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사이버펑크 2077’,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등 대작 게임들 출시가 부쩍 가까워졌고, 주요 IT 기업들은 서로 경쟁하듯이 신제품을 발표하였기 때문에 PC 사용자들은 한창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이다.

대다수가 PC 성능에 직결되는 CPU와 그래픽카드, 메모리, SSD 최신 제품을 바라보면서 손에 넣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잠시만 시선을 돌려보자. 무언가 잊고 있지는 않은가? 바로 파워 서플라이(Power Supply) 말이다.

PC 성능에 영향도 주지 않는 파워 서플라이는 갑자기 왜 이야기하는지 궁금할 텐데 문제는 성능이 아니라 시스템 소비전력이다.

▲ PC 게이머의 혼을 자극하는 지포스 RTX 3080. 전기를 마구 퍼먹는다
▲ PC 게이머의 혼을 자극하는 지포스 RTX 3080. 전기를 마구 퍼먹는다

게이밍 PC가 소비전력이 많은 것은 예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요즘은 부쩍 늘어났다. PC 성능에서 핵심인 CPU와 그래픽카드 최신 제품들이 1~2년 전 제품들보다 평균적으로 소비전력이 증가했기 때문에 성능을 신경 써서 PC를 조립하다 보면 기존 파워 서플라이로는 출력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신 그래픽카드 중 하나인 지포스 RTX 3080만 해도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해서 최대 소비전력이 105W나 늘어났으니 말 다했다.

물론 여전히 소비전력이 적당한 CPU와 그래픽카드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기존 파워 서플라이를 두고두고 사용하기 위해 성능과 타협한다는 것은 왠지 손해보는 일이다. 따라서 순수하게 고성능 PC를 추구한다면 업그레이드할 때 파워 서플라이를 빼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빵빵한 출력을 내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파워 서플라이를 찾아야 할 텐데 그런 소비자들을 겨냥한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는 올해 10월 ‘CASLON M’(이하 캐슬론 M) 시리즈를 선보였다.

500W·600W·700W 등 세 가지 모델로 구성되는데 최근 PC 사용자들이 원하는 성능과 갖가지 기능이 집약된 파워 서플라이다.

 

PC 사용자에게 필요한 기능 두루 적용된 캐슬론 M 시리즈

이미 시장에는 파워 서플라이가 다수 존재한다.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찾아보면 제조사·유통사만 100곳이 넘을 정도이다.

그래서 무언가 특별한 점이 없다면 신생 브랜드로는 소비자들에게 명함도 내밀기 힘든데 마이크로닉스는 캐슬론 M 시리즈에 ‘하이브리드-E 플랫폼’을 적용하여 차별화를 노렸다.

▲ 파워 서플라이에 필요한 기술들의 집합체 ‘하이브리드-E 플랫폼’ (사진: 마이크로닉스)
▲ 파워 서플라이에 필요한 기술들의 집합체 ‘하이브리드-E 플랫폼’ (사진: 마이크로닉스)

하이브리드-E 플랫폼의 첫 번째 특징은 동기 정류기(Synchronous Rectifier)를 통해 파워 서플라이 효율을 높인 것이다. 동기 정류기는 한쪽으로만 전류가 흐르는 반도체 다이오드 대신 트랜지스터(전자 신호나 전력을 증폭하고 스위치 역할 제공)를 사용하여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파워 서플라이 효율이 높다는 것은 전기 콘센트로부터 입력되는 전력을 적게 잃으면서 PC 부품들에 알맞게 출력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출력이 동일한 파워 서플라이라도 효율이 높은 쪽은 소비전력이 적어서 사용자에게 이득이다.

다른 특징으로는 파워 서플라이 작동 상태와 상관없이 +12V 출력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CPU와 그래픽카드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2세대 GPU-VR 기술, 전력 손실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DC to DC(직류-직류) 설계, 캐슬론 M 시리즈 내부 온도가 50°C 이하이면 쿨링팬을 멈춰서 소음을 줄이는 팬리스(Fanless) 모드, PC를 끈 이후 내부에 남아있는 열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쿨링팬을 작동해서 온도를 낮추는 애프터쿨링(After Cooling) 기술이 있다.

