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 (영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한잔 하겠나?"

"이제 구하지 못할텐데. 어디서 구했죠? 역시 향이 좋네요."

미국 영화를 보면 기업 CEO나 CIA 국장 사무실 한쪽에는 항상 위스키가 담긴 병이 놓여있다. 조직의 대장들은 뭔가를 따지러 온 주인공에게 위스키 잔을 건넨다. 이런 장면을 보고 있으면 마치 어른들의 비밀 대화에 끼어든 듯한 묘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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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중요한 이야기.

거친 대화가 오간다.

 

"그건 내가 해결하겠어요"

"이봐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당신은 늘 하던 것처럼 손 놓고 구경이나 하고 있어요. 젠장!"

 

쾅!

국장은 문을 박차고 나간 주인공을 바라보며, 한숨과 함께 위스키를 털어 넣는다.

 

위스키를 한 번이라도 마셔본 사람은 안다. 이런 장면은 모두 거짓이라는 걸. 위스키를 얼음 없이 '니트'로 들이키면서 무표정을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 속 장면은 아마 위스키가 아니라 보리차일 것이다. 

아니 그 전에, 아무리 자유의 나라라고 하지만 저렇게 아무 때나 술을 마셔도 되나? 


왜 맛이 다르지?

▲ 일단 '원액'을 마실 줄 안다는 것은 보통 내공이 아니라는 뜻이다.
▲ 일단 '원액'을 마실 줄 안다는 것은 보통 내공이 아니라는 뜻이다.

 

위스키 고유의 향과 맛을 원하는 사람들은 '니트'를 선호한다. 니트는 커피를 예로 들자면 에스프레소를 그대로 마시는 것과 같다. '커피는 에스프레소지'라고 하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 카페에서는 아메리카노가 가장 많이 팔린다.

위스키도 비슷하다. 집에서 혹은 분위기 있는 바에서 위스키를 마신다고 하면, 큰 얼음을 담아 희석해서 마시는 '언더락'이 대표적이다. 위스키를 얼음에 천천히 녹이면서 은은한 향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특히 위스키에 이제 막 입문한 '뉴비'라면 드라마나 영화의 거짓 장면에 속아선 안 된다. 처음부터 원액을 그대로 혀에 대면, 강렬함 때문에 맛과 향을 느끼지도 못하고 위스키를 멀리하게 된다. 얼음이나 물에 희석해 마시면서 점차 자신의 취향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원액'을 즐긴다는 건 그만큼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란 뜻이다.

▲ 죽음을 달고 사는 암살자 형님들도 위스키에 얼음을 넣어서 마신다. (영화 존윅 2)
▲ 죽음을 달고 사는 암살자 형님들도 위스키에 얼음을 넣어서 마신다. (영화 존윅 2)

경험이 쌓이고 미각이 위스키를 구분할 수 있게 되면, '중요한 변수'를 하나 알게 된다. 위스키의 맛을 알기 시작한 시점에서 피할 수 없는 의문.

 

'바에서 먹는 위스키와 집에서 먹는 위스키 맛이 왜 다를까?'

 

분명 같은 위스키인데 집에서 마시면 왜 맛이 약하지? 업소용하고 가정용이 다른 건가?

바에서는 비싼 돈을 내서 그런가? 분위기와 음악 때문에? 

물론, 심리적인 영향이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진짜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얼음'에 있다.

▲ '가정용' 이라고 쓰여있지만 위스키의 차이는 없다. 가정용과 업소용을 구분하는 이뉴는 '세금' 때문이다.

맛과 향을 조율하는 '얼음'

▲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양주에 넣는 얼음'. 빨리 취하는 게 목적이라면 사실 아무 얼음이나 상관 없다.
▲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양주에 넣는 얼음'. 빨리 취하는 게 목적이라면 사실 아무 얼음이나 상관 없다.

얼음은 결국 물이다. 오래 두면 녹는다. 목적은 희석이 맞지만, 너무 많은 물은 음료나 술의 맛을 흐리게 한다. 정말로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이 된다.

물과 위스키도 적절한 비율이 있다. 그리고 얼음이 녹는 속도 역시 중요하다. 최대한 천천히 조금씩 녹아야 한다. 하지만 일반 가정집에서는 천천히 녹는 얼음을 만들기가 어렵다. 얼음에 갇혀있는 하얀색 때문이다.  

▲ 하얀색은 얼음의 적이다.

가정용 얼음의 하얀 부분이 왜 위스키를 망치는 걸까? 일단 얼음 속의 하얀 부분은 물속에 포함된 공기다. 물이 얼음으로 변하면서 공기는 위로 떠오른다. 얼음은 표면부터 얼기 시작하는데, 공기가 떠오르는 쪽의 표면이 얼어있다면 공기는 빠져나지 못한 채 그대로 갇혀버리게 된다.

