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강현희(스포츠 교육학 박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의 답으로 ‘축구’, ‘농구’, ‘야구’가 1위를 다툽니다. 특히 축구는 ‘보는 스포츠의 재미’와 ‘직접 하는 스포츠’의 궁합이 잘 맞는 종목인 데다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으로 축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아주 많이 있기에 e스포츠에서도 인기가 높습니다.  

초등학교 기준 1종 선수로 등록된 ‘학생 엘리트 선수’도 축구 선수가 가장 많습니다. 또한 유소년 스포츠에 관련된 통계를 살펴보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스포츠는 ‘태권도’,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축구’로 나타난 조사가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축구를 좋아하기에 부모님은 축구클럽이나 학교 방과 후 축구교실에 보내며 아이의 취미를 지지해 주고, 이를 통해 재능을 발견한 친구들은 선수의 길을 가기도 합니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그만큼 축구는 아이들의 생활이자 문화로서 삶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많이 하고, 많이 보고, 즐기는 축구! 내 아이를 참여시킬 때 부모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스포츠 양육적인 관점에서 축구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축구를 시키는 이유

부모가 아이를 축구에 참여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관련된 조사 연구의 결과를 보면 ‘남성성의 획득’, ‘또래보다 우월성 길러주기’, ‘사회성 발달’, ‘취미생활의 발견’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자다워지고 친구도 많이 사귀면서 취미 생활로 즐기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또래보다 스포츠 우월성을 갖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이해되는 대목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마음으로 축구를 시키시나요? 또 어떤 마음으로 축구를 시키실 예정인가요? 

무엇보다 축구에 내재된 교육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는 데 주목해 주세요. 축구의 교육적 가치는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먼저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과 정서

아이들이 축구를 하면 어떤 느낌을 받고, 어떤 정서를 경험할까요?  

‘죽을 만큼 숨이 찬데.. 이 기분이 나쁘지는 않구나!’, ‘내가 이렇게 느리구나!’, ‘나는 체력이 이만큼이고, 약하구나! or 강하구나!’, ‘나는 공이 무섭네~!’, ‘축구를 하고 나니까 밥을 많이 먹게 되는구나’, ‘나는 골 넣고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나는 경기에서 지니까 화가 나는구나’ 등 아이들은 다양한 감정과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운동을 하며 이런 것들을 알아가는 것은 다른 생활로의 연결성이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입니다. 축구장 내에서만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축구를 하며 얻은 자신감이나 자존감 등이 생활의 활력소로 작용되기에 축구를 하며 느끼는 정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축구의 신체적 가치

축구를 하면 신체적 어려움을 체험합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신체적 한계를 경험하도록 이끌어 주는 종목은 그리 많지 않은데, 축구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것이죠. 자기 신체적 한계를 경험하거나 나약함을 발견하면 신체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동기 부여가 되는 동시에 신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숨이 차는 것, 몸이 뜨거운 것, 점점 달리기가 빨라지는 것, 몸싸움이 재밌는 것을 느끼는 것은 축구를 하며 자연스레 배우는 신체적 발견이고, 재밋거리의 발견이라 볼 수 있습니다. 

축구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신체적 이득은 ‘민첩성’, ‘스피드 향상’, ‘신체 협응력’, ‘순발력’ 등에 영향을 끼칩니다. 전신운동이기에 모든 기초체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체적 성장에 매우 유익하답니다. 

 

축구의 인지적 가치

축구는 생각의 힘을 길러줍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어떻게 길러줄까요? 

먼저 ‘코디네이션’이라고 하는 신체 조정 훈련을 통해 신체의 협응력과 인지력을 함께 기를 수 있습니다. 축구의 코디네이션 훈련은 신체의 협응력과 인지능력을 키우기에 매우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되는 것이 훈련의 주된 목표이기에 그렇습니다. 

다음은 코디네이션 훈련 영상입니다. 

