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부모가 처음’인지라 자녀를 키우면서 매일 반복되는 상황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망설일 때가 참 많습니다. 

▲ (사진=픽사베이)

혹시 자녀에게 실수를 한 것 같아 죄책감을 느끼고 신경이 쓰이나요? 시간을 돌이킬 수도 없고, ‘이렇게 할걸...’하고 후회가 되기도 하고 말이죠. 

부모도 사람이어서 감정이 좋지 않을 때는 소리부터 지르거나 모진 말을 내뱉어 버리기도 합니다. 위로가 필요한 자녀에게 "그건 네가 잘못한 일이야. 이렇게 했어야지."라며 감정을 공감하기보다 책망과 비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접근할 때도 있지요. 

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저는 선생님처럼 말하지 못했어요. 이제 어쩌면 좋죠?"

"그때 선생님처럼 말을 했어야 하는데... 너무 미안하네요."

라고 후회 섞인 한숨을 내쉬기도 합니다. .

그럴 때 제가 부모님께 전달하는 메시지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지금이라도 사과하시면 돼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그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선택’이고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가끔 부모님들이 자녀를 대하며 이미 부모가 해버린 잘못된 행동을 돌이킬 수 없다고 단정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뇌가 덜 발달했고, 성인이 잘 안내해 줘야 하는 대상이지만 외계인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녀도 부모가 ‘용서’를 구하면 너그러이 사과를 받아줄 수 있습니다. 

앞뒤를 따져봐도 부모가 잘못한 상황이라면 자녀에게 사과를 하면 됩니다. 시간이 너무 지났다고요? 걱정 마세요. 사과를 하지 않는 것보다 나으니까요.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은 부모가 용기 내서 사과를 했다고 자녀가 기분을 풀어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부모님들은 ‘제가 사과를 했는데 오히려 아이가 더 강하게 화를 내고 엉망이 됐어요."라고 합니다. 이럴 때는 자녀의 마음이 풀어질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 (사진=픽사베이)

 

자녀가 부모가 실수한 상황에 대해 반복적으로 얘기한다면?

자녀가 그 사건에 대해 반복적으로 말할 수도 있는데 이는 부모에게 사과할 기회를 주는 동시에 그만큼 자신이 받은 상처가 깊었다고 표현하는 것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됩니다. 오히려 겉으로만 사과를 받고 마음속은 곪는 것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니까요. 

자녀가 그 사건에 대해 말할 때 "네가 정말 억울했구나. 속상한 마음이 그렇게까지 큰 줄 몰랐어. 다시 한번 미안하다.’라고 말하며 그 마음을 인정해 주세요.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통해 인내와 다시 사과하는 용기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간혹 고학년 자녀의 경우 부모가 사과를 하면 더 화를 내거나 억울함을 감정적으로 돌려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아빠가 나를 때리지만 않았어도 나는 이렇게까지 소리 지르지 않을 거예요!"

"그때 엄마가 나에게 비난을 하니까 나도 엄마에게 짜증 낸 거라고요!"

라고 공손하지 않은 태도로 되받아 칠 수도 있지요. 이러한 불손한 태도로 인해

"너는 엄마가 사과하는데 태도가 그게 뭐니!"

라고 되받아치신다면 아이는 부모님의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럴 때는

"00이가 이렇게 화를 낼 정도면 많이 억울했구나."

라고 아이의 마음을 인정해 주세요. 태도는 감정을 추스르고 난 뒤 알려주셔도 늦지 않습니다. 

"아까는 엄마가 정말 놀랐어. 네가 억울함을 소리 지를 정도로 표현할 줄을 몰랐거든. 너의 태도가 옳다는 것은 아니야. 그렇지만 네가 그럴 정도로 화가 났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했어. 정말 미안하다."

라고 옳지 않은 태도를 이야기해주면 됩니다.

유아의 경우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엄마가 무서운 표정 지어서 놀랐지? 엄마가 미안했어."라고 이야기해주면 됩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사과하는 법을 배우면 친구에게도 "아까는 내가 미안했어."라고 사과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합니다. 이것이 바로 부모 됨의 모델링이지요. 

▲ (사진=픽사베이)

 혹시 오늘 자녀를 섭섭하게 하신 일이 있나요? 용기를 갖고 자녀에게 "아빠, 엄마가 서운하게 해서 미안하다."라고 다가가 보시길 바랍니다. 

 

글 = 김미미, 김효선

일산하하가족상담센터 센터장. 아동 대상의 놀이치료, 인형 진단평가, RT 발달 중재는 물론 청소년, 성인, 부부 상담까지 전 세대에 대한 상담 및 강의를 하고 있다. <눈맞춤 육아법(하루 5분, 아이의 마음까지 안아주는)>을 지었으며, 유튜브에서 <놀이치료사 하하선생님의 눈맞춤TV>를 통해 부모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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