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10월 17일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했다. 인텔의 CPU 정책 변경으로 인해 15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코어 i’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프로세서이기도 하다. 이전 세대인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클럭과 캐시만 소폭 향상되었고 CPU의 근간을 이루는 아키텍처와 제조 공정은 동일한 ‘리프레시’ 모델이다.

물론 6GHz 클럭을 달성해 현존 가장 빠른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 i9-14900K'와 E-코어(Efficient Core)가 4개 늘어 20코어 28스레드로 향상된 '인텔 코어 i7-14700K'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리프레시 모델이기 때문에 메인보드 호환성이 유지되어서 기존 인텔 600 · 700 칩셋 메인보드 사용자라면 바이오스(BIOS)를 업데이트하면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 인텔 코어 i7-14700K 코잇
▲ 인텔 코어 i7-14700K 코잇

한편 인텔이 이번에 선보인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데스크톱용 모델 6종인데 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코어 i7-14700K’이다. 다른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들과 달리 E-코어가 이전 세대 동급 모델보다 4개 증가했다는 차이점이 있어서 멀티태스킹 성능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일 수 있는 모델이다.

과연 실제로 얼마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신제품인 코어 i7-14700K의 성능을 살펴보겠다. 인텔 공식 유통사 '코잇'이 유통하는 모델이다.

 

E-코어 4개 증가한 코어 i7-14700K

코어 i7-14700K는 랩터 코브(Raptor Cov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P-코어(Performance Core) 8개와 그레이스몬트(Gracemont)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E-코어 12개가 적용되어 총 코어 개수는 20개이다. 이중 P-코어는 하이퍼 스레딩 기술을 통해 스레드가 코어 당 2개씩 작동하므로 총 스레드 개수는 28개이다.

이전 세대 모델인 코어 i7-13700K와 비교하면 P-코어 개수는 동일하지만 E-코어 개수는 4개 증가했다.

CPU 클럭은 P-코어가 기본 클럭 3.4GHz, 부스트 클럭 5.5GHz이며 E-코어는 기본 클럭 2.5GHz, 부스트 클럭 4.3GHz이다. 성능이 가장 우수한 코어를 식별해 터보 부스트보다 높은 클럭을 적용하는 ‘터보 부스트 맥스 기술 3.0’ 클럭은 5.6GHz이다. L2 캐시는 P-코어에 16MB, E-코어에 12MB 할당되어 있으며, L3 캐시는 33MB이다.

코어 i7-13700K와 비교하면 부스트 클럭이 P-코어가 0.2GHz, E-코어는 0.1GHz 높아졌다. 또한 E-코어 개수가 늘어난 만큼 E-코어에 할당된 L2 캐시 용량은 4MB 증가했고, L3 캐시는 3MB 증가했다.

PCI-Express(이하 PCIe) 레인은 PCIe 5.0 x16 + PCIe 4.0 x4 구성이며 메모리는 DDR5-5600MHz, DDR4-3200MHz를 공식 지원한다. 내장 그래픽은 인텔 UHD 그래픽스 770이 적용되었다. CPU 소비전력은 PBP(Processor Base Power, 프로세서 기본 전력) 기준 125W이고 MTP(Maximum Turbo Power, 최대 터보 파워) 기준으로는 253W이다. 모두 제원상 코어 i7-13700K와 동일하다.

국내에서는 코잇을 비롯해 3개사가 14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들을 유통하고 있다.

 

인텔 600 · 700 칩셋 메인보드 호환성 유지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인텔 600 · 700 칩셋 메인보드에 장착하여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12세대 또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하다가 14세대 신제품으로 CPU만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문제없다.

코어 i7-14700K처럼 오버클럭 기능을 사용 가능한 K 모델은 관련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인텔 Z790 칩셋 메인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 ASUS PRIME Z790-P-CSM 코잇
▲ ASUS PRIME Z790-P-CSM 코잇

코어 i7-14700K 테스트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 메인보드로 ‘ASUS PRIME Z790-P-CSM 코잇’을 사용했다.

14+1페이즈로 구성된 DrMOS 전원부가 적용되어서 CPU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CPU 전원부를 비롯해 발열이 심한 곳에는 알루미늄 방열판이 부착되어서 열을 빠르게 발산할 수 있다.

메모리 슬롯은 4개이며 오버클럭으로 DDR5-7200MHz 메모리까지 사용 가능하며 확장할 수 있는 최대 메모리 용량은 128GB이다.

또한 PCIe 5.0 x16 슬롯이 1개 제공되어 최신 그래픽카드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PCIe 4.0 x16 슬롯도 3개 있어서 그래픽카드를 2개 이상 장착해 멀티 GPU 환경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M.2 슬롯은 3개 제공되며 PCIe 4.0 x4 인터페이스로 작동한다. 따라서 M.2 NVMe SSD를 다수 사용하여 시스템을 구성하고 싶은 경우 유용하다.

백패널 방향에는 CPU 내장 그래픽 출력용 HDMI 포트와 디스플레이포트(DisplayPort), 키보드 · 마우스용 PS/2 포트, USB 2.0 타입A 포트 4개, USB 3.2 Gen 1 타입A 포트 2개, USB 3.2 Gen 2 타입A 포트 1개, USB 3.2 Gen 2x2 타입C 포트 1개, 3.5mm 규격 오디오 포트 3개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가 있다.

