첫째 딸은 동생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제 곁에 쪼르르 와서 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설명합니다. 대체로 울상을 하고, 허리에 손을 하고는 자기편이 돼 달라는 식의 고자질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게 먼저야'라는 생각을 되새기면서 첫째의 마음을 위로하려고 애를 쓰지만 가끔은 아이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루에 한두 번으로 그치지 않으니 반복적인 저의 영혼 없는 대답에 싫증이 나기도 합니다.

아이가 고자질을 할 때, 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크게 세 가지의 방법을 제안합니다.

 

먼저 공감해주세요

아이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은 아이가 고자질할 때를 비롯해 화를 내는 등 감정 표출을 할 때 대처하는 방법입니다. 늘 다짐하고 실천하려고 하지만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걔가 그래서 화가 났구나. 신경질이 났구나. 짜증이 나는구나”

라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인정해주세요. 나이가 어린 만 3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안아줄까”라고 말하고 적극적으로 위로해주는 태도도 필요합니다.

심각한 문제나 갈등이 아니라면 고자질하는 아이의 편에 서서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고자질을 하면 자신이 직면한 문제, 특히 친구 간의 갈등을 해결해주리라는 기대와 생각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다툼인지 심각한 갈등인지 파악하세요

사실 아이의 고자질은 상대방 친구·형제·자매를 난처하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선생님에게 분명히 알려야 할 상황도 발생합니다. 이렇게 알려야 할 것과 고자질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알리 만무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그 두 개를 구분해서 반응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이런 종류의 질문을 해보세요.

“네가 혹은 누군가가 다쳤니?”
“물건이 깨지거나 망가졌니?”
“네가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했니?”

위의 질문에 전부 “아니오” 라는 답변을 들었다면 어른이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사소한 다툼과 갈등일 수 있습니다.

미국 프리스쿨과 초등학교 저학년 선생님들 사이에서 많이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고자질하는 아이들에게 그 상황을 묘사하는 그림을 그리도록 하거나 그 당시의 감정을 짧은 한문단의 글로 표현하도록 하는 등의 숙제를 내주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고자질 빈도수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고자질로 얻게 되는 관심·이익과 숙제를 해야 하는 부담과 시간 등을 계산했을 때 아이들 스스로도 고자질이 전혀 득이 될 것 없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아이와 함께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보세요

부모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겪게 될 사소한 다툼과 갈등을 스스로 슬기롭게 이겨내는 능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여러 시나리오를 가정해서 아이의 입장을 들어보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알맞은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질문들은 아이가 생각의 틀과 방식을 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어떻게 하면 친구와 화해할 수 있을까?”
“너라면 걔한테 뭐라고 말할 것 같아?”
“너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네가 기다리는 입장이었다면?”
“걔가 너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너는 기분이 어땠을까”

이상, 고자질하는 아이에 대처하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아이의 고자질을 귀찮아하거나 부정적으로만 여기지 마시고 아이가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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