얼음의 하얀 부분은 음료나 술과 닿는 면적이 더 넓어서 더 빠르게 녹는다. 그래서 바에 가면 이 하얀 부분이 위스키에 닿지 않도록 크고 맑은 얼음 한 덩이를 넣어주는 것이다.

하얀색 얼음은 위스키의 향을 망치기도 한다. 냉동실의 냄새 때문이다. 얼음에 갇혀있는 하얀색 공기에는 냉동실의 냄새가 그대로 담겨있다. 가정집 냉동실에 있는 얼음은 '차갑게' 만들어 주는 게 목적이다. 굳이 밀폐용기까지 사용해서 물을 얼리는 경우는 없다. 뚜껑도 덮지 않고 얼린 얼음을 위스키에 넣게 되면 향을 망칠 수밖에 없다.

▲ 흔한 가정집의 얼음틀
▲ 흔한 가정집의 얼음틀

투명한 얼음을 얻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

이러한 이유로 위스키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은 맛과 향을 유지할 수 있는 '맑은 얼음'을 얻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한다.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실험과 방법이 공유된다.

누구는 물을 한번 끓여서 얼리면 된다고 하고, 누구는 커다란 통에 물을 한가득 얼리고 투명한 부분만 쪼개서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어디까지나 '한 조각'을 얻는 방법이고 쪼개거나 부수는 번거로움을 거쳐야한다. 무엇보다 집안을 온통 물바다로 만들 각오를 해야한다.

이런 불편함 없이 투명한 얼음을 쉽게 만들어주는 제품이 있다. 투명한 얼음을 얻다가 지쳐버린 사람들을 위한 제품. 쥬얼아이스의 'DUO'다.

'물 얼리는데 뭐 대단한 게 필요할까?' 라는 생각 그대로 뭔가 특별한 구성은 아니다. '저는 그냥 물을 얼리는 틀입니다' 처럼 생겼다. 군필자라면 굉장히 익숙한 물건 하나가 떠오른다.

▲ 어? 군용?
▲ 어? 군용?

딱딱한 플라스틱 통과 그 안에 넣을 수 있는 물렁물렁한 몰드가 전부다. 이 몰드에 맞춰서 얼음이 나오는 모양이다. 참고로 이 몰드는 따로 구매할 수 있다. 동그란 얼음이나 다이아몬드 형태의 얼음을 원한다면 이 몰드만 바꾸면 된다. 'DUO'는 투명한 얼음을 총 6개 얻을 수 있다. 몰드 안쪽의 큰 스틱형 2개와, 바깥쪽의 작은 직사각형 얼음 4개.

실제 사용법은 허무할 정도로 단순하다. '이게 어떻게 투명한 얼음을 만든다는 거지? 방식이 똑같은데?' 의문밖에 들지 않는다. 

1. 미지근한 물을 틀에 넣는다.
2. 몰드를 그대로 넣는다.
3. 냉동실에 두고 얼린다.
4. 기다린다.


급하면 깨져요 사랑도 얼음도

투명한 얼음을 얻기 위해서는 꼭 지켜야할 조건이 있다. 바로 냉장고의 온도와 시간이다. 'DUO'는 영하 12도 약냉동에서 24시간 이상을 얼려야 한다. 하지만 처음이라면 '이거 정말 될까?'의 호기심과 기대를 참는 게 쉽지 않다.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맑은 얼음을 얻을 수 있다.  

▲ 이때까지만 해도 성공인 줄 알았으나
▲ 이때까지만 해도 성공인 줄 알았으나
▲ 아래쪽 스틱 얼음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 아래쪽 스틱 얼음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 그래도 하나는 건졌다
▲ 그래도 하나는 건졌다

실패의 원인 두 가지는 호기심과 냉동실의 온도다. 쥬얼아이스는 24시간을 얼려야 한다고 제시했지만, 너무 궁금한 나머지(사실은 위스키를 마시고 싶어서) 20시간 정도에 틀을 꺼냈다.

여기에 냉동실의 온도가 낮았던 악재까지 겹쳤다. 특히 냉동실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냉장고를 사용한다면 '대충 넣으면 알아서 얼겠지' 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온도까지 생각하진 않는다. 꼭! 냉동실의 온도 최대한 차갑게 조절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 냉동실은 죄가 없다. 확인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 냉동실은 죄가 없다. 확인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두 번째 시도에는 시간도 제대로 지켰고, 냉동실의 온도 역시 최대한으로 낮췄다. 결국, 시행착오 끝에 맑은 얼음을 얻었다.