보급형 파워 서플라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술이 여러 가지 집약되었기 때문에 참 매력적이다. 모두 자동으로 작동하므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복잡한 것도 없다.

 

80PLUS 브론즈 인증 받은 캐슬론 M 시리즈

파워 서플라이를 구매하기 위해 이리저리 정보를 살펴본 사람들은 제품명에 포함된 ‘80PLUS’라는 문구를 자주 보았을 것이다. 파워 서플라이 관련 인증 중 하나이며 앞서 설명한 효율이 80%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500W 파워 서플라이 효율이 80%라면 400W까지는 문제없이 PC 부품들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당연히 효율이 높을수록 우수한 파워 서플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소비자 측에서는 직접 효율을 확인하기 힘들다. 그래서 과거에는 그 점을 악용한 일부 기업들이 효율을 따지기도 민망한 파워 서플라이를 판매하기도 했는데 심하면 500W 제품으로 300W 출력도 내기 힘들었다. 품질도 나빠서 갑자기 폭발하거나 물귀신처럼 다른 PC 부품들까지 같이 고장내고 고철이 되는 경우도 흔했는데 그로 인해 ‘뻥파워’나 ‘묻지마 파워’라는 구슬픈 전설이 전래되기도 하였다.

▲ 총 여섯 등급이 있는 80PLUS 인증 (사진: 80PLUS 공식 홈페이지)
▲ 총 여섯 등급이 있는 80PLUS 인증 (사진: 80PLUS 공식 홈페이지)

80PLUS 인증은 그런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효율 80% 이상인 파워 서플라이를 검증하기 위하여 고안된 인증이다.

효율에 따라 ‘스탠다드’(Standard), ‘브론즈’(Bronze), ‘실버’(Silver), ‘골드’(Gold), ‘플래티넘’(Platinum), ‘티타늄’(Titanium) 등 총 여섯 가지로 등급이 나뉘는데 캐슬론 M 시리즈는 80PLUS 브론즈 인증을 받았다. 230V(볼트) EU(유럽 전기 플러그) 기준으로 최대 효율 85%, 최소 효율 81%를 넘으면 통과할 수 있는 등급이다.

▲ 캐슬론 M 시리즈 80PLUS 테스트 결과 (사진: 80PLUS 공식 홈페이지)
▲ 캐슬론 M 시리즈 80PLUS 테스트 결과 (사진: 80PLUS 공식 홈페이지)

80PLUS 인증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면 캐슬론 M 시리즈는 최대 효율이 88%대, 최소 효율은 81~82%대를 기록해서 브론즈 등급을 가뿐하게 충족하였다. 따라서 파워 서플라이 출력 문제 때문에 뒷목과 관자놀이를 자주 문질러본 사람이라도 믿음을 가져볼 만하다.

 

지름 두꺼운 16 AWG 케이블 사용

파워 서플라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각종 케이블은 사람의 혈관과 닮았다. 각자에게 필요한 에너지원이 이동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다만 몸 속 기관에 따라 지름이나 형태가 달라지는 혈관과 달리 파워 서플라이 케이블은 일률적이다. 지름이 얇은 케이블을 개수만 조정해서 사용하므로 훨씬 단순해 보인다.

그건 그렇고 전기 케이블은 지름이 두꺼울수록 내부 구리선 단면적이 증가해서 전기 저항이 줄어든다. 그래서 같은 전력이라도 두꺼운 케이블을 사용하는 쪽은 전기 흐름이 더 원활하고 발열도 감소해서 효율을 높여줄 수 있다.

▲ PC용 파워 서플라이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18AWG 케이블

대다수 파워 서플라이는 18AWG(American Wire Gauge, 미국 전선 규격) 케이블을 이용하는데 살펴보면 매우 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얇다고 해도 여러 개를 사용해서 PC 부품마다 필요한 만큼 연결하기 때문에 큰 지장은 생기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더 두껍다면 파워 서플라이 작동 시 이점으로 작용한다.

