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미미, 김효선(일산하하가족상담센터/아동심리상담사)

코로나19가 지나고 이제 일상으로 많이 돌아왔습니다. 마스크 쓰는 것도 일상이 됐지요. 오히려 벗으면 어색할 정도로요. 그런데, 이제부터 더 체크해야 할 것이 있어요. 바로 우리 아이의 발달 상태입니다. 

코로나19가 극성이었던 지난 3년간 우리 아이는 잘 발달해 왔나요? 거리 두기로 우리 아이들은 사람을 피하고 사람 없는 곳으로 가야 하고, 밖보다 집이 안전하고, 대체로 집안에서 지내고, 마스크 착용으로 마스크에 가려진 사람들을 봤지요. 때문에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의 기회가 현저히 적었고요. 또한 대체로 집에 있다 보니 신체 발달도 자유롭지 못했고, 다양한 자극과 경험도 부족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놀이 평가를 통해 아이의 발달이 괜찮은지 점검하려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의 발달에서 코로나19는 빼놓을 수 없는 시기입니다.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아이 발달에 미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으며, 어린이집 교사의 75%가 코로나19로 아동 언어발달이 지연됐다는 기사까지 나왔지요. 

그래서 부모는 우리 아이의 발달 단계에 대해 먼저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걱정만 한다고 해결되진 않아요. 지금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발달은 무엇일까요? 이 글을 통해 만 3세 이상 유아기에 발달돼야 할 주도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주도성이 뭔가요?

유아기를 에릭슨은 '주도성 vs 죄책감의 시기', 프로이트는 '남근기'라고 했습니다. 

주도성은 주로 리더십을 이야기하지만 제3자와의 관계에 자연스럽게 포함될 줄 아는 능력을 포함합니다. 내가 하자는 놀이만 해야 하고, 내가 앞장서서 의견을 내는 것뿐 아니라 친구가 낸 의견에 따르기도 하고, 같이 포함되기도 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주양육자 이외의 성인과 관계의 폭도 넓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만 3세 이상의 유아들에게는 주양육자 이외의 대상이 필요합니다. 엄마가 주양육자라면 아빠, 교사, 또래, 할머니, 할아버지를 말하지요. 아빠가 주양육자라면 주양육자인 아빠 이외에 엄마를 포함한 제3자가 필요합니다.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내 뜻이 이 집단이 원하는 것인지 혹은 상반되는지 경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아이가 타인을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아이가 또래와 역할놀이를 할 줄 아나요? 
아이가 혹시 혼자만 놀고 있지는 않나요?
아이가 상상놀이를 할 줄 아나요?
블록이나 퍼즐만 하고 있지는 않나요?
상대방이 나와 생각이 다르면 타협하는 방법을 알고 있나요?
기관의 규칙을 지킬 줄 아나요?
기관에 적응은 잘 하고 있나요?

이제 본격적으로 만 3세 이상 유아기의 발달적 특성을 알아보겠습니다. 다음의 내용을 통해 우리 아이의 발달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살피길 바랍니다. 

 

언어가 급성장합니다

표현 언어가 성인과 대등해질 정도로 발달합니다. 단,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어른이 볼 때는 역지사지도 안 되고 논리도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말대꾸를 하고, 다양한 어휘를 활용해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표현합니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에 대해 알아갑니다

사회정서적으로 엄마 아빠를 관찰함으로써 자신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여성과 남성의 신체 차이는 무엇인지, 하는 역할의 차이는 무엇인지,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등을 관찰하고 모방하게 됩니다. 이때 동성 부모를 모방함으로써 성 동일시를 하게 되지요. 이 시기에 성 동일시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청소년기 이후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상상놀이, 역할놀이가 활발하게 나타납니다

자신의 상상과 생활하면서 봤던 것을 놀이로 나타내면서 이해하기 힘들거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놀이로서 풀어내는 것이지요. 성인을 모방하기도, 동일시하기도 하면서요. 나보다 크고 나보다 멋있는 어른을 흉내 내는 놀이,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매력적일까요! 또한 놀이를 하면서 심리적으로 해소하지 못한 부분을 풀어내 해소하기도 합니다.  

