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은 엄마와의 신체적 접촉을 통해 형성된다."

영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도널드 우즈 위니컷의 말이다. 특히 영아 때 피부 감각은 세상과 대화하는 통로다.

기억해야 할 것은 아이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부모는 아이의 감각 발달에 맞춰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환경 자극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생아 시기를 지난 4~7개월 아기들과는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야 할까? 우선 그 시기 아기들의 특성을 살펴봐야 한다.

 

※ 4~7개월 아기들의 대표적인 특성

1. 손으로 딸랑이를 잡고 흔들거나 쳐다볼 줄 안다.

2. 사물을 집어 입으로 가져갈 수 있다.

3. 흥미로운 활동을 멈추면 이에 대해 반응하고, 시야에서 사라진 사물을 찾기도 하다.

4. 낯선 사람에 대해 울거나 저항하는 등 두드러지게 놀라는 반응을 하며 분리불안을 보이기 시작한다.

5. “아빠 어디 있니?”라는 질문에 아빠를 쳐다보기도 한다.

6. 친숙하나 사람이나 사물을 인식하고, 친숙한 활동의 시작도 안다.

7. 익숙한 사물을 특정한 행동과 조합할 수 있다.

8. 흔들기, 휘젓기, 두드리기, 딸랑이 흔들기와 같은 신체적 움직임에 따른 결과를 보기 위해 장난감을 조작하기도 한다.

 

4~7개월 된 아기들을 보면 위와 같은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좀 더 자세한 특징을 살펴보자.

 

부모가 말하는 방식을 구별할 수 있다

아기가 제일 가장 흥미를 보이는 것은 부모의 목소리 높낮이다. 부모가 달래는 투로 말을 하면 아기는 바로 울음을 멈춘다. 하지만 성난 말투로 말을 하면 뭔가 잘못됐음을 느끼고 울기 시작한다. 목소리의 변별 뿐 아니라 목소리 톤, 말하는 방식에 따라 아기는 귀를 기울이며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아기는 모국어의 리듬과 특징을 이용해 옹알이를 하는데 아이가 하는 옹알이를 잘 관찰해보면 뭔가를 말하거나 질문하는 것처럼 목소리에 높낮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6~7개월이 되면 부모가 내는 소리를 모방하기도 한다. 이때 부모가 ‘까까’, ‘맘마’, ‘엄마’ 등 상황에 맞는 단어로 대화를 시도한다면 아기는 이를 듣고 따라 하기 놀이를 할 수 있다.

만약 이 시기의 아기가 소리에 반응하지 않거나 옹알이를 하지 않으면, 또 소리 흉내는 내지 않는다면 청력이나 언어 발달, 신체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까꿍 놀이를 좋아한다

이제 막 목을 가누고 앉기 위해 허리에 힘을 주는 아기 앞에서 쇼(?)를 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이 하는 것이 ‘까꿍’이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얼굴을 보이며 “까꿍~”.

아기는 손이 열리면서 까꿍하는 소리에 맞춰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가 점점 그 놀이에 흥미를 보이며 깔깔 소리를 내며 웃는다. 이 시기의 아기에게 중요한 인지발달 중 하나는 '인과 관계'를 아는 것이다. 4~5개월 된 아기는 우연히 장난감을 흔들었는데 소리가 나고, 발로 찼는데 장난감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그 인과관계를 알아차리고 그 놀이를 반복한다.

이 시기가 끝날 무렵 아기는 사물이 자신의 시야에서 계속 사라지는 현상을 인식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바로 '대상 영속성(object permanence)' 개념이다.

이 시기 아기들은 자기 눈앞에 있는 것만으로 세상이 이뤄졌다고 생각해서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부모가 방에서 나가면 영영 사라졌다고 생각해서 목 놓아 울게 된다. 장난감도 마찬가지이다.

까꿍 놀이를 재미있어 하는 것은 사라졌던 얼굴이 다시 나타나니 아기에게는 신기하고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돌이 지난 아기들은 대상 영속성이 생겨서 이 놀이를 시시해할 수 있다.

 

아기의 타고난 성향을 인정해 준다

성격은 한 사람이 지니고 태어나는 고유한 특성이다. 아기의 성격 또한 타고난 기질에 의해 결정된다. 고유 기질은 활동 수준, 지속성,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성 등이 포함되는데 성격은 좋고 나쁨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부모는 자기의 아기가 순한 기질인지, 더딘 기질인지, 까다로운 기질인지를 알아채는 것이 필요하다.

더디거나 까다로운 기질인 아기의 부모는 아기를 이해하는 것이 힘들고, 키우는 것이 쉽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아기의 기질에 대해 지치고, 부정적으로 판단하기도 하며, 더 나아가 양육 스트레스가 커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주변의 도움을 받거나 아기의 기질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양육 스트레스를 줄이고 아기와 부모의 상호작용 시 질과 관계를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경우는 너무 순하고 내성적인 아기들이다. 조용하고 까다롭지 않아 부모는 아기 키우는 게 수월하다고, 아기도 만족하고 잘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가 너무 순하면 긴장을 하고 있는지, 불안해하는지, 심심해하는지 알 수가 없다. 결국 방치되기 쉽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아이들을 키우기 쉬운 아이라고 단정 짓기도 한다. 부모는 아기가 혼자서도 잘 논다고 인식해서 혼자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아이와 부모의 상호작용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아이가 발달적으로 촉진 받을 기회 역시 적어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내 아이는 어떤 기질을 갖고 태어났을까? 그 기질을 부모인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그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가?

오늘 아기가 관심을 보이는 장난감으로 아기를 관찰해 보자. 아기가 손과 발을 흔들어 장난감을 흔들었을 때 표정과 행동을 따라해보자. 아기 주변에 장난감을 놓고, 아기가 고를 수 있게 한 후에 아기가 하는 대로, 아기가 사용하는 대로 흉내내는 말과 함께 따라하며 아기를 관찰해 보자. 장난감을 '탕탕' 치고 입으로 가져가든, 소리를 내든.

아기가 관심 있어 하는 장난감을 엄마, 아빠 뒤에 숨기거나 아기와 얼굴을 마주 대고 까꿍 놀이도 해보자. 이 같은 놀이 방식을 통해 아기는 부모와 함께 교감하고 공유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부모와 노는 것이 재미있고 즐겁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글쓴이: 김효선(일산하하가족상담센터)

참고 자료: 아이의 잠재력을 이끄는 반응육아법(김정미 지음, 한솔수복), 엄마교과서(박경순 지음, 비룡소), 아기성장보고서(EBS아기성장보고서 제작팀 지음, 예담), 발달레인보우(Gerald Mahoney, Frida Mahoney 지음, 김정미 옮김,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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