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무실 NAS가 신제품으로 바뀌었다. 예전 NAS보다 기본 성능부터 높은데 거기에 NVMe SSD를 캐시로 추가하여 엄청 빠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막상 사용해보니 예전 NAS보다 조금 더 빠를 뿐 큰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제법 큰돈을 들였는데 결과가 이러면 기분이 상하는 것은 기본이고 경리부에는 눈치가 보인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이유는 네트워크 때문이다. NAS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네트워크는 그대로라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네트워크 속도에 따라 NAS 속도도 좌우된다

HDD나 SSD 같은 PC용 스토리지는 하드웨어 인터페이스 종류가 다른 것만으로도 속도 차이가 발생한다. 동일한 SSD를 SATA3로 연결했을 때와 외장 어댑터를 이용해 USB 2.0으로 연결한 경우를 비교하면 속도 차이가 5배 넘게 나기도 한다. 각 인터페이스의 최대 전송 속도에 격차가 있어서 그렇다.

▲ NAS를 네트워크와 연결시키는 LAN 포트
▲ NAS를 네트워크와 연결시키는 LAN 포트

NAS 역시 마찬가지다. 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사용하는 하드웨어 및 인터페이스가 다양하므로 NAS 본체를 기준으로 삼아 가능한 대역폭을 동일하게 구성해야 제 성능이 보장된다.

NAS에 장착된 LAN 포트의 최대 전송 속도가 2.5Gb(기가비트)라면 다른 네트워크 기기도 NAS와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속도를 지원해야 한다.

회사 사무실처럼 내부 네트워크로 NAS에 자주 연결하는 경우에는 스위치 허브, 이더넷 케이블, LAN 카드(또는 어댑터) 등 NAS와 동일한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기기들의 속도를 일치시키면 된다.

다만 인터넷을 통해 외부 네트워크에서 NAS로 연결하는 경우에는 현재 일반인의 인터넷 서비스 속도가 1Gb를 넘어서지 못하는 점, 그리고 아직 대다수 PC 및 공유기의 LAN 포트 최대 속도가 1Gb라는 점 때문에 NAS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어렵다.

 

네트워크 대역폭 1Gb에서 2.5Gb 변경 시 NAS 성능은?

그냥 사용하는 것도 까다로운 NAS인데 같이 연결하는 기기들도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제법 부담감이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최대 속도를 무시하고 대충 네트워크를 구성한다고 해서 NAS가 작동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NAS는 제대로 작동할 것이다. 그저 제 속도를 내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네트워크 속도가 NAS 성능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지는데 진위를 알아보기 위해 1Gb 및 2.5Gb 네트워크에서 비교를 해보겠다.

▲ 2.5Gb LAN 포트가 장착된 NAS ‘큐냅 TS-473A-8G’
▲ 2.5Gb LAN 포트가 장착된 NAS ‘큐냅 TS-473A-8G’
▲ NAS 캐시용으로 최적화된 PCIe Gen4 NVMe SSD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525’
▲ NAS 캐시용으로 최적화된 PCIe Gen4 NVMe SSD ‘씨게이트 아이언울프 525’

일단 주인공인 NAS는 2.5Gbps LAN 포트가 장착된 4베이(bay) NAS ‘큐냅(QNAP) TS-473A-8G’이다. NAS 내부 데이터 접근 속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NVMe SSD를 캐시로 활용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NAS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씨게이트 아이언울프(Seagate IronWolf) 525 M.2 NVMe SSD 1TB’를 캐시로 적용했고, NAS용 6TB HDD 2개로 RAID 0을 구성해서 HDD 성능도 극대화시켰다.

스위치 허브는 ‘큐냅 QSW-1105-5T’이다. NAS와 동일하게 네트워크 최대 속도 2.5Gb를 지원하며 네트워크 기기를 동시에 5개까지 연결 가능하다.

그 다음은 LAN 어댑터 ‘큐냅 QNA-UC5G1T’이다. PC의 USB 3.0(또는 그 이상 버전) 포트에 5Gb를 지원하는 LAN 포트를 만들어주는 기기이다. 사용자 PC의 메인보드에 1Gb LAN 포트만 있는 경우 필요하다.

마지막은 CAT.7 등급 이더넷 케이블이다. 최대 전송 속도 10Gb를 지원해서 흔히 사용하는 CAT.6 등급 이더넷 케이블보다 10배나 빠르다. CAT.6a 등급도 10Gb이므로 그쪽을 선택해도 문제없다.

NAS와 다른 기기들로 2.5Gbps 네트워크를 구성한 다음 위 사진처럼 테스트 시스템에 연결하였다. 테스트는 PC에 저장된 200GB 파일을 NAS로 전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2.5Gb 네트워크에서 NAS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속도는 279MB/s(초당 메가바이트)로 나왔다. 2.5Gb 네트워크에서 최대 속도는 약 312.5MB/s이니 대역폭에 약간 여유가 있다. 200GB 파일을 모두 전송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2분 32초였다.

1Gb 네트워크는 큐냅 QNA-UC5G1T와 CAT.7 등급 이더넷 케이블을 분리하고 CAT.5e 등급 이더넷 케이블만 스위치 허브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2.5Gb 네트워크와 동일한 테스트를 해보면 NAS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속도가 127MB/s로 나와서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Gb 최대 속도는 약 125MB/s이니 딱 그 만큼만 NAS 속도가 나온 것이다. 200GB 파일을 모두 전송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26분 50초였다.

종합해보면 네트워크 전송 속도에 비례하여 NAS 속도가 좌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NAS에 HDD 대신 SSD를 장착했다면 적어도 6Gb가 요구되므로 2.5Gb 네트워크로도 그 속도를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네트워크 성능 높이면 NAS 성능도 향상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의 슈퍼카는 고속 도로에서 엄청난 주행 성능을 과시하지만 좁은 골목길이나 비포장도로에서는 일반 차량과 큰 차이를 보이기 힘들다.

NAS 역시 그와 비슷하다. 내부에 아무리 빠른 스토리지와 캐시를 장착했더라도 데이터가 오고 가는 통로인 네트워크 속도가 NAS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결국 전체 속도가 감소해 버린다. 이른바 병목 현상이다.

혹시 큰맘 먹고 고급형 NAS와 HDD, SSD를 샀는데 속도가 영 시원치 않다면 네트워크를 살펴보자. NAS에 알맞은 등급으로 네트워크도 업그레이드한다면 만족스러운 성능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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