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주 원인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과 미국의 고금리 정책, 국제 유가 상승이 거론되고 있지만 몇몇 나라의 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꽤나 오랫동안 경제 문제로 힘겨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무튼 이런 시기에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절약 정신을 발휘하며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필요한 물건을 아예 사지 않을 수는 없으니 최대한 가격 대 성능비(이하 가성비)를 고려하면서 괜찮은 제품을 골라서 구매해야 한다.

기계식 키보드 역시 근래에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제품들이 크게 늘어났는데 그로 인해 이제는 과거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대로도 괜찮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 마이크로닉스 MANIC EX580L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 화이트 · 블랙
▲ 마이크로닉스 MANIC EX580L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 화이트 · 블랙

이번 기사에서 살펴볼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의 ‘MANIC EX580L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이하 마닉 EX580L) 역시 가성비를 중시하는 제품인데 과연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깔끔한 디자인

 

마닉 EX580L은 키가 총 104개로 구성된다. 한/영 전환은 스페이스바 오른쪽에 있는 Alt 키로 할 수 있고 그 옆에는 다른 키들과 조합해 다양한 기능을 이용 가능한 Fn 키(기능키)도 있다.

F1-F12 키에는 멀티미디어 재생과 웹 브라우저, 이메일, 계산기, 음량 조절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 다수 배정되어 있으니 Fn 키와 함께 조합해서 쓰면 된다.

숫자패드 키 위에는 아기자기한 네 가지 조형물이 보인다. 각각 형태가 다른데 일반 키보드에서 평면으로만 보이는 상태표시등을 마이크로닉스의 고유한 디자인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N 모양은 Num Lock 키, A 모양은 Caps Lock 키, 역삼각형 모양은 Scroll Lock 키, 작은 사각형 네 개가 모인 모양은 윈도우 잠금 키와 연동되며, 각각 활성화된 상태에서 붉은색으로 빛난다.

또한 키보드 사용자의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게 해주는 ‘스텝 스컬쳐 2’(Step Sculpture 2) 디자인도 적용되었다. 키보드를 사용하는 경우 손바닥 아래쪽은 밑으로 처지는 점을 고려하여 열마다 키캡 높이와 각도를 조정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 하단에는 높낮이 조절용 받침대도 있으므로 스텝 스컬쳐 2만으로는 편안하게 사용하기 힘들 때 쓰면 된다. 가장자리 두 곳에는 고무 재질 패드도 부착되어 있어서 높낮이 조절용 받침대 사용 시에도 바닥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지탱해준다.

제품 구성품으로는 사용자 설명서와 키캡 리무버(분리 도구), 청소용 솔이 제공된다. 키캡 리무버와 청소용 솔을 사용하면 키보드 키캡 사이사이에 낀 먼지도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다.

마닉 EX580L은 검은색 제품 외에 흰색 제품도 있다. 색상을 제외한 모든 요소가 동일하므로 소비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색상인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화려한 RGB LED

마닉 EX580L은 외형을 돋보이게 만드는 RGB LED 조명도 내장되었다. PC에 연결된 상태에서 전원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여섯 가지 색상으로 조명이 들어와 빛나기 시작한다.

조명을 다른 상태로 빛나게 하고 싶다면 LED 모드를 변경하면 된다. 위 사진에 보이는 Insert 키, Home 키, Page Up 키, Delete 키, End 키, Page Down 키와 Fn 키를 함께 누르면 LED 모드가 바뀐다. 각 키에 숫자 및 그림이 표기되어 있어서 원하는 LED 모드를 쉽게 고를 수 있다.

모든 RGB LED가 켜진 상태 그대로 있는 1번 모드, 키를 누를 때만 순간적으로 조명이 물결처럼 퍼지면서 빛나는 2번 모드, 가장자리 키부터 안쪽 키 순서로 빛났다가 어두워지는 3번 모드, 모든 RGB LED가 빛나다가 어두워지기를 반복하는 4번 모드, 키보드 구역 별로 RGB LED가 교차하면서 빛나다가 어두워지기를 반복하는 5번 모드 등이다. Page Down 키는 모든 RGB LED를 끌 때 사용한다.

LED 모드를 조금 더 세부적으로 조정하고 싶은 경우에는 방향키와 ‘- _ 키’, ‘= + 키’를 이용하면 된다. 위아래 방향키는 Fn 키와 함께 누르면 LED 밝기를 높이거나 줄일 수 있고 좌우 방향키는 1번을 제외한 LED 모드들에서 LED가 빛나고 어두워지는 속도를 조절할 때 사용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키에 있는 RGB LED만 빛나게 하고 싶은 경우에는 커스터마이징 모드를 이용하면 된다. Fn 키와 숫자 1 · 2 · 3(CM1 · CM2 · CM3) 키 중 원하는 것 한 가지를 누른 후 다시 Fn 키와 Esc 키를 누르면 모든 RGB LED가 꺼진 상태가 된다. 그 상태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키를 누르면 그 키에 내장된 RGB LED가 빛나고 그렇지 않은 키는 어두운 상태 그대로 있게 된다.

원하는 키를 모두 눌러서 빛나게 만든 다음 Fn 키와 Esc 키를 함께 누르면 RGB LED 커스터마이징이 완료된다. 이후 Fn 키와 해당하는 숫자 키를 누르면 저장된 커스터마이징 모드가 작동한다.

또한 숫자 4 · 5 · 6 · 7 키에도 LED 모드가 배정되어 있다. 숫자 4 키는 RGB LED 전체 점등 모드, 숫자 5 키는 RTS 게임 모드, 숫자 6 키는 FPS 게임 모드, 숫자 7 키는 오피스 모드이다. 특정한 작업 시 자주 사용하는 키만 RGB LED가 빛나게 할 수 있다.

