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부모들은 전문가 조언이나 육아 서적, TV 등을 보며 방향을 찾고자 한다. 하지만 전문가마다 다른 방법을 제시하는 데다 내 아이와 부모인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아 오히려 더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이는 전문가들이 자신들 나름대로 아이의 행동을 보는 관점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을 부모에게 적용시키면 부모들 또한 나름대로의 관점에서 아이들을 양육한다. 부모들은 다만, 현재 아이를 키우는 방식, 양육 철학을 전문가들처럼 이론으로 매칭시키지 않을 뿐이다.

부모의 양육관이 뚜렷해야 자녀를 키울 때 주변의 말에 덜 흔들리고 부모로서 자신감과 자기효능감을 가질 수 있다. 여기서는 아이의 행동을 설명하는 부모의 유형을 아주 간단하게 세 가지로 나눠보겠다.

 

과거형 부모: “그때 그걸 안 해줘서···”라고 후회하는 유형

'아이 아빠도 말이 늦었대요.', '임신 중에 책을 많이 읽어주지 않아서 아이가 말이 서툴러요.'라고 아이의 행동 원인을 과거에서 찾는 유형이다. 현재 아이의 행동을 과거의 경험, 유전적인 영향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부모의 경우 아이의 현재 행동의 원인을 부모 자신의 탓으로 돌리거나 과거의 상황을 반복해서 생각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불안감을 갖는 경우가 있다.

과거의 사건, 과거의 문제를 찾아 문제 행동이 수정된다면 다행이지만 현재 아이의 행동이 과거 어느 시점의 문제에 의한 것인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과거에 연연해 그 원인을 알아낸다고 한들 정말 그것 때문일까? 과거는 수정되지 않는다. 참고는 하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하다.

 

지시형 부모: “아이는 부모가 만들 수 있어.”라고 하는 유형

'유치원을 너무 늦게 보내 또래와 어울릴 기회가 없었어요.'라고 하는 유형의 부모는 어떤가? 이런 부모는 아이 행동의 원인을 현재 시점에서 찾고 있다. 보통 아이가 현재 보이는 행동은 그 행동을 하는 상황이 있고, 그 행동을 했을 때 뒤따르는 보상이 있기 때문이다.

“아빠가 사탕 줄게, 밥 먹자.”, “이번에 100점 맞으면 5만 원 줄게.” 혹은 두뇌 발달에 좋다는 장난감을 가져와 “이걸로 성을 만들면 아빠가 네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줄거야.” 등으로 부모가 원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이끌려고 한다.

보상은 스티커, 장난감, 먹을거리 등으로 일상에서도 많은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순간적으로는 효과가 높고, 문제 행동을 빠르고 쉽게 잠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의 관심과 타고난 성향을 무시한 채 교육이란 이름으로 부모의 계획대로 아이에게 지나친 자극을 주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아이가 스스로 내재된 동기에 의해 시행해야 하는 일들, 예를 들면 자신의 건강을 위해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하고, 자신의 성적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데 이 같은 목표들은 부모의 목표가 되어 주객이 전도되거나 더 큰 보상이 주어져야 부모가 원하는 사항을 들어주겠다고 아이가 요구를 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무조건 부모가 주는 자극에 학습해서 만들어지는 존재가 아니다. 이미 대부분의 부모가 알고 있겠지만 그 당시에 방향을 제시해 주는 사람이 없었고 자신의 방식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발달하게 된다.

 

반응적인 부모: “아이의 잠재력을 믿고 끌어줘요”라고 하는 유형

“아직 시기가 안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통해요.”라고 하는 유형의 부모는 인간은 자신만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이런 능력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면서 더욱 발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반응적인 부모는 아이의 관심과 흥미에서부터 시작한다.

또한 반응적 부모는 아동의 발달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아이는 혼자보다 어른과 함께 놀면서 더 잘 배운다고 여기는데, 이 때 주도하는 사람은 아이다. 부모는 그저 지지자 역할을 할 뿐이다.

학습을 효과적으로 증진시키는 지지자로서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격려하고 현재 하는 행동에서 약간 복잡한 자극만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사과를 “따과”라고 할 때, 두 번째 지시형의 부모는 “사과! 사과주세요!”라고 강요하거나 책을 보면서 알려주려고 한다. 하지만 반응적인 부모는 “따과”라고 현재의 수준에서부터 반응하고 아이의 발달 수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후에 마트에 가거나 간식을 줄 때 “사과 먹자.”라고 언어적 표현을 한다.

일상이 놀이가 되고 일상에서 아이가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왜 “따과”라고 그대로 반응을 할까? 그 이유는 현재 아이가 “사과”라고 정확히 말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부모가 알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의 현재 발달 상태를 알고 그대로 편안하게 반응해 줄 때 아이는 수용 받는다고 느끼며, 자신의 표현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부모는 그 이후에 아이가 점차 다음 단계로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를 양육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세 가지 유형을 살펴봤다. 자녀를 키우다 보면 때때로 세 가지 유형을 번갈아 쓰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다른 관점이 적용되기도 한다. 또 이들 유형이 아닌 다른 방식의 부모가 되기도 한다.

어떤 관점에서, 어떤 양육관에 의해 자녀를 키울 것인지는 부모가 선택하면 된다. 아무리 좋은 방식이라고 해도 '나와 우리 아이에게 맞는 양육관'이 가장 좋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글=일산하하가족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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