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도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의 문화가 상당히 바뀌었다. 주말마다 모여 친목을 다지던 동호회 모임도 이제는 구성원 얼굴을 까먹을 만큼 만나지 못 하고 있다.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끼리 여름 맞이 여행이나 MT 역시 꿈도 꾸지 못 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는 여가 활동을 혼자서 해소해야만 하는 시기를 겪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답답한 건 스트레스 해소가 지극히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여러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겠지만 직장 동기들끼리 모여 소주 한 잔 기울이며 공감하는 그 자리, 스포츠 경기 직관하며 맥주를 들이켜던 그 흥분을 지금은 할 수 없다. 과하면 위험하지만 부정할 수 없이 적당한 장소에서 적당한 음주는 스트레스를 푸는데 심리적으로 분명히 도움을 준다.

▲ 술자리 가지기 힘든 요즘같은 시기에 애주가들은 소주잔 속 무지처럼 울고싶다
▲ 술자리 가지기 힘든 요즘같은 시기에 애주가들은 소주잔 속 무지처럼 울고싶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있으랴. 우리네 애주가들은 코로나19 시국이라면 그 시국에서 슬기롭게 그리고 폼나게 음주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내고야 만다. '나 홀로' 생활이 이제는 익숙해지는 지금, 혼술이라는 두 글자에 많은 애주가들이 '폼'과 '기술'을 배합해 남부럽지 않은 술 문화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과연 혼술에 대한 편견을 '청승맞은'에서 '까리하게'로 바꿔놓은 아이템들은 무엇이 있을까? 맨즈랩은 여러 혼술 아이템들을 살펴보고, 그 안에서 특히 혼술족들의 시선을 훔칠만한 몇몇의 아이템에 더 깊게 주목해보았다.

 

 

고독엔 소주지

혼술을 한다는 것에 가장 걸맞은 단어는 '고독'일 것이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유력 대선주자 장필우가 나락에 떨어지고 소주를 마셨다. 그러면서 말한다. "x라 고독하구만"이라고. 

▲ 영화 '내부자들' 中 (사진: 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 하이브미디어코프, 젬스톤픽쳐스, 쇼박스)
▲ 영화 '내부자들' 中 (사진: 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 하이브미디어코프, 젬스톤픽쳐스, 쇼박스)

혼술을 시작한다면 도수에 대한 걱정이 다소 사라진다. 앞에 누구를 두고서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타인을 챙길 걱정도 없고 내 공간 안에서 내 식대로 마시는 혼술이기에 비교적 도수가 높으면서도 저렴한 가격의 소주가 고독한 날 혼술에는 제격이다. 

 

소주는 자작하는 거 아니다

만약 당신이 여럿이 모인 술자리에서, 빈 자신의 소주잔을 내가 스스로 채우는 행위인 '자작'을 한다면 앞에 있는 사람들이 "에이~"라면서 비난을 쏘아댈 것이다. 정확한 기원을 알 수 없지만 주당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소주는 자작하는 거 아니라고. 그렇다면 가능할까? 혼술에서 자작하는 않는 것이? 

인터넷에 '소주 디스펜서'라고 검색만 해도 여러 제품들이 눈에 보인다. 소주병을 거꾸로 꽂아 술을 따라주는 디스펜서 형태들이 주를 이룬다. 그 중에서 단순히 밸브로 조절하여 소주를 색다르게 따르는 방법에서 나아가 디스펜서 본체에 터치 한 번 없이 알아서 소주잔의 적정량을 따라주는 제품이 등장했다. 

그 혼술템이 바로 '로이체 자동 소주 디스펜서'다. '로이체 자동 소주 디스펜서'는 손바닥만한 본체 길이에 AAA형 건전기 4개로 작동된다. 상단부 버튼은 터치 형식으로 돼있어 전원을 조절할 수 있다. 약 2초간 버튼에 손가락을 대면 옅은 LED등이 들어오며 전원이 켜진다. 그리고 동봉된 튜브를 제품 본체 아래에 꽂아 사용하면 된다.