▲ 하얀색 없이 투명하다
▲ 하얀색 없이 투명하다

우리집에서 한잔 더 할래?

'와! 투명한 얼음!' 에서 끝날수도 있지만, 이 물건을 잘 활용하면 더 멋진 일에 사용할 수도 있다. 

때마침 이 투명한 얼음을 비장의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트랜드가 젊은 여성들을 휩쓸고 있다. '라면먹고 가' 는 너무 오래됐다. 마라탕은 너무 무겁고, 탕후루는 손이 많이간다. 바로 '하이볼'이다.

▲ 마트와 편의점의 주류코너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하이볼이다.
▲ 마트와 편의점의 주류코너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하이볼이다.

2023년 현재 한국에서 위스키는 CIA 국장과 열혈 요원의 방식과 다르게 소비된다. SNS에 예쁜 사진을 올리는 젊은이 '하이볼'을 선택했고, 아저씨들이나 마시는 술에서 이제는 '감성을 담은 예쁜' 술이 됐다.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위스키에 탄산이나 달콤한 음료를 섞으면 하이볼이 된다. 맥주나 소주, 각테일 보다 진중한 느낌의 위스키에 감성을 더해 특별한 느낌을 준다. 레몬 소주, 복숭아 맥주 보다는 '피치 하이볼' 쪽이 더 그럴싸하다.

'니트'파가 보기엔 이런 유행이 이단자들이 저지르는 불경스러운 행위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작업' 관점에서 본다면 맛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원액은 혼자 있을 때나 마시고, 하이볼이 유행하는 이 시기를 잘 살려야 한다. 

▲ SNS에 위스키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
▲ SNS에 위스키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

우리 집에서 하이볼 마실래?

시도는 좋지만, 그녀에게는 수작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때 뒤에 결정적인 멘트를 바로 이어야한다. 

'우리 집에 너처럼 예쁜 얼음 있어'

흑심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플러팅과 함께 그녀의 궁금증을 자극할 수 있는 좋은 멘트다. 마치 맑은 얼음처럼 순수하다.

쥬얼아이스를 처음 봤을 때의 그 궁금증을 아마 그녀도 느낄 껏이다.
'얼음? 얼음이 뭐 다른가? 예쁜얼음이 도대체 뭐지?'

아마 SNS에 올리고 싶어서 참을 수 없을 것이다.

별다른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집에 위스키와 탄산수가 없다고 당황할 필요도 없다. 남녀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류 업체가 이미 시중에 완성품들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은 '대 하이볼의 시대'에 들어섰다. 정말로 좋은 기회다.


인생의 동반자가 알코올인 사람들만

지금까지 제시한 내용들은 모두 '시뮬레이션'에 기반한다. 현실에서 '맑은 얼음'으로 그녀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을 확률은 별로 높지 않다. 

언젠가는 분명 쓸 타이밍이 온다

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 보길 권한다. 물론 썸타는 그녀와 분위기를 내고 싶다거나, 여자친구 혹은 내연녀를 집에 보내기 싫은 날 사용하기에는 한 번쯤 써먹어 볼 만하다. 대단한 기능은 없지만, 일단 신기해서라도 보고 싶어질 테니까. 하지만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 '근데 이거 얼마야?'가 나오는 순간, '오빠 바보야?'를 각오해야 한다. 

대신 'DUO'는 위스키 맛에 민감하며, 혼술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좋은 제품이다. '맑은 얼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단 한번에 해결해준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얼음보다 더 차갑다. 맑은 얼음을 얻는 대가는 크다.

▲ 지금 구매하면 하이볼 전용 글라스 2개도 받을 수 있다.
▲ 지금 구매하면 하이볼 전용 글라스 2개도 받을 수 있다.

'맑은 얼음'이라는 목적이 확실한 제품이다. 위스키를 사랑하고, 음주가 취미이며, 뇌수가 항상 알코올로 찰랑거리는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좋은 제품이다. 반드시 사용 목적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고 필요한 사람들만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 좋은 위스키와 조명과 훌륭한 음악이 있다면, 바에서 마셨던 것처럼 한껏 분위기를 낼 수 있다.
▲ 좋은 위스키와 조명과 훌륭한 음악이 있다면, 바에서 마셨던 것처럼 한껏 분위기를 낼 수 있다.
▲ 내일부터 열심히 하겠습니다!
▲ 내일부터 열심히 하겠습니다!

 

1) 알코올은 발암물질로 지나친 음주는 간암, 위암 등을 일으킵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2) 지나친 음주는 암 발생의 원인이 됩니다. 청소년 음주는 성장과 뇌 발달을 저해하며, 임신 중 음주는 태아의 기형 발생이나 유산의 위험을 높입니다.


3)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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