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하는 MMORPG?

사냥부터 퀘스트 추적까지 모든 걸 터치 한 번으로 할 수 있는 감상형 모바일 MMORPG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PC에서 서비스하는 MMORPG를 누워서 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게 돼?'라는 의문이 생긴다. 일단 MMORPG는 요구하는 PC의 사양이 높고, 기본 스킬이 10개 이상이다. 일반 휴대용 게임기에서 구동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게이머들의 희망과 욕망을 충족시킬 만한 물건이 있다. 부모님에게는 '비싼 오락기'처럼 보이겠지만, 게이머에게는 정점의 게이밍기어이자 서브 컴퓨터. 바로 'UMPC'다.

단순한 '게임 콘솔', '휴대용 오락기'의 개념을 뛰어넘은 이 물건을 'Ultra-Mobile Personal Computer' 줄여서 UMPC라고 부른다. 스타크래프트 저그의 최종 유닛'울트라'급이라는 뜻이다. 일반 휴대용 게임기처럼 생겼지만, 사실 PC에 가깝다. 무지막지한 성능의 PC를 최대한 압축하고 옆에 컨트롤러를 붙였다.

 

▲ 성능이 엄청난 만큼 가격도 엄청나다
▲ 성능이 엄청난 만큼 가격도 엄청나다

이처럼 고가, 고성능 '휴대용 오락기'에서 MMORPG를 한번 실행해 보기로 했다. 2023년 UMPC의 대표 모델 'ASUS ROG ALLY'에 2005년 출시되어 20년 가까이 서비스를 이어가는 고전 게임을 하나 실행해봤다. 

MMORPG의 시작과 끝이라 불리는 게임. 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다. 둘의 나이차이만 해도 18살이다.

▲ '건담 조종석'이라고 불리는 짤
▲ 사실 이 정도면 양호한 수준이다
▲ 사실 이 정도면 양호한 수준이다

많은 게이머가 '와우'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단축키'다. '도대체 그거 다 쓰기는 하는 거야?' 할 정도로 수많은 스킬창은 와우의 트레이드 마크다. 일단 기본으로 20~30개를 깔고, 이것도 부족해 다양한 매크로와 외부 프로그램 '애드온'까지 설치한다. '진짜로 다 쓰긴 쓰냐?'라고 물어볼 수 있다. 20개의 딜 사이클을 돌리는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미터기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임이 와우다. 

키보드도 버거워서 마우스의 버튼까지 총동원하는 이 게임을 과연 버튼 몇 개뿐인 ALLY로 돌릴 수 있을까? 그것보다, 과연 제대로 실행되기는 할까?

▲ 키보드로도 부족하면 이렇게 버튼 달린 마우스를 써야한다 (사진: 커세어 시미터 마우스)
▲ 키보드로도 부족하면 이렇게 버튼 달린 마우스를 써야한다 (사진: 커세어 시미터 마우스)

일단 버튼으로 와우를 플레이할 수 있는 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와우에는 다양한 직업과 특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1-2-3-4의 단순한 딜사이클을 가진 몇몇 직업이 있다. 

'야드'나 '무법' 같은 '피아노형' 딜러대신 '파흑'이나 '비법' 처럼 '딸깍' 캐릭터라면, 이벤트 던전이나 전역퀘스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 혼화 원툴 파괴 흑마라면 어떨까
▲ 혼화 원툴 파괴 흑마라면 어떨까

최근 와우는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console gamepadenable 1 명령어를 통해 게임패드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다. 기본 모듈을 사용해서 단축키를 버튼으로 지정해도 되고, 외부 프로그램 'Consoleport' 애드온으로 더 쉽게 스킬을 지정할 수 있다. ASUS  ROG ALLY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일단 그래픽 옵션은 가장 높은 단계인 '10'으로 설정했다.

솔직히 실행 전까지만 해도 블루스크린이 뜰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컴퓨터로 플레이하는 것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대도시에서 점프뛰기, 허수아비 치기, 이벤트 던전을 차례대로 돌았는데도 단축키가 어색했을 뿐, 게임 실행에 전혀 불편함은 없었다. 물론 키보드 마우스에서 몇 가지 버튼으로 플레이할 때의 어색함이나 시야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적응만 한다면 영웅 레이드도 충분히 가능할 것 처럼 느껴졌다.


현역 MMORPG를 부드럽게 구동할 수 있었던 데는 작은 비밀이 있다. 바로 SSD 교체다. 최정점에 있는 ROG ALLY의 퍼포먼스를 더 끌어내기 위해서 SSD 교체했다. 사실 이제는 어떠한 게임 콘솔이든, 최고의 성능을 원한다면 SSD 교체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

'ROG ALLY'나 'Legion Go' 'ONE X PLAYER'같은 UMPC를 고전게임 하려고 사는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비싼 게이밍기어를 산 이유는 트리플A급의 타이틀을 몇 개씩 돌리면서 더 편하고 빠르게 플레이하기 위함이다. 고가의 장비에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더 빠르고 쾌적한 플레이를 위한 SSD를 골라서 더 여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20N TLC SSD로 교체했다
▲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20N TLC SSD로 교체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