▲ MBC '전지적 참견 시점' 159화 방송 캡처
▲ MBC '전지적 참견 시점' 159화 방송 캡처

MBC 관찰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브레이브 걸스의 유정이 잠시 사용하는 모습이 잡힌 '로이체 자동 소주 디스펜서'는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자동'이라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른 제품들은 소주병을 거꾸로 꽂는 번거로움, 직접 밸브로 양을 조절해야 한다는 세밀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로이체 자동 소주 디스펜서'는 소주잔을 입구 근처에 잔을 대자마자 센서가 반응해 35~45ml의 적정량의 소주잔 양을 채워준다. 그리고 소주잔 1개와 소주병에 들어갈 튜브 2개를 동봉해주어 '소주파' 혼술족이 원하는 점을 정확히 간파하여 제공한다.

물론 사용 시 유의할 점도 있다. 제품 상단에 있는 전원 버튼이 다소 민감해 혼술 하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제품 이동 시 무의식적으로 전원 버튼을 터치했다면 전원이 켜지고 본체 내 잔량의 소주가 튀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전원 버튼에 이어 배출구의 소주잔 감지 센서 역시 생각보다 빠르게 반응해 소주잔이 아닌 다른 물체가 배출구 아래를 지나간다면 여지없이 '로이체 자동 소주 디스펜서'는 소주를 내뿜는다. 아까운 내 소주 한 잔이 내 의도에 벗어나 버려진다면 이 얼마나 슬프지 아니한가.

 

 

 

혼술하면서 '직화 안주' 먹자

'술을 마신다는 것'은 오로지 술 하나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완성될 수도 없다. 세상 어느 주당이라도 술만 마시는 주당은 없다. 크고 작은 안주라도 술에 걸맞은 안주를 반드시 같이 먹어야 ‘술을 잘 먹는다’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다. 술은 안주와 함께 해야 한다.

앞서 '로이체 자동 소주 디스펜서'로 한 층 센스 있는 소주 먹는 법을 강구해봤다. 채워진 소주잔에 어울리는 안주를 찾아야 할 때다. 혼술족들은 보다 완성도 있는 안주를 먹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렇게 떠오른 고민 중 하나가 '과연 집에서도 직화 안주를 먹을 수 있을까?'였다.

단순히 음식을 데우는 것이 아닌 불이 직접 닿아 익히는 직화 방식은 어느 방식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맛, 풍미, 식감을 자랑한다. 시중에는 일정량의 착화제를 사용하는 일본식 미니 화로도 존재했다. 기존 전기그릴을 사용하려 해도 너무 커서 혼술용으론 부적합했다. 혼술에선 직화 안주는 꿈도 꾸지 못 하는 줄 알았다.

▲ 1개로는 부족해 2개의 '일렉트로맨 미니 전기 그릴'로 꼬치를 구워먹는 박세리 (사진: 유튜브 MBCentertainment 공식 계정 캡처)
▲ 1개로는 부족해 2개의 '일렉트로맨 미니 전기 그릴'로 꼬치를 구워먹는 박세리 (사진: 유튜브 MBCentertainment 공식 계정 캡처)

역시 MBC 관찰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박세리가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일렉트로맨 미니 전기 그릴'은 외관상으로 봐도 혼술족을 위한 아이템이다.

보통 책 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일렉트로맨 미니 전기 그릴' 꼬치 4개, 소고기 4점 정도 올릴 수 있을만한 넓이로 혼술족이 비로소 직화 안주를 즐길 수 있게끔 해주었다. 즉, 매번 전자레인지에서 인스턴트 안주를 데워 먹던 시절의 끝이 보이는 것이다.

'일렉트로맨 미니 전기 그릴'은 제품 내부 공중에 떠있는 듯한 열선이 고열로 뜨거워져 그릴 위 음식을 가열하는 방식이다. 사용 시 조절하는 부분은 측면 빨간색 전원버튼 뿐이기에 기능이 간편한 축에 속한다. 그리고 안주를 구울 때 제품 본체 바닥에 기름이 떨어지지 않도록 은색 기름받이가 있다.