▲ ASUS STRIX B760-G GAMING WIFI 코잇
▲ ASUS STRIX B760-G GAMING WIFI 코잇

한편 CPU 오버클럭에 관심이 없거나 소형 PC를 조립하려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고 크기가 아담한 m-ATX 규격 B760 칩셋 메인보드가 적합하다.

‘ASUS STRIX B760-G GAMING WIFI 코잇’은 12+1+1페이즈로 구성된 CPU 전원부와 알루미늄 방열판, 오버클럭으로 최대 DDR5-7800MHz까지 지원하는 메모리 슬롯 4개, PCIe 5.0 x16 슬롯, 와이파이(WiFi) 6E 무선 랜, 그리고 다양한 최신 인터페이스를 다채롭게 제공하므로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코어 i7-14700K의 성능

코어 i7-14700K 테스트 시스템은 아래와 같은 하드웨어들로 구성했다.

메인보드: 에이수스(ASUS) PRIME Z790-P-CSM 코잇
CPU 쿨러: 서멀라이트(Thermalright) FROZEN MAGIC 240 SCENIC V2 서린
메모리: 지스킬(G.SKILL) DDR5-6000 CL36 TRIDENT Z5 RGB J 패키지
그래픽카드: 조텍(ZOTAC) GAMING 지포스 RTX 4060 TWIN Edge OC D6 8GB White
SSD: 씨게이트(Seagate) 파이어쿠다 540 M.2 NVMe 4TB
파워 서플라이: MSI MPG A1000G 80PLUS GOLD

 

▲ 인텔 코어 i7-13700K 코잇
▲ 인텔 코어 i7-13700K 코잇

비교 대상으로는 코잇이 국내에 유통하는 ‘인텔 코어 i7-13700K’를 선택했다. 부스트 클럭과 캐시, E-코어 개수를 제외한 모든 제원이 코어 i7-14700K와 동일하다.

우선 일상적인 용도를 기준으로 PC 성능을 측정하는 ‘PCMARK 10’ 벤치마크를 실행했다. 코어 i7-14700K는 코어 i7-13700K와 비교해 Essentials 테스트에서 약 1.36%, Digital Content Creation 테스트에서 약 1.69% 앞섰다. 다만 Productivity 테스트에서는 약 2% 부족한 성능을 보였다.

이어서 CPU 성능을 측정할 때 자주 이용하는 ‘시네벤치 2024’(Cinebench 2024)와 ‘블렌더 벤치마크’(Blender Benchmark)를 이용해 테스트를 실시했다.

시네벤치 2024 테스트에서 코어 i7-14700K는 이전 세대 CPU보다 멀티 코어 성능이 약 16.6%, 싱글 코어 성능은 약 4% 더 높게 측정되었다. 블렌더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최대 17.89%까지 앞서는 성능을 보였다.

파일 압축 소프트웨어인 ‘7-Zip’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서 코어 i7-14700K는 코어 i7-13700K보다 멀티 코어 연산 성능이 약 17.93% 앞섰다.

4개 증가한 E-코어와 조금씩 향상된 코어 클럭, 캐시 등이 멀티 코어 성능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게임 역시 CPU 성능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여섯 가지 게임을 사용해 CPU 별 성능을 확인해보았다. 각 게임은 FHD(1920x1080) 해상도에서 게임 옵션을 ‘높음’(바이오하자드 RE:4는 ‘그래픽 중시’)으로 설정했다.

앞서 실시한 벤치마크 테스트들과 달리 게임 성능 면에서 코어 i7-14700K는 이전 세대 CPU보다 크게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CPU 뿐만 아니라 GPU(그래픽카드) 성능에도 큰 영향을 받으며, 아직까지 대다수 게임이 8코어 이하까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벤치마크 테스트 만큼 격차를 벌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코어 i7-14700K의 소비 전력과 온도

마지막으로 ‘HWiNFO’ 유틸리티를 사용하여 각 CPU의 소비 전력과 온도를 측정해보았다.

제원상 두 CPU는 소비 전력이 동일하지만 실제로 작동할 때는 코어 i7-14700K 쪽이 근소한 차이로 더 높게 측정되었다. E-코어가 4개 추가된 만큼 소비전력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온도는 CPU 최대 부하 상태(시네벤치 2024 실행)에서 두 CPU 모두 100°C를 기록했다. CPU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온도는 90°C 이하이므로 CPU 의존도가 높은 소프트웨어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코어 i7-14700K 구매 시 3열 라디에이터가 포함된 일체형 수랭 쿨러를 권장한다.

 

멀티태스킹 성능 우수한 코어 i7-14700K

지금까지 코어 i7-14700K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CPU 아키텍처와 제조 공정을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동일하게 유지하여 혁신적인 변화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E-코어 증가와 클럭 및 캐시 향상으로 인해 더 높은 멀티태스킹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배수락이 해제된 'K' 버전의 고유한 오버클럭으로 성능을 더 끌어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편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기존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같은 가격대로 책정되었는데 아직은 환율과 공급 문제 때문에 이전 세대 모델들보다 가격대가 높은 상황이다. 물론 시간이 더 지나면 가격 안정화가 이뤄지면서 이전 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 분명하므로 현재 CPU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이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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