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틴팅(썬팅의 옳은 표현), 유리막 코팅, 언더 코팅, 블랙박스부터 필요에 따라서는 내비게이션 매립, 방음 및 방청 작업, PPF 시공 등 신차를 인도받게되면 신경써줘야 할 것들이 꽤 있죠? 오늘은 '언더 코팅'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언더코팅에 인색한 국내 제조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신차를 아끼며 조금 더 오래 타기 위한 심리적 안정감 등의 이유로 흔히 언더코팅을 하게 됩니다. 그런 심리와 맞물려 포털사이트를 통해 '언더코팅'을 검색해 보면, 안 하면 큰일 날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처럼 홍보 콘텐츠로 도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연 언더코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요?

차량 하부의 대부분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금속은 시간이 지날 수록 외부 환경에 의해 자연스럽게 '산화', 즉 녹이 습니다. 그러나 노면 위를 달리는 자동차는 끊임없이 튀어 오르는 돌 뿐만이 아니라 비와 눈 등 수분에도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악조건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제조사는 녹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을 위주로 언더코팅제를 뿌려 기본적인 방청 작업을 하게 됩니다.

언더코팅은 이러한 차량 하부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주로 타르 또는 중합체 왁스가 주성분으로 이루어진 코팅제를 차체 밑바닥에 흡착·코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방청효과는 물론 어느정도의 방음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언더코팅 시공 부위를 유심히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팅제는 타르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구동부위는 물론 엔진/미션 하부, 서스펜션(쇼크업쇼버, 스프링, 서스펜션 로우/어퍼암), 각종 부싱류, 머플러 등 정말 방청작업이 필요한 이 부위에는 코팅할 수 없습니다. 즉, 우리에게 익숙한 언더코팅은 눈에 보이는 하부의 철판 바닥 면만 시공이 되는 것이지요. 이 부분에 녹이 발생되어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정도면, 노후화로 인한 폐차 시기가 빠를 것입니다.

'차량 부식' 또는 '부식 부위'로 이미지/사진 검색을 한번 해 보시죠. 앞/뒤 펜더 부위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그외 도장 불량 또는 상처로 인한 다양한 위치의 내·외부 부식, 하체 곳곳에 타공된 홀을 통해 발생된 내부 부식 등이 대부분 입니다. 공식적으로도 차량의 부식이 가장 많은 발생하는 곳은 앞/뒤 펜더(fender)라고 보고 되고 있습니다. 튀어 오른 돌 등이 펜더의 안쪽에 상처를 일으켜 부식이 시작, 외부로 번지게 되는 것이지요.

▲ 차량 하부의 부식은 언더코팅 시공 부위보다는 다른 곳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 차량 하부의 부식은 언더코팅 시공 부위보다는 다른 곳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 부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앞/뒤 펜더 입니다.
▲ 부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앞/뒤 펜더 입니다.

더불어 주위를 둘러봐 보시지요. 언더코팅을 하지 않은 오래된 차량이 해당 부위에 부식이 발생하여 문제가 된 자동차를 보신 적 있나요? 녹은 언더코팅 시공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주로 발생합니다.

즉, 언더코팅은 정작 부식이 주로 발생되는 필요한 중요한 부위는 보호할 수 없는 단순한 작업입니다. 물론 바닥면의 방청효과는 분명 있습니다만,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지요.

▲ 하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세요?
▲ 하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세요?

문제는 여기에서만 그치지 않습니다. 하부 전체가 시커멓게 도포되기 때문에 도포 부위에 돌에 의한 상처가 생겨 정말 내부에 녹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확인이 쉽지 않아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코팅제가 경화되면 갈라진 틈으로 수분이 스며들 수도 있습니다. 한 번 시공 후 끝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관리·보수 해 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배선 케이블, 각종 오일이 흐르는 호스/라인류 등은 꼼꼼히 마스킹 작업 후 코팅제가 도포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역시 이 부분에 문제 발생 시 육안으로 확인이 어렵습니다. 더불어 제조사의 무상보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남자 그리고 자동차, 감성입니다.
▲ 남자 그리고 자동차, 감성입니다.

이 처럼 언더코팅은 득보다는 실이 많습니다. 실제 미국의 영향력있는 소비자 잡지인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 조차도 유리막코팅과 함께 언더코팅은 불필요한 것으로 보고한 바 있습니다. 눈길위를 달렸다면 빠른 시간 내 하부 세척을 해주고 엔진 오일 교환 등 차량의 하부를 볼 수 있을 때 마다 꼼꼼히 살펴준다면 언더코팅은 필요없다는 것이 맨즈랩의 생각입니다. 그 돈으로 소고기를 사 먹거나 조금 더 투자해서 좋은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미국 부식학회의 '부식 무관 지역'만을 거론하지 말고 내외수 차별없이 적극적으로 방청 작업을 해 주어야 합니다. 최근 몇 년간 겨울철 염화칼슘과 같은 제설제 사용량이 늘면서 국내 도로 환경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아연도금강판의 비율을 늘리고 언더커버 채용을 늘리면서 대처하고 있지만 출고 차량의 하부를 보면 '찔끔' 칠해져 있는 언더코팅 부위를 보면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차량일수록 더욱···.

자동차는 감성입니다. 감성은 그 어떤 센스(sense)보다 민감한 삶의 상징적 징표입니다. 완성차 업체는 자동차를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상품적 가치와 사후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광고에서만이 아닌···. ⓒ 2017. ManzLab Corp.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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