혼술족에게 획기적인 안주를 제공하는 데 성공한 '일렉트로맨 미니 전기 그릴'이지만 그럼에도 단점은 있었다. '일렉트로맨 미니 전기 그릴'은 화력 조절 기능이 없다. 오롯이 '일렉트로맨 미니 전기 그릴'이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화력에 기대야 한다.

그리고 안주를 구울 수 있기까지 최초 예열 시간이 꽤나 오래 걸린다. 성격 급한 사람은 안주가 구워지기 전부 술을 전부 마셔 비워 버릴 수 있다. 그래도 깊은 인내심으로 안정적으로 직화 안주를 전부 다 구워 먹으면 마지막 관문, 본체 전부가 기름으로 뒤덮여 세척의 번거로움이 기다리고 있다.

 

 

 

 

여름엔 맥주지

7월도 다 지나가고 있다. 8월을 앞두고 있다. 7월 말 8월 초, 한여름이라는 것이다. 물론 혼술은 고독하기에 높은 도수의 소주가 끌리는 날이 있을 수 있다. 고독에는 소주일지 몰라도 현재 여름에는 따갑다 못 해 아픈 탄산이 내 목을 치는 맥주가 지극히 땡긴다. 더위를 날려주는 맥주가 여름에는 제격이다.

▲ 차디 찬 맥주는 여름에 제격이다
▲ 차디 찬 맥주는 여름에 제격이다

아주 기본적인 혼술의 출발은 편의점에서 사 온 캔맥주와 과자의 조합일지 모른다. 하지만 술에 투자할 줄 아는 혼술족이라면 그 조합에서 보다 업그레이드시킬 필요가 있다. 아래의 아이템으로 조금 내 혼술의 '격'을 높여보는 건 어떨까?

 

맥주의 핵심은 거품

맥주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과일향을 기초하여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에일 맥주, 탄산이 주가 돼 시원한 맛을 자랑하는 라거 맥주, 부드러운 맛이 매력적인 흑맥주 등 맥주의 세계는 그야말로 광활하다. 

최근 들어 독특한 매력으로 수요가 높아진 맥주의 새로운 갈래가 하나 있다. 크림맥주는 실제 크림이 함유된 것은 아니지만, 높은 거품의 비중으로 목 넘김을 한 층 부드럽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크림맥주라 하면 당연히 호프집에서나 맛 볼 수 있는 맥주 종류로 대부분 생각해왔다. 이 고정관념을 이제는 깰 수 있게 됐다.

'휘릭 맥주거품기 스탠드형'은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오크통 형태의 맥주 디스펜서처럼 부담스럽게 크지 않다. 부분 부분 금색으로 디자인 돼 있어 무채색으로 디자인 된 일반 맥주 거품기보다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

'휘릭 맥주거품기 스탠드형'를 작동하려면 먼저 상단 본체에 AA형 건전지 2개를 넣어야 한다. 그리고 하단 본체에 캔맥주를 넣고 튜브를 캔맥주 안으로 넣어 모든 본체를 결합한 후 레버 조절로 맥주와 거품을 따를 수 있다. 레버를 앞으로 밀면 맥주, 뒤로 당기면 거품이 구분돼 따라진다.

과연 '휘릭 맥주거품기 스탠드형'는 가장 본질적인 기능인 얼마나 거품을 매력적으로 만들어낼까? '설마 거품과 맥주를 뚜렷하게 구분하겠어?'라는 의심도 접게 만드는 명확한 거품과 맥주 구분이었다. 이에 더해 250에서 500ml까지의 캔맥주 호환이 가능한 범용성을 확보했다.

'휘릭 맥주거품기 스탠드형'를 사용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정말 크림맥주가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굳이 본체를 열고 캔맥주를 넣고 튜브를 꽂고 맥주는 마셔야 할까? 크림맥주 애호가를 넘어선 넓은 대중성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하단부의 금색 부품이 자주 떨어져 신경 쓰이게 만든다는 단점까지 가지고 있다. 

