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도 자존심이 있다. 당연히 알고는 있지만 부모인 내 자존심만큼 아이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는 쉽지 않다. 혹시 아래 사례처럼 반응하지 않는지 생각해 보자.


사례 1

(소풍 가는 날 비가 와서 소풍이 취소됐다. 화가 난 아이가 투덜거리자)

"비가 와서 그런 걸 울면 뭐해? 다른 날 갈 거잖아~"

 

사례 2

(선생님에게 야단 맞고 돌아와 속상하다고 하는 아이에게)

"무슨 짓을 했기에 야단을 맞았니? 무슨 야단 맞을 짓을 했으니까 혼이 났겠지."

 

사례 3

(옷가게에 있는 마네킹을 보고 무섭다고 울거나 뒤로 숨는 아이에게)

"왜 이래? 뭐가 무섭다고 그래!"

 

이렇게 아이가 민망해 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아이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가?

아이들은 때때로 부모 앞에서 버릇없이 행동할 때가 있다.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대개 기분이 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아이의 부적응적인 행동을 바로잡겠다며 행동을 지적하기만 한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스스로 극복하기 힘든 어려운 일이 일어나 부정적인 정서를 느낄 때 화를 내며 다른 사람을 비난한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나 부정적인 정서를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서툴 뿐 아니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아이들은 부모나 양육자를 통해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또한 어른이 아이의 정서적인 단서에 대해 민감할수록 아이 또한 어른의 감정에 더욱 반응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책은 ‘반응육아법’이다. 부모와 아이가 이어지는 방법의 시작은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다.

아이의 두려움, 무서움 등 부정적인 감정을 의미 있고 적합한 것으로 대해준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아이들은 부정적인 정서, 익숙하지 않은 어른이나 장소,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화가 나거나 두려워 하거나 무서워하거나 싫어할 수 있다.
아이가 이 같은 감정을 이겨낼 수 있게 하려고 그 감정 자체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대해서는 안 된다.

 

"괜찮아"

"이겨낼 수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라는 말로 아이를 이해시키려 하지 말자. 오히려 아이가 느끼는 반응을 그대로 받아 들여주기를 바란다. 앞에서 이야기한 세 가지 예의 상황에서 다음과 같이 바꿔 말하며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 주자.


사례 1

(소풍이 취소되어 화가 난 아이에게)

"소풍날을 그렇게 기다렸는데 그만 몹쓸 비가 와버렸네~"

 

사례 2

(선생님에게 야단 맞고 온 아이에게 우선 아이의 상황 설명을 듣고)

"화가 무척 많이 났네. 네가 노력해서 한 숙제를 보지도 않고 오해를 하셨구나. 화가 날 만했네~"

 

사례 3

(마네킹을 보며 우는 아이에게)

"무서워? 아빠 뒤로 숨어."

 

아이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 지 배우는 과정에 있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행동 자체보다는 그 행동을 한 감정에 초점을 맞췄을 때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다루고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오늘 이런 말로 아이들의 감정에 공감해 보는 것은 어떨까?

 

- 글쓴이: 하하심리상담센터

- 참고 자료: RT부모교육(영유아 반응성 상호작용 중심, 김정미·Gerald Mahoney 지음, 창지사 출판), 아이의 잠재력을 이끄는 반응육아법(김정미 지음, 한솔수북 출판), 부모와 아이사이(하임G.기너트 외 지음, 신홍민 옮김, 양철북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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