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아이가 어려운 일이나 힘든 일에 맞닥뜨렸을 때 그것을 이겨내려 하지 않고 포기하거나 회피하려고 해 고민인 부모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는 아이 내면의 힘이 아직 강해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가정에서 따뜻한 격려를 통해 내면의 힘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가족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 합니다. 위기의 순간도 가족의 힘으로 함께 극복하지요. 이렇게 평생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하는 가족의 격려는 아이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힘을 기르는 밑거름이 됩니다. 

그런데, 이 격려.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일까요? 가정에서 아이에게 따뜻하게 격려해 주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올바른 격려는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게 합니다. 이는 칭찬과는 조금 다릅니다. 아이가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상황에서 용기를 주고, 의지를 심어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격려입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배운 지 얼마 안 된 아이가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힘겨워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아이:  “엄마, 나는 안될 것 같아. 어려워”
엄마: “응 너의 말이 맞아.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은 힘들어. 하지만 다리의 근육을 써 보렴. 더 힘껏 밟아봐.” 
아이: “너무 다리가 아파. 포기하고 싶어” 
엄마: “엄마가 도와줄게. 너는 할 수 있어. 힘내서 밀어보자. 포기하지 말고 엄마랑 같이하자.”

오르막길을 같이 오르는 엄마가 과정의 힘듦을 얘기하면서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고 공감하며 있는 그대로를 수용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함께 이겨내자고 격려합니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시나요?

아이가 무언가로 힘들어 할 때 어떤 부모는 공감하기보다 포기하지 말라고 강하게 몰아붙입니다. 또 어떤 부모는 아이가 쉽게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의 짐을 덜어주려고 하죠.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며 격려하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내면의 힘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격려할 때는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지 말고 정확하게 묘사한다

아이가 흰 종이에 그림을 그린다면 색연필로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관심 받고 싶어서 엄마에게 “이것 좀 보세요~”라고 합니다. 이때 아마도 많은 부모님들은 칭찬을 해줄 것입니다. “와~ 아주 잘 그렸구나” 혹은 “멋진데~'라고요. 

그렇게 칭찬하는 것보다 좀 더 정확하게 아이의 행동을 묘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관심을 받고 싶어 표현할 때는 “와~ 네가 동그라미를 잘 그렸구나. 크기도 여러가지로 그렸네~”라고 아이가 한 행동을 묘사하거나 다시 알려주는 것이 바른 격려의 방법입니다. 

 

아이의 특별함 대신 유일함을 말한다

우리는 흔히 조금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가 바이올린을 다른 아이에 비해 잘한다” , “○○는 다른 아이에 비해 운동을 잘한다”,  “○○는 나이에 비해 글을 다 깨우쳤다더라” 

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럴 경우 한 사람의 특별함을 표현하기 위해 비교할 다른 부족한 상대가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의 특별함을 나타내기 위해 다른 아이가 우리 아이에 비해 모자란 부분을 부각하게 되는 것이죠. 

특히 형제 자매가 있는 가정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비교하며 특별함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에게 격려할 때는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특별함을 내세우기보다 다음과 같이 아이의 유일함을 강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 바이올린을 참 잘한다” , “○○는 운동을 잘한다”,  “○○는 글을 다 깨우쳤구나” 

 

실수에도 따뜻한 집안 분위기를 형성한다

따뜻한 집안 분위기는 아이의 성장에 아주 중요합니다. 아이가 실수를 했더라도 나무라듯이 공포감을 조성하고 부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기보다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그러지 않도록 격려하는 따뜻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죠. 

이는 '나는 안전해', '나는 사랑받고 있어',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야'라는 믿음이 아이의 내면의 힘을 강하게 해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힘들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등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합니다.

반대로 가정에서 부정적인 언어로 꾸짖음을 많이 받은 아이는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쉽게 잃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아이에게는 감정의 부정적인 언어가 트라우마로 자리 잡아 스스로 '나는 이런 거 잘 못하는 아이'라고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자가조절을 통해 부정적인 느낌을 통제하고 잘못된 인식을 갖지 않으면서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힘입니다. 이는 가정에서 부모님의 따뜻한 격려로부터 시작됩니다. 

 

글 = 민경미(유아 특수교육 교사)  
미국 캔자스 대학 유아 특수교육 석사 졸업했고 캔자스 주 유아특수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캔자스 주 정부와 캔자스 대학 병원의 연구 합작 프로젝트 센터(프로젝트 이글 Project Eagle) 캔자스 주립 학교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 DEC와 ISJ 학회에서 ‘아이의 실행 기능 높이는 교육법’과 ‘트라우마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 자기조절법’등 다수의 학회에서 발표를 했으며, 저서로 <트라우마 있는 우리 아이, 어떻게 훈육할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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