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Q. 7살 딸 엄마입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잘 노는 친구들 무리가 있는데, 저희 아이가 거의 대장처럼 행동하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에게 '너 저기 가서 뭐 가져와'라는 식의 명령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합니다. 또 무리에 끼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으면 철저하게 배제하면서 무리의 다른 친구들에게까지 그 아이와 놀지 말라고 명령(?)을 한다고 합니다. 이대로 자랐다가 혹시라도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A. 아이가 지나치게 주위를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여 걱정하신다면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는지 관찰해보세요. 일반적으로 지나친 통제를 하는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합니다.

- 종종 아이의 행동이 강인한 의지로 묘사돼 보이고, 지배적인 성격을 지닌다. 

- 많은 일에 “싫어” 혹은 “아니”라고 한다.

- 자신이 원하는 뜻대로 일이 되길 주장한다. 그게 안될 시 공격적 성향을 나타낸다.

- 부모가 준비한 음식을 거부한다.

- 특정 컵의 음료를 거부하거나 특정 색상의 접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 다른 아이들에게 명령이나 지시를 하며 논다.

-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 것을 거부한다.  

- 자신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끼면 괴로워한다.

 

물론 이런 행동을 보인다고 모두가 지나친 통제를 하려고 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발달 과정 중에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행동일 수도 있고, 특별히 아이의 기질이 자기주장이 아주 강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나친 주위 통제력을 가진 아이는 공동체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할 수 있으며, 종종 부모까지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여 훈육할 때도 어려움을 겪으실 겁니다. 

 

왜 아이가 주위를 통제하려는 행동을 할까요?

많은 경우, 내면의 불안감이나 자신감 부족으로 인해 겉으로는 반대적인 행동, 즉 통제적인 행동을 보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무력함을 느껴 주위를 통제하는 것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고 하는 것이죠. 

 

지나친 통제력을 가진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요?

만약 아이의 지나친 주위 통제력이 개선되지 않고 기본 생활 패턴이 된다면 아이가 나이 들수록 학교와 가정에서 자신의 통제력 부족에 무력감을 느끼거나 반대로 자신의 통제력을 따라주지 않는 대상에게 공격적 행동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학교나 가정에서 통제할 수 없는 상황들에 대해 아이가 관용성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님이 조기에 도와줘야 합니다.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01 우선 아이와의 힘겨루기로부터 벗어나세요

만약 아이가 가정에서 부모를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대화나 훈육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힘겨루기' 상태로 변하기 쉽습니다. 서로 지배권을 갖기 위해 싸우는 것이죠. 종종 부모는 자신들이 지고 자녀가 이기게 될까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로 지배하려는 싸움은 잘못하면 힘겨루기만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 솔루션
아이에게 원하는 것을 정확히 말하고 다른 곳으로 가세요. 

예를 들어, 아이에게 방을 치우라고 명확한 지시와 함께 부탁을 했다고 가정해볼게요. 만약 아이가 주위 통제를 하는 아이라면 아이는 부모의 지시를 듣고도 하지 않거나 거절할 수 있습니다. 또는 못 들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에게 다시 정확히 말하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세요. 방 청소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가 무언가를 부탁할 때, 아이에게 “아니”라고 말하고, “방을 청소하지 않았기에 깨끗해질 때까지 엄마는 기다릴 거야.”라고 말해주세요. 아이의 부정적 행동에 벌을 주거나 강압적 통제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생기는 결과를 볼 수 있게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02 일관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명확한 한계와 규칙을 설정합니다

아이에게 단호하지만 따뜻하고, 매우 분명한 규칙을 설정해 알려주세요. 아이와 함께 규칙을 정해본다면 더욱 좋겠지요? 이는 아이가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통해서 배우게 하는 방법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입니다. 부모에게 일관성이 있어야 자녀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규칙을 일상생활에 적용하기 전에는 아이에게 미리 알려줘서 스스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솔루션

친구와 같이 놀 때나 가정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을 수립하고 정의하도록 지도해 주세요. 친구들과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이와 함께 상의해서 정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와 같이 소꿉장난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하면서, 대게 아이가 친구들의 역할을 지시해 줬다면 '역할을 정할 때 친구랑 상의해서 정하기' 규칙을 종이에 적어보도록 도와주세요. 그 후 친구와 놀기 전에 다시 한번 친구와 상의해서 역할을 정하는 것이라고 상기시켜주세요. 

 

03 올바른 방법으로 상대에게 물어보는 법을 가르치세요

지나치게 통제하려는 아이들은 대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황을 만들려고 합니다. 특히 다른 친구들과 놀 때도 지나치게 자신이 모든 일을 통제하려고 지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친구에게 부정적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지시나 명령보다 올바른 방법으로 물어보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이를 연습하거나 가르치기 위해 부모님이 자녀에게 올바른 방법 행동을 본보기로 보여주시면 좋습니다. '모델링'이라고 하죠? 부모의 모습을 통해 아이가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요청함으로써 그것이 상대에게 지시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임을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솔루션

예를 들어, “저 그릇에 물을 채워와”라고 친구에게 지시의 형태로 말하는 대신 “저 그릇에 물을 채워서 가져와 줄 수 있어?”라고 말하는 법을 알려주세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님이 스스로 본보기가 되어 일상에서 아이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즉, 아이에게 “밥 먹고 치워”라고 말하는 대신 “밥 다 먹으면 그릇을 설거지통에 넣어 줄래?”라고 해주세요. 이렇게 올바른 질문 방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말을 비교해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어떤 말이 더 기분 좋게 하는지 느낌을 이야기한다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위의 것들을 조합해 아이가 상대방에게 공손하게 대했다면 칭찬을 해주세요. 아이가 적절한 방식으로 행동했다면 변화된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진심으로 칭찬해 주셔야 합니다. 긍정의 행동에 관심을 받게 되면 앞으로도 아이는 그런 행동을 계속하려고 할 것입니다. 

 

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미국 캔자스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고 캔자스 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미국 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 학회 발표를 했으며,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 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