▲ 18AWG보다 두꺼워서 전기 저항이 적은 캐슬론 M 시리즈 16AWG 케이블

그 점에 주목한 마이크로닉스는 캐슬론 M 시리즈에 더 두꺼운 16AWG 케이블을 채택하였다. 숫자가 작아서 의아할 수 있는데 AWG는 숫자가 작을수록 지름이 더 두껍다는 것을 밝힌다.

캐슬론 M 시리즈에 사용된 16AWG 케이블은 CPU용 8핀(4핀+4핀) 전원 케이블과 그래픽카드용 PCI-E 전원 케이블 두 가지이다. CPU와 그래픽카드는 게이밍 PC에서 핵심이고 PC 부품들 가운데 소비전력 순위도 1~2위를 다툴 정도로 높으므로 16AWG 케이블 적용은 파워 서플라이 효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 18AWG 케이블과 16AWG 케이블 비교
▲ 18AWG 케이블과 16AWG 케이블 비교

 

내부에 안전 장치 고르게 구비된 캐슬론 M 시리즈

품질이 좋은 파워 서플라이는 내부가 꽉 들어차 있기 마련인데 캐슬론 M 시리즈도 그런 상식에 부합한다.

파워 서플라이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85°C 커패시터보다 수명이 최대 4배 긴 대만 TEAPO 105°C 커패시터, 발열 해소용 알루미늄 방열판, 전기가 다른 곳으로 흐르지 않게 막는 접지, 불필요한 전기 노이즈를 걸러주는 EMI 필터, 파워 서플라이에 부하가 가해지지 않으면 입력 전압을 최소화시키는 매직 스위치 IC, 과전압·저전압·과부하·단락·과열 보호 회로 등등··· 참 알찬 구성이다.

▲ 사용자가 파워 서플라이를 분해하면 보증 서비스는 날아간다
▲ 사용자가 파워 서플라이를 분해하면 보증 서비스는 날아간다

다만 일일이 확인하고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직접 제품을 분해하지는 않기를 권한다. 마이크로닉스의 무상 보증 서비스가 날아가 버린다. 무려 6년이다.

깨끗하게 분해하고 싶어도 분해할 때 위 사진 속 스티커를 훼손해야만 하므로 방법이 없다. 캐슬론 M 시리즈 뿐만 아니라 다른 파워 서플라이도 분해하는 순간 제품 보증 서비스 권리를 잃게 되므로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테스트 시스템으로 알아보는 캐슬론 M 700W 소비전력

아무리 제원이 화려하다고 해도 직접 사용해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맨즈랩은 캐슬론 M 700W를 이용해서 테스트 시스템을 구성하고 소비전력 측정기(Bplug S01)로 상황 별 소비전력을 확인해보았다.

주요 제원은 아래와 같다.

 

CPU: AMD 라이젠 5 3600X
메인보드: ASUS PRIME B550M-K
메모리: DDR4-2666MHz 16GB (8GB x2)
그래픽카드: ZOTAC GAMING 지포스 RTX 3080 Trinity D6X 10GB
SSD: 마이크론 Crucial MX500 250GB

▲ 윈도우 10 화면 진입 후 소비전력은 40~50W 사이 유지
▲ 윈도우 10 화면 진입 후 소비전력은 40~50W 사이 유지

우선 윈도우 10 화면에 진입한 후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전력을 재보았는데 40~50W 사이를 유지하였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흔히 사용하는 기다란 형광등 소비전력이 보통 30W 정도이므로 PC가 유휴 상태일 때는 소비전력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이밍 PC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품은 그래픽카드이다. 특히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는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때 웬만한 PC보다 소비전력이 높아지는데 이번 기사에서 사용한 지포스 RTX 3080 역시 그런 제품이다. 최대 320W까지 전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권장하는 파워 서플라이 출력도 무려 750W나 된다.

