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요하게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학교와 기관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역할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와 기관에 가지 않아서 주양육자들은 아이들과 하루 종일 함께 하며 많이 지쳤습니다. 아이들 역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공부를 할 수 없었으니 답답하고 힘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들어 그 중요성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학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 (사진=픽셀즈)
▲ (사진=픽셀즈)

 

학교&기관의 중요성

아이들은 성인과 다르게 지속적으로 발달 중인 상태입니다. 그래서 코로나19와 같은 위기가 닥치면 성인은 금세 적응해 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만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발달 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학교는 아이들의 이 같은 발달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의 발달은 크게 ‘인지’, ‘정서’, ‘신체’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인지에는 인지, 언어가 포함되고, 정서에는 정서와 관계, 사회성이, 신체 발달에는 대근육, 소근육, 운동 발달이 포함됩니다. 이들 영역의 원활한 발달을 위해서는 학교(기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학교의 역할 1. 신체 발달

아무리 집에서 많이 움직인다고 해도 학교에 왔다 갔다 하는 양만큼을 채울 수 있을까요? 

학교에 가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 준비하고 자신의 몸을 챙기고 학교에 오고 가는 과정의 신체적 움직임, 눈에 보이는 자극, 계절의 향기,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들, 온몸으로 느껴지는 감각들, 학교 안에서 화장실에 가고 급식을 먹고 체육을 하고 쉬는 시간에 움직이고 친구들과의 놀이를 통해 경험하는 신체적 자극,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경험하는 에너지는 집 안에서 경험하는 것과는 너무도 다르지요. 

 

학교의 역할 2. 인지 발달

인지발달은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학교에서는 그 연령대에 배워야 하는 과정들을 학습합니다. 모르면 생각을 해야 하고, 친구들과 토론을 하기 위해 자기만의 생각을 정리해야 하며, 어떻게 생각하고 표현할지, 모르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배우게 되지요. 이를 통해 사고 능력이 향상됩니다. 

 

학교의 역할 3. 정서·관계 발달

기관에서는 부모와 제3자가 만나게 됩니다. 만 36개월 이상이 되면 발달 과정에서 제3자와의 관계가 중요한데, 여기서 제3자란 주 양육자 이외의 타인을 말합니다. 엄마가 주 양육자라면 아빠도 제3자, 아빠가 주 양육자라면 엄마도 제3자가 됩니다. 조부모님, 선생님, 친구들, 동네 이웃, 사촌 모두가 제3자입니다.

기관에서는 부모와 다른 선생님을 만나 부모와 다른 어른의 사고방식, 행동, 문제 처리 방식을 관찰하고 직·간접적으로 모델링도 하게 되죠. 그리고 또래들과 놀면서 희로애락을 경험합니다. 어떻게 하면 친구와 잘 놀 수 있는지, 내 마음과 생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그 관계 안에서 내가 느끼는 정서는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정서들을 마주하고 해결하고 갈등하고, 때로는 해결하지 못해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외부에서 주어지는 통제를 받아들이고 따르기도 하면서 적응력이 발달됩니다. 

 

이렇게 우리 아이가 매일매일 마주하는 학교는 발달 과정상 아주 중요합니다. 학교에 가면 그 안에서의 규칙을 지키면서 적응력을 키우고, 매일 보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그 사람이 어떤 특성이 있는지 알게 모르게 파악하는 능력도 키우게 됩니다. 즉, 학교에서의 생활은 나를 인식하고,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기조절력과 자기 인식능력을 키우는 시간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의 중요성을 기관에서도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학교의 역할 4. 돌봄

그리고 하나 더, 기관은 돌봄의 역할도 합니다. 

요즘은 학교에서도 점심을 먹는데, 먹는 것은 돌봄과 연관이 돼 있습니다. 그리고 영유아기 때처럼 아이들의 옷을 입히고 씻겨주는 것은 아니지만 교사는 아이들의 학습을 살피면서 정서와 관계도 살핍니다. 꼭 담임 교사가 아니어도 돌봄교실, 상담교사도 모두 그렇습니다. 

▲ (사진=픽셀즈)
▲ (사진=픽셀즈)

학교와 기관은 이렇게 우리 아이의 발달을 위해 정말 중요한 곳입니다. 그 안에서 만나는 친구, 교사는 더욱 중요하고요. 

이제 곧 우리 아이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갈 것입니다. 완전히 예전 같은 생활은 힘들겠지만 조금씩 학교생활을 되찾아갈 것입니다. 아직 여러 가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니 우리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잘 발달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더 필요하겠습니다. 

 

글 = 김미미, 김효선

일산하하가족상담센터 센터장. 아동 대상의 놀이치료, 인형 진단평가, RT 발달 중재는 물론 청소년, 성인, 부부 상담까지 전 세대에 대한 상담 및 강의를 하고 있다. <눈맞춤 육아법(하루 5분, 아이의 마음까지 안아주는)>을 지었으며, 유튜브에서 <놀이치료사 하하선생님의 눈맞춤TV>를 통해 부모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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