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가 입으로는 "공부가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하지만 내 아이만은 공부를 잘하기 바란다. 성적이 떨어지면 조바심이 나 무심코 아이의 마음에 비수가 되는 말을 내뱉어 버리기도 한다.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우리 아이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다. 요즘은 5살만 되어도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를 하게 된다.

아이의 공부 의욕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가 흔히 내뱉은 말들을 통해 공부 의욕을 높이고 부모자식의 관계를 개선하는 팁 열 가지를 제시한다.

 

"빨리 공부해!" / 말할수록 역효과만 난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도 자연스럽게 공부한다고 조언한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우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흥미를 보이는 과목을 함께 공부해 보자. 부모와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아이는 배움에 재미를 느끼고 언젠가 스스로 공부할 날이 올 것이다.

 

"왜 이런 것도 모르니?" / 부모님표 공부에도 부작용이 있다

부모님표 공부가 유행이다. 아이의 학습 능력에 맞춰 자연스럽게 진도를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고 부모가 곁에서 공부를 봐주니 아이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아이가 아닌 부모가 주도하는 공부가 되기 쉽다.

아이가 잘 받아들이지 못하면 속이 상해 아이를 질책하고 다그친다. 상처받은 아이는 맹렬하게 반항하거나 멍한 표정으로 무기력해진다.

아이가 즐겁게 공부하기를 바란다면 아이 스스로 답을 찾을 기회를 주자.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공부하는 아이는 공부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도록 도와주고 힘들 때 곁에서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네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게임 좀 그만해!" / 즐거운 놀이를 빼앗기면 공부 의욕도 떨어진다

아이가 게임에 지나치게 시간을 허비한다 싶으면 한마디 할 수는 있지만 화를 내거나 흥분해서 아이를 비난한다면 역효과만 날 뿐이다.

노동자에게 부과된 하루치 할당량을 뜻하는 라틴어 '노르마' 기법을 소개한다. 게임을 그날그날 의무적으로 하는 노동으로 인식하는 발상이다. "오늘 게임 안 하니? 빨리 게임해."하고 반복적으로 종용하면 도리어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식어버린다.
단, 자주 남발하면 아이의 삶에서 즐거운 요소를 앗아갈 수 있으니 적당한 조절이 필요하다.

 

"여기 틀렸잖아." / 틀린 부분보다 맞힌 부분에 주목하라

전문가들은 집에서 아이 공부를 봐줄 때 틀린 문제마다 지적하는 행동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일단 아이가 왜 그런 답을 골랐는지 물어보고 함께 생각해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부모는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고 언성이 높아진다.

아이가 엉뚱한 대답을 하면 틀렸다고 답답해 하지 말고 "우와, 그런 생각을 하다니 정말 굉장한데?"라고 칭찬한다. 속마음은 다를지라도 입으로 자꾸 긍정적으로 말하면 할수록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뀐다.

 

"다 너를 위해서야." / 부모 자신을 위해서인지 냉정하게 돌아보라

부모는 살아온 경험을 통해 세상을 잘 안다고 생각해 아이가 걸어갈 인생에 정답을 제시하려고 한다. "널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데 대체 뭐가 문제냐?"라며 닦달한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것이다. 어떤 삶을 살아가든 아이가 선택할 몫이다. "널 위해서야."라고 말하기 전에 아이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먼저다.

아이의 미래에 도움이 되고 싶다면 과거에나 유효했던 부모의 잣대를 강요하는 대신 세상의 변화에 눈길을 돌리고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빠는 어릴 때 수학 잘했어." / 부모의 영웅담으로 의욕이 생길까?

아이는 부모와 다른 독립된 인간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욕심이고 잘못이다. 아이를 억지로 바꾸려 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 주자. 아이의 모습 속에서 과거의 자신을 찾지 말고 아이의 현재를 바라보자.

 

"누구는 100점 맞았다더라." / 남과 비교하면 열등감만 자란다

"누구는 XX를 잘 하더라."라는 말 속에는 “넌 왜 그 아이처럼 못하니?”라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숨어 있다. 이 같은 말이 반복되면 부모에 대한 반감만 생기고 깊은 열등감으로 이어진다.

아이의 경쟁심을 자극해 공부 의욕을 불태우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무리하게 경쟁 상황에 몰아넣으면 아이는 극도의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다.

못하는 점을 지적하며 열등감을 키워주지 말고 내 아이가 잘하는 점을 칭찬하며 자신감을 키워주자. 자신감이 생겨야 공부 의욕도 생긴다.

 

"어디서 말대답이야?" / 아이의 자기주장을 말대답으로 여기지 마라

남에게 피해를 주는 말이 아니라면 아이의 정당한 자기주장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어른이라도 무조건 아이보다 옳은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만히 아이의 말을 경청하다 보면 부모도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자기주장은 공부를 하는 과정에도 필요하다. 수업 중에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당당하게 손을 들고 질문하거나 부끄러움 없이 발표를 할 때도 도움이 된다.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건방지게 어디서 말대답이야!"하고 의견을 묵살받으며 자란 아이는 '내 생각은 아무 가치도 없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마음이 깊게 뿌리내릴 수 있다.

 

"하라는 대로 해!" / 아이를 로봇으로 키우고 싶은가?

아이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자. 아이가 어릴 때부터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가 나서서 아이를 끌고 가지 않고 도와주는 위치에 머물러야 아이가 자기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아이가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어 설교하거나 훈계를 늘어놓고 싶어도 꾹 참고 아이가 하는 말을 들어보자. 부모가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태도를 보이고 진지하게 경청하면 아이도 마음을 열고 본심을 들려준다.

 

"공부만 하면 되니 얼마나 편해?" / 아이들도 어른 못지않게 힘들다

어른은 어른대로 삶의 어려움이 크지만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 어른의 삶과 비교하며 아이의 고민을 속 편한 투정으로 치부한다면 아이는 더 이상 부모에게 속내를 털어놓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건강한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동경할 만한 존재가 되자.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며 열심히 사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줘야 한다.

 

참고 자료: 7~10세 아이에게 엄마가 하지 말아야 할 말 66가지(소다 테루코 지음, 나지윤 옮김, 지식너머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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