 

PC에 마닉 EX580L을 연결해서 RGB LED 조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살펴보았다. LED 밝기와 모드, 점등 속도를 하나하나 바꿔보았는데 변경될 때마다 조명이 주는 느낌이 달라져서 화려한 분위기든 은은한 분위기든 원하는 것으로 연출 가능하다.

 

경쾌한 타이핑 가능한 2세대 마닉 스위치

흔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제품들은 겉보기에는 그럴싸해도 품질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키보드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상품 후기를 검색해보면 영 시원찮은 성능이나 제품 하자 때문에 분통을 터뜨리는 소비자의 글이 금세 눈에 들어온다.

가끔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품질이 떨어져도 어느 정도 감수하고 사용할 수 있겠지만 키보드는 거의 매일 수시로 사용하는 제품이므로 그럴 수 없다. 특히 키감(키를 누를 때 손끝에 전해지는 감촉)이나 정확한 키 입력 같은 기본적인 요소는 소비자 입장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 2세대 마닉 스위치가 적용된 마닉 EX580L (사진=마이크로닉스)
▲ 2세대 마닉 스위치가 적용된 마닉 EX580L (사진=마이크로닉스)

기계식 키보드에서 적절한 키감과 정확한 타이핑을 실현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각각의 키에 적용되는 스위치인데 마닉 EX580L은 문제없다. 바로 ‘2세대 마닉(MANIC) 스위치’가 장착되었기 때문이다.

2세대 마닉 스위치는 마이크로닉스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계식 키보드용 스위치들을 분석하고 개발에 참여하여 완성한 것이다. 입력 속도를 1ms(밀리세컨드, 천분의 1초)까지 인식하므로 사용자가 쏜살처럼 키를 누르더라도 정확하게 입력되고, 최대 6천만 회를 누르더라도 견디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내구성도 높다.

2세대 마닉 스위치는 청축 · 적축 · 갈축 등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청축 스위치는 누를 때 찰칵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리듬감 있는 타이핑이 가능하고 적축 스위치는 청축보다 소리는 작게 나지만 키 반발력이 적어서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타이핑이 가능하다. 갈축 스위치는 소음이 청축보다 적고 키 반발력은 적축보다 높아서 두 가지 스위치의 특징을 나눠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키캡 리무버를 사용해서 키캡을 분리하면 아래에 있는 2세대 마닉 스위치가 보인다. 스페이스 바와 엔터 키처럼 길이가 길고 면적이 넓은 키 아래에는 체리식 스태빌라이저(좌우 균형을 맞추는 장치)가 내장되었다. 따라서 키캡 모서리를 누르더라도 키가 정확하게 입력된다.

또한 키를 누를 때 다른 키도 함께 누른 것으로 인식되는 고스팅 현상을 방지하는 ‘안티고스팅’(Anti-ghosting)과 모든 키를 동시에 눌러도 제대로 인식하는 ‘무한 동시 입력’ 기능도 적용되었다.

 

기계식 키보드는 PC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므로 게임 테스트도 해보았다. 게임은 ‘던전앤파이터’, ‘스트리트 파이터 5’, ‘포르자 호라이즌 4’ 등 키보드만으로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한 세 가지를 골랐다.

이번 기사에서 사용한 마닉 EX580L은 2세대 마닉 스위치 중 ‘적축’이 적용된 제품이다. 키를 가볍게 눌러도 정확하게 입력되어서 0.1초 단위로 키 여러 개를 눌러야 발동되는 던전앤파이터와 스트리트 파이터 5 캐릭터의 몇몇 스킬도 원하는 대로 구사할 수 있었다.

포르자 호라이즌 4는 코너를 돌 때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로 지정된 키를 순간적으로 반복하며 누르는 경우에도 부드럽게 연타가 가능해서 쾌적한 느낌을 받았다.

▲ 내부에 흡음재가 들어간 마닉 EX580L (사진=마이크로닉스)
▲ 내부에 흡음재가 들어간 마닉 EX580L (사진=마이크로닉스)

한편 기계식 키보드는 각각의 키에 스위치가 적용된 구조로 인해 타이핑 시 필연적으로 소음이 발생한다. 게다가 그렇게 발생한 소음은 키보드 하우징 내부에서 울리며 증폭되는 경우도 있어서 제법 신경 쓰인다.

소비자 대부분은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여기고 그 점을 감수한 채 기계식 키보드를 구입하는데 마이크로닉스는 그런 불편함을 덜 수 있도록 마닉 EX580L 내부에 소리를 흡수하는 흡음재를 내장했다.

비록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하지만 소리가 울리는 현상은 크게 줄일 수 있으므로 너무나 성가신 소음 때문에 기계식 키보드를 기피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뛰어난 가성비와 키보드의 기본에 충실한 마닉 EX580L

여러모로 어려운 경제 때문에 무언가 사고 싶어도 금세 주저하게 되는 시기이다. 진짜 하루가 다르게 온갖 물건값이 뛰어오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출시된 마닉 EX580L은 실로 매력적인 제품이다.

기계식 키보드로서 기본적인 품질을 충족하면서도 가격은 3만 원 중반대에 불과하므로 큰 부담 없이 새로운 키보드를 사려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단순히 가격만 보고 기계식 키보드를 구입했다가 인생의 쓴맛을 본 사람이라면 마닉 EX580L을 통해 인생의 단맛을 느끼며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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