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후반(1997~1999년) 그래픽카드 업계는 3D 전쟁 중이었다.

2D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이렉트 3D'에 최적화시키며 3D까지 지원했던 다중지향적 3D 칩셋인 엔비디아의 리바128이 있었고, 사용 중인 그래픽카드 옆에 장착되어 오로지 3D 가속만을 담당한 애드온(Add-On) 방식의 부두2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메이저급 게임의 지원을 받았던 부두2는 독자적 API인 '글라이드 모드'를 통해 3D 게임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던 레전드 칩셋이다.

3dfx사의 부두(Voodoo) 칩셋으로 바라보는 추억 이야기는 다음 편에 집중적으로 다뤄 볼 예정이다.

 

▲ 3D 안경 착용하고 가상체험을··· ELSA 3D Stereo Glass (1999년)
▲ 3D 안경 착용하고 가상체험을··· ELSA 3D Stereo Glass (1999년)

하여튼···. 부두의 덕이었던가, 시대의 흐름이었던가. 부두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3D 게임 속 화면은 많은 연산이 필요한 3D 랜더링을 가속해주는 단순함을 지나 수많은 전용 효과·기술까지 더해지며 실제를 방불케하는 화려한 효과를 자랑한다. 그러나 우리의 모니터는 여전히 2D다. 우리가 즐겨하는 게임이 2D 안에서 펼쳐지는 3D 효과가 아닌 모니터를 뚫고 나온다면 어떻겠는가. 확실한 깊이감과 원근감, 입체감을 제공한다면 말이다.

레퍼런스 디자인이 아닌 -최적화된 회로와 바이오스 등- 독자적인 설계와 독립적인 드라이버로 'ELSA 만의'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고급형 그래픽의 대명사였던 독일의 ELSA는 1999년 5월, 3D 게이머에게 어필 충만한 독특한 솔루션을 선보인다. 그것이 바로 '3D Revelator'였다. 물론, ESLA의 것 이전에도 3D 안경이라는 타이틀로 특정 게임에서 지원되었던 몇몇 제품들이 선보였다. 그러나 ELSA의 3D Revelator는 다이렉트 3D 모드를 지원하는 등 3D 그래픽 가속화 기술을 만나 이전과는 다른 확실한(?) 입체감을 선보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겠다.

 

▲ ELSA의 3D Revelator와 이를 이용해 툼레이더를 3D로 즐기는 화면
▲ ELSA의 3D Revelator와 이를 이용해 툼레이더를 3D로 즐기는 화면

ELSA 3D Revelator는 3D 효과 구현에 있어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 LCD 셔터(Shutter)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다이렉트 3D에 의하여 구현된 3차원 오브젝트에 대하여 좌/우 눈으로 인식하게 될 좌푯값을 재계산, 이를 모니터의 리프레시율과 동기화시켜 교차해 표시해 주고 이 영상 정보는 LCD 안경의 좌우 깜빡거림과 동기화되어 입체 영상을 만드는 방법이다.

몇몇 소프트웨어만 지원했던 여타의 장비와는 달리 다이렉트 3D 모드의 모든 게임을 지원하며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고가의 차별화된 안경을 제공하는 등 앞서 등장했던 3D 안경제품들과는 확실한 차별화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위 광고문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오직 ELSA에서만 만나실 수 있습니다"와 같이 오로지 ELSA의 특정 모델과 드라이버 상에서만 작동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물론 1시간 이상 즐기면 눈도 피로해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이러한 새로운 표현법은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 사이버 가수 아담과 류시아 (왼쪽부터)
▲ 사이버 가수 아담과 류시아 (왼쪽부터)

여기 새로운 표현으로 신선함을 전달했던 또 하나의 추억거리가 있다. 국내 최초의 '사이버 가수' 이야기다. ELSA의 3D Revelator와는 또 다른 3D 표현법, 3D CG 캐릭터이다.

2006년 개봉한 <미녀는 괴로워>는 성형·외모지상주의라는 사회적 이슈를 풍자화한 영화로 흥행에도 성공했다. 시대가 흐른 만큼 사회적 인식도 변했지만, 연예인의 성형은 과거나 지금이나 늘 화제다. 이에 대한 관대한 의견도 있지만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도 분명하게 존재하는 등 성형은 언제나 화자 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연예계에서는 말이다.

그렇다면 A부터 Z까지 모든 것이 가식이고, 외모마저 100% 성형인 연예인이 등장한다면 어떨까···. 가식으로 손가락질 받을 수도 있지만, 대중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요소들로 채워져 의외의 환영과 인기를 얻을 수도 있겠다. 실제 '아담'과 '류시아'가 그랬다.

 

국내 최초의 사이버 가수, 아담

1990년대 말은 많은 연예 기획사를 통해 아이돌 육성사업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대표적 아이돌 그룹이 바로 H.O.T.(1996년), SES(1997년), 젝스키스(1997년), 디바(1997년), 베이비복스(1997년), NRG(1997년), 핑클(1998년) 등 이다.

동시대 또 다른 형태의 가수가 데뷔한다. 1997년 12월 12일 1집 '제네시스'(Genesis)를 발표하고 1998년 초부터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들어간 그는 원빈을 닮은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1998년 중반 큰 화제가 되었으니···.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 가수인 '아담' 이었다. 사이버(Cyber)···. 단어도 참 아재스럽다.

