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수많은 게이머들이 고대하는 게임 ‘사이버펑크 2077’(Cyberpunk 2077)이 12월 10일 출시된다. 올해에만 출시 연기가 세 번이나 있었기 때문에 진짜로 출시되는 것인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미 해외 게임 미디어에서 리뷰 소감을 발표한 상황이어서 이번에는 진짜 사이버펑크 2077이 출시될 것이다.

하여튼 개발사인 CD 프로젝트 레드(이하 CDPR)은 사이버펑크 2077에 다채로운 그래픽 기술을 적용하였는데, 모든 요소가 포함된 것은 PC 버전이다. 대표적인 그래픽 기술인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광선 추적)은 PC 버전만 지원하며, 다른 플랫폼 버전으로는 4K 해상도에서 높은 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기기 힘들다는 제약도 따른다.

물론 PC 성능이 제대로 받쳐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PC 성능이 부족하다면 해상도를 낮추고 그래픽 옵션을 낮추고 기대치도 낮출 수밖에 없다. 몇 년 동안 사이버펑크 2077을 기다린 사람들에게 그런 후퇴는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일인데 물론 해결책은 하나 뿐이다. PC 업그레이드 말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사이버펑크 2077을 쾌적하게 즐기기 위해 어떤 PC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면 좋을 지 살펴보겠다.

최신 게임 때문에 PC를 업그레이드할 때 1순위로 신경 써야 하는 것은 CPU이다. 그래픽카드 역시 중요하지만 CPU 성능이 부족하면 그래픽카드에 장착된 GPU가 아무리 빠르게 연산을 해도 제때 그래픽 신호를 처리해주지 못해서 본래 성능을 발휘하기 힘들어진다. 그리고 메모리와 SSD 등 다른 하드웨어들도 CPU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게이밍 PC용으로 많이 찾는 CPU는 올해 11월 출시된 AMD 4세대 라이젠(Ryzen) 시리즈이며, 그 중에서도 라이젠 5 5600X이 인기 있다. 사이버펑크 2077은 ‘RT 울트라’(4K 해상도에서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한 최고 그래픽 옵션) 기준으로 권장 CPU가 라이젠 5 3600 또는 인텔 코어 i7-4790인데 라이젠 5 5600X는 그 두 가지보다 월등한 성능을 낼 수 있어서 적합하다.

성능만 본다면 라이젠 7 · 9에 속하는 상위 모델들이 더 좋지만 가격이 무시무시하다. 가격 차이 만큼 CPU 성능도 차이 나는 것은 아니므로 현시점에는 라이젠 5 5600X가 알맞다.

혹시 AMD보다는 인텔 CPU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비슷한 가격대인 코어 i7-10700K(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선택하면 된다.

그 다음은 그래픽카드이다. RT 울트라 옵션 기준으로 권장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RTX 3080 하나 뿐이다. 현재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는 지원하는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RTX 20 · 30 시리즈인데 CDPR은 그 중 지포스 RTX 3080을 권장 그래픽카드로 제시하였다.

지포스 RTX 3080은 가격이 백만 원 내외에 달하는 하이엔드(고급형) 그래픽카드여서 비용 부담이 꽤 되지만 돈값은 충분히 하는 제품이다. 사이버펑크 2077보다 한발 앞서 출시된 최신 게임들 대부분을 4K 해상도에서 쾌적하게 실행 가능하다.

정 부담된다면 지포스 RTX 3070 · 3060 Ti 등 하위 모델로 눈을 돌려야 하지만 해상도와 레이 트레이싱 등 주요 그래픽 옵션 몇 가지는 단계를 낮춰야 한다.

모든 제조사가 동일한 GPU를 사용하지만 기판 설계 방식이나 고유 기술, 고객 서비스 등 차이점이 있으므로 사용자 개인이 선호하는 요소를 참고하여 알맞은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메모리는 16GB 이상을 요구하는데 지난 해부터 메모리 가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여서 큰 부담 없이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CPU로 3세대 · 4세대 라이젠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클럭 3200MHz인 DDR4 메모리까지 공식 지원하므로 해당 클럭 메모리를 구매해서 16GB 이상으로 구성하면 된다.

메모리 대역폭을 2배로 늘려주는 듀얼 채널 기술을 사용해야 하므로 메모리는 16GB 1개 말고 8GB 2개로 구성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물론 16GB 2개도 문제없지만 늘어나는 용량 만큼 가격이 높아지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사이버펑크 2077은 설치용 저장 공간으로 70GB를 요구하며 권장 스토리지는 SSD이다. 방대한 장소를 이동하고 수많은 캐릭터 및 사물과 상호작용하는 오픈 월드 게임 특성상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시점 기준으로 PCI-Express(이하 PCIe) 4.0 x4 인터페이스로 작동하는 M.2 규격 NVMe SSD가 가장 최신 제품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5000MB/s(초당 메가바이트)를 넘어서는 제품이 대부분인데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SATA3 SSD와 비교하면 최소 9배는 더 빠른 속도이다.

아직은 HDD에 최적화된 파일 입출력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인해 PC 게임 환경에서 NVMe SSD가 SATA3 SSD보다 두드러지는 성능 차이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 NVMe SSD에 최적화시킨 파일 입출력 API인 ‘DirectStorage’(다이렉트스토리지)를 개발 중이므로 시간이 더 지나면 PCIe 4.0 x4 NVMe SSD의 가치도 상향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참고로 아직 데스크톱 프로세서 중에서 PCIe 4.0을 지원하는 것은 3세대 · 4세대 라이젠 시리즈 뿐이므로 PCIe 4.0 NVMe SSD를 최대 성능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은 CPU도 신경 써야 한다.

사이버펑크 2077 시스템 요구사항에는 없지만 파워 서플라이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CPU와 그래픽카드 소비전력이 껑충 올라갔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지포스 RTX 3080은 그래픽카드는 소비전력이 최대 320W 가량인데 그로 인해 권장 파워 서플라이 출력은 750W이다.

이전에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사용한 사람이라도 파워 서플라이 출력은 600W 이하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다만 파워 서플라이를 고를 때는 출력만 신경 쓰면 곤란하다. 표기된 출력을 실제로 낼 수 있는 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문적인 영역이어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막막한데 출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내는 것이 보장되는 80PLUS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 기본적인 품질을 기대해봐도 좋다.

그 외에 보호회로와 안전 장치 및 기술 적용 여부와 제조사 · 유통사의 고객 서비스 기간, 가격 비교 사이트 순위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현재 게임 커뮤니티는 사이버펑크 2077을 기다리는 게이머들로 인해 들끓고 있다. 오랜만에 미친 듯이 몰입할 만한 게임이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출시되기 몇 달 전부터 어떻게 PC를 업그레이드해야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궁금해하는 이들이 잔뜩 있다.

PC 대신 게임 콘솔(PlayStation 4, Xbox One 등)로 즐기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래픽과 쾌적함을 일부 포기하는 것은 몇 년 동안 사이버펑크 2077을 기다린 게이머 입장에서 참기 힘든 일이다.

타협 따위는 없이 사이버펑크 2077을 즐겨보고 싶은 게이머라면 자신의 PC를 살펴보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미리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좋다. 게임 속 2077년 나이트 시티에서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