 

 

 

때로는 'NO 부담' 안주가 땡기지

물론 맥주라고 하면 대부분 최고의 궁합 안주는 치킨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삼겹살엔 소주이듯이, 빈대떡엔 막걸리듯이 스테이크엔 레드 와인이듯이 생선에는 화이트 와인이듯이 맥주에는 치킨이다. 이를 격하게 반대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날이 있다. 맥주는 먹고 싶은데 치킨과 같은 식사 대용급 안주까지는 먹기 다소 부담스러운 날. 그럴 땐 어떡해야 할까?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영화만 고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어떤 팝콘을 먹을까 고민하며 어떤 팝콘 사이즈로 주문할 것인가도 고민한다. 그 고민이 무색해지게 대부분 영화가 시작한 지 10분도 안 돼서 그 큰 팝콘컵 바닥을 긁고 있다. 그렇다. 팝콘은 치명적 중독성을 자랑하는 대표적 'NO 부담' 음식이다.

가볍게 먹을 수 있으면서 치명적 끌림을 발산하는 팝콘, 맥주 안주로도 나쁘지 않은 팝콘을 집에서도 먹을 수 있게 '쿠비녹스 팝콘 제조기'가 돕는다.

사용법은 콘센트를 연결한 후 제품 측면 아래 전원버튼을 켜고 약 30초 정도 예열한 한다. 그리고 투명색으로 된 상단 뚜껑과 워머컵을 끼운 뒤 약 한 큰 술 정도 본체 은색 내부에 별도 구매한 팝콘용 옥수수알을 넣고 조금만 기다리면 투입된 옥수수알이 열을 받고 연신 돌고 돌아 팝콘으로 터져 나오는 절경을 확인할 수 있다. 

집에서도 간단한 맥주 안주인 팝콘을 '쿠비녹스 팝콘 제조기'가 만들어주지만 역시 단점은 존재한다. 일단 소음이 크다. 예열을 위하여 ON 버튼을 누르자마자 터지는 소음은 만약, 앞에 사람이 있다면 대화가 힘들 정도로 시끄러웠다.

그리고 팝콘이 대중화되면서 여러 맛을 가진 팝콘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기본이 아닌 다른 맛 팝콘을 맛 보고 싶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도는 잠시 접어두길 바란다. 팝콘용 옥수수알 말고는 본체 내부에 아무 것도 넣어선 안 된다. 정 궁금하다면 캐러멜이나 초코나 버터 등을 같이 넣고 작동시켜 보라. 지옥이 기다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쿠비녹스 팝콘 제조기' 상단에는 팝콘 제조 시 발산되는 열로 동시에 녹여먹으라는 용도로 반구(半球) 형태의 워머컵이 있다. 그런데 이 워머컵이 과연 본 기능을 할 기회가 있기나 할지 모르겠다. 조금만 건드리거나 충격을 가하면 바로 본체 안으로 떨어져 버려 여간 성가시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팝콘 한 번 먹으려다 이런 단점들이 여럿 존재하다니. 이런.

 

 

 

적주(適酒)합시다

애주가, 주당, 혼술족들은 안다. 술을 완전히 끊어내는 절주(切酒)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 술은 몸에 해로운 것인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술을 대해야 할까? 

술을 완전히 끊어내는 것도 아닌, 술을 심신이 지칠 때까지 마시는 것도 아닌 적당히 내 기분이 좋을 정도만 마실 수 있는 적주(適酒)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현재는 7월을 지나고 있고 8월을 바라보는 한여름이다. 소주라도 맥주라도 자칫 주량을 넘어선 혼술을 감행했다간 어떤 불행이 닥칠지 모른다. 혼술을 즐기기 전, 내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내게 맞는 주종은 어떤 것인지 내 몸에 대한 사전 조사를 끝마친 후에 혼술 200% 즐기기 위한 '템전'에 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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