▲ 3DMark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실행 시 캐슬론 M 700W 테스트 시스템 소비전력

과연 문제없을까 하고 3DMark 벤치마크(타임 스파이 익스트림)를 연속 실행해서 그래픽카드 사용률을 최대한 끌어올렸는데 캐슬론 M 700W는 아무런 문제없이 테스트 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하였다. 소비전력은 400~440W 사이를 유지하였는데 캐슬론 M 700W의 출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 3DMark와 시네벤치 R20 동시 실행 시 캐슬론 M 700W 테스트 시스템 소비전력

그렇다면 PC 소비전력을 더 끌어올려 보면 어떨까? 3DMark 벤치마크와 렌더링(이미지 합성 및 편집) 벤치마크인 시네벤치 R20(Cinebench R20)을 동시에 실행하여 그래픽카드와 CPU 사용률을 최대한 올려서 소비전력을 측정해보았다.

확인 결과 테스트 시스템 소비전력은 약 10% 높아져서 430~480W 사이로 나왔지만 역시 캐슬론 M 700W에는 문제없는 수준이었다.

▲ 600W 파워 서플라이와 연결한 테스트 시스템
▲ 600W 파워 서플라이와 연결한 테스트 시스템

온라인에서 간혹 파워 서플라이 출력이 높으면 소비전력이 더 높아지는 것이 아닌지 묻는 질문 댓글을 볼 수 있다. 즉 500W와 1,000W 파워 서플라이가 있으면 1,000W 쪽 소비전력이 2배가 되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이미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직접 테스트를 해보았다. 출력 600W 파워 서플라이(ZALMAN ZM600-LX)를 사용해서 앞서 캐슬론 M 700W로 해본 3DMark와 시네벤치 R20 동시 실행 상태에서 소비전력을 측정해보았다.

▲ 3DMark와 시네벤치 R20 동시 실행 시 600W 파워 서플라이 시스템 소비전력

동일한 조건에서 측정했는데도 600W 파워 서플라이는 소비전력이 480~510W 사이로 나와서 캐슬론 M 700W보다 불리하였다. 효율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캐슬론 M 700W와 효율이 같은 파워 서플라이로 테스트하였다면 출력이 낮더라도 소비전력은 비슷하게 측정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파워 서플라이 출력은 PC에 최대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출력 수치가 높다고 해서 소비전력이 증가하지 않으니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고출력 파워 서플라이도 근심 없이 이용하면 된다.

 

고출력 시대에 부응하는 캐슬론 M 시리즈

그 동안 파워 서플라이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올 11월 출시될 AMD 4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AMD 라데온 RX 6000 시리즈 하이엔드 그래픽카드, 2021년 상반기에 출시될 데스크톱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그리고 최근 정식 출시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 시리즈까지···.

최근 선보이고 있는 새로운 세대의 PC 컴포넌트는 더욱 높은 소비전력이 필요하고, 그만큼 전력 효율성과 안정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빈틈없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파워 서플라이는 앞으로 게이밍 PC 이용자들에게 그 중요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 묵묵하게 뒷받침하던 자리에 있던 파워 서플라이가 이제는 PC의 주인공으로 그 위상이 올라갈 필요가 있다.

더불어 아무리 뛰어난 기술로 만든 파워 서플라이라고 해도 불량 제품이 걸리거나 고장날 수 있으니 보증 서비스가 중요한데 캐슬론 M 시리즈는 마이크로닉스가 6년 동안 무상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안심할 수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캐슬론 M 시리즈와 가격대가 비슷한 파워 서플라이들의 보증 서비스 기간이 3년이나 5년이었으니 더 긴 시간 동안 안전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캐슬론 M 시리즈는 요즘처럼 PC 소비전력이 부쩍 올라간 시기에 믿음직한 제품이다. 큰 맘 먹고 최신 CPU와 그래픽카드로 업그레이드했는데 파워 서플라이 출력이 간당간당해서 애먹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제품으로 활로를 찾아보기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