또한 축구의 게임 참여는 인지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볼을 소유하면 패스를 할지 드리블을 할지 슛을 할지 등 어떠한 행동을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생각해서 신속하게 결정하게 됩니다. 이것들은 구조화된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데 미리 생각하고 움직이는 아이는 게임에서 매우 영리한 움직임과 문제해결력을 보여준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축구에서 게임은 인지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선수를 ‘전술 이해력이 높다’ 혹은 ‘축구 지능이 높다’고 표현합니다.

아무리 운동신경이 뛰어나도 인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저 빠른 선수’, ‘그저 힘이 센 선수’로 그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리한 생각의 힘은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상황을 빠르게 판단, 부상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축구의 정서적 가치

축구를 통해 팀 워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팀 워크가 무엇인지 알아가고, 친구들과 ‘으쌰 으쌰’ 쌓아가며 자연스레 향상되는 사회성, 또래 관계, 협동, 존중, 배려 등의 가치는 축구를 함께하며 경험할 수 있는 정의적인 가치이며 유소년 시절에 반드시 경험해야 할 정서입니다. 

주어진 문제를 협동을 통해 해결하고, 이기면 함께 기뻐하며, 패배 앞에서 함께 느끼는 슬픔도 축구를 통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앞서 신체적 한계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서적 한계 또는 나의 심리적 상태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졌을 때 반응하는 나의 승부욕, 나도 모르게 나타나는 부정적 언어, 친구나 동료에게 떠넘기는 패배감 등 모두 축구를 통해 경험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팀 스포츠에 참여하는 취미생활을 통해 삶의 질이 높아지고 공부의 효과도 증대되는 장점을 축구를 통해 발견해 보시길 바랍니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스포츠 안전 고려

축구에서 게임 참여는 전문 코치와 함께하는 준비운동으로 시작됩니다. 축구 경기는 전력 질주를 반복적으로 하고 치열하게 몸싸움을 하는 데다 관절의 가동 범위가 넓기에 그 어떤 종목보다 준비운동이 필요합니다. 특히 ‘숨을 한번 터주고’ 경기에 들어가야 되는 생리학적 고려 사항도 있습니다.

축구 경기 안전을 위한 필수사항인 정강이 보호대는 잘 착용해 주시고, 아이들끼리 하는 동네 축구에서도 가급적 보호대를 착용하면 부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함께 축구하는 친구를 내가 보호한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합니다. 

 

부모의 스포츠 양육 시 고려 사항

아이가 축구를 한 후 일기나 그림일기를 쓰게 해주세요. 축구를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상기시키는 것이죠. ‘재밌었는데 힘들었다’라는 짧은 표현보다는 다른 표현이 나오도록 도와주세요. 축구 경기나 훈련의 자세한 상황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단순한 표현을 뛰어넘는 스포츠 리터러시의 힘이 생깁니다. 

아이가 축구에 참여한 후 지는 것을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승부욕은 아이의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 승부욕은 또래관계 형성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아이와 집에서 놀아줄 때 일부러 많이 져주면서 과한 승부욕을 길러주지 않았는지 점검해 주시길 바랍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달래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승부욕은 아이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시고, ‘너는 지는 것이 어렵구나’ 이렇게 마음을 알아주는 것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스포츠의 가치는 이기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최선을 다한 후에 그 결과를 잘 받아들일 때 구체적으로 많이 칭찬을 해주시면 아이는 더 자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영상 매체를 통해 멋지게 지는 선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참여한 경기의 승패를 현장에서 직접 보실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팀이 이기면 함께 기뻐하고 많이 칭찬해 주세요.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했는지 알려주시면 더욱 좋습니다. 졌을 때도 “졌지만 잘했다!”,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하자”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셔야겠죠? 혹시라도 패배의 원인을 심판이나 실수한 동료에게서 찾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 아이에게 평생 갈 억울함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글 = 강현희(스포츠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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