 

거친 몸 놀이도 즐겨 합니다

이때는 신체를 활용해 놀이하면서 신체발달이 이뤄집니다. 성인과의 거친 몸 놀이를 통해 조절력을 배우기도 하지요. 신체 놀이는 부모님 중 좀 더 몸 놀이를 잘할 수 있는 분이 해주시면 됩니다. 거친 몸 놀이를 해줄 분이 없다면 운동을 배우러 다닐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좋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거친 몸 놀이란 씨름, 복싱, 칼싸움, 말타기, 아이 안고 올렸다 내리기, 부모님 몸 타고 오르기, 잡고 뛰기 등입니다. 성인과 하는 거친 몸 놀이를 통해 아이는 성인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조절하고 강도를 세게 혹은 약하게 하는 것을 몸으로 배워 조절력과 배려를 익히게 됩니다.  

 

두려움, 무서움을 경험합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면서 두려움과 불안의 정서가 점점 커집니다. 인지능력이 발달하면서 두려움과 공포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이때 상상놀이를 많이 하는데 상상놀이 역시 뇌가 발달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귀신, 도깨비, 괴물 등을 무서워하고 꿈도 꿉니다. 이 시기의 악몽은 발달 과정 중 당연한 것입니다. 

이때 부모님은 "괜찮아 가짜야."라고 안심시키기보다 귀신과 도깨비의 무서움을 공감해 주고 어떻게 하면 덜 무서울지, 어떻게 하면 이겨낼 수 있을지 방법에 찾고 알려줘야 합니다. 이런 종류의 두려움은 내가 뭔가를 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나는 가만히 있는데 그것들이 나타나는 것이거든요. 외부환경에서 주어지는 것들이라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존재라서 그래요. 

이런 두려움을 놀이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상상놀이가 바로 그것입니다. 상상놀이를 풍부하게 한다는 것은 인지가 잘 발달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

인지가 급격하게 발달되면서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때로는 상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해 거짓말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거짓말을 상대를 속여야 하지요? 그러려면 머리를 굴려야 해요. 거짓말도 인지가 발달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거짓말은 인지발달한 거네~ 좋은 거네~'가 아니라 '인지가 발달하면서 나타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언어적으로 뛰어날수록, 인지적으로 똑똑할수록, 상상력이 발달할수록 거짓말이 나타날 수 있어요. 이때 부모님의 “너 거짓말하면 안 된다 했지?”, “너 나쁜 아이구나.”라는 훈육은 절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죄책감과 '나는 나쁜 아이야.'라는 인식을 갖게 하지요. 

이럴 때는 구체적으로 질문을 해주는 게 좋아요. “그 친구는 무슨 색 옷을 입고 왔어?”, “오늘 자유놀이 블록은 누구랑 놀았어? 재밌었을까? 심심했을까?”라고 현실적인 질문을 해주세요. 아이를 떠보거나 돌려서 질문하면 아이도 이해할 수 없어요. 

 

주인공으로 대우해 줘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청중이 필요해요. 충분히 공주와 영웅을 해야 하지요. 박수를 열렬히 쳐주는 청중이 있어야 다음 발달단계로 무난히 넘어갈 수 있습니다. 꼬박 3년은 해야 해요. 공주가 그려진 옷, 캐릭터 옷, 영웅 캐릭터 옷을 충분히 입어야 하죠. 그러니 우리 아이들을 영웅으로, 공주로,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세요. 

 

글 = 김미미, 김효선
일산하하가족상담센터장. 아동 대상의 놀이치료, 인형 진단평가, RT 발달 중재는 물론 청소년, 성인, 부부 상담까지 전 세대에 대한 상담 및 강의를 하고 있다. <눈맞춤 육아법(하루 5분, 아이의 마음까지 안아주는)>을 지었으며, 유튜브에서 <놀이치료사 하하선생님의 눈맞춤TV>를 통해 부모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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