 

▲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 가수 '아담'의 프로필
▲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 가수 '아담'의 프로필

▲ 아담의 1집 제네시스 타이틀곡 '세상에 없는 사랑'

아담 이야기에 앞서 '원조'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1996년 세계 최초의 사이버 가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가상 아이돌 '다테 쿄코'(Kyoko Date)가 데뷔한다. 일본의 대형 연예 기획사인 호리프로의 작품으로 3D 가상 캐릭터가 소속 연예인으로서 사람과 동일하게 연예계 활동을 하는 형태의 것이었다. 물론 활동무대는 온라인. 실제 음반도 발매하였으며, 미국의 전문 댄서의 춤동작을 모션 캡처해 수준급의 춤 실력도 갖추고 있었다. 1999년에는  '디키'(Diki)라는 이름으로 국내에도 진출했다. 'Between'이라는 앨범도 발매했으며, 나우누리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 세계 최초의 3D CG 가상 아이돌 '다테 쿄코'. 1999년에는 '디키'라는 이름으로 한국에도 진출했다.
▲ 세계 최초의 3D CG 가상 아이돌 '다테 쿄코'. 1999년에는 '디키'라는 이름으로 한국에도 진출했다.

▲ 1996년 11월 21일 발표된 다테 쿄코의 싱글 'Love Communication'

국내 최초의 사이버 가수였던 아담은 앞서 등장한 다테 쿄코를 의식하듯 그렇게 아담소프트에 의해 탄생됐다. 아담소프트는 1996년에 설립된 IT 기업. '사이버 연예인 탄생'이라는 타이틀로 뉴스에 등장하는 등 아담은 등장과 함께 여러 의미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타이틀곡인 록발라드 '세상엔 없는 사랑'이 크게 히트하며 그의 1집 앨범은 20만 장이나 팔려나갔다. 인기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었던 '가요톱텐'에도 출연했다. 이 외에도 98년 프랑스 월드컵 기념 음반 출시를 비롯해 방송 3사의 연예프로그램 출연, 라디오 인터뷰, 캐릭터 사업, 카이스트 명예학생 입학식에 영상으로 참석, 아담 인터넷 사이트 30만건 이상의 접속률, 8천여명의 이상의 회원을 거느린 팬클럽 등 실제 연예인 못지 않은 다양한 활동을 한다.

 

특히, 스타만 할 수 있다는 TV CF에도 출연한다. LG생활건강에서 출시했던 레모니아 음료의 TV CF 모델로도 활동했던 것. 더불어 1999년에는 2집 '엑소더스'(Exodus) 까지 발매하는 등 현실의 스타 못지 않은 인기와 활동을 이어갔다.

이렇게 아이돌 육성사업과 IT 결합으로 탄생한 3D CG 캐릭터 아담은 그 특징을 살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만능 캐릭터로서 비즈니스적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실제로도 활동 3개월 만에 5억여 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제작사인 아담소프트는 초기 제작비용 이상의 이익을 거둔 것.

 

▲ 아담이 출연했던 LG생활건강의 레모니아 CF

▲ 2018년 2월 JTBC  '슈가맨2'에 출연한 실제 아담 목소리의 주인공 박성철 씨
▲ 2018년 2월 JTBC  '슈가맨2'에 출연한 실제 아담 목소리의 주인공 박성철 씨

한편, 다테 쿄코와 마찬가지로 아담 역시 노래는 실제 사람이 담당했다. 비밀에 가려졌던 그는 아담의 은퇴(?) 후 공개됐다. 주인공의 이름은 박성철. 그는 제로(Zero)라는 이름으로 2001년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의 OST에 참여해 타이틀곡 '약속'과 '그 때까지 안녕'을 부르기도 하는 등 가수 활동을 이어갔다. 박성철 씨는 올해 2월 JTBC '슈가맨2'에 출연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노래는 물론 아담의 행동도 모션 캡처를 통해 내가 다 한 것이다. 그래서 내 분신같다"라며, "현재는 일본에서 제로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당시 계약하면서 내가 아담의 노래를 불렀다는 것을 밝히지 말라는 조항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청순 매력 뿜뿜 최초의 사이버 여가수, 류시아

아담의 비즈니스적 성공 기대에 동참이라도 하듯 -아담이 등장한- 5개월 후인 1998년 5월에는 국내 최초의 사이버 여가수 '류시아'가 1집 'The Stream of Time'을 들고 등장한다. 버들 류(柳), 처음 시(始), 싹 아(芽)라는 한자를 사용했고, 새싹이라는 우리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영문이름은 Lusia.

아담이 개발되던 비슷한 시기에 개발에 들어간 류시아는 현대인포메이션에 의해 약 4억 원의 개발비가 투자된 여성 캐릭터다. 인간적인 프로필을 가지고 있었던 아담과는 달리 18,527폴리곤의 키, 1.63mb의 몸무게, 00:00:01의 나이 등 디지털적인 요소가 강조되었으며, 청순한 이미지와 함께 팝댄스, 발라드, 펑키, R&B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대중적인 음악으로 어필했다. 당시 유통을 담당했던 가가미디어는 국내형 아담과 달리 일본과 동남아 음반시장의 진출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 여가수 '류시아'의 프로필
▲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 여가수 '류시아'의 프로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아담에 이어 곧바로 등장한 류시아 역시 큰 관심을 받았다. 1집 타이틀 곡이었던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는 트로트가 살짝 가미된 리듬에 랩까지 섞여 있는 댄스풍의 곡으로 당시 유행했던 장르적 특징을 반영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 결과 3만 장 이상의 판매량를 올리며 아담에 이은 두 번째 사이버 스타로서 자리매김했다. 스타였던 아담과 비교될 수 있는 여성 캐릭터였기에 당연한 순서였을지도···.

 

▲ 류시아의 1집 'The Stream of Time' 타이틀곡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

앨범 발매와 더불어 의류업체의 카탈로그 모델로도 활동했으며, 아담과 같은 다양한 캐릭터 사업에도 진출했다. 특히, 사이버 작가로도 활약하며 시와 소설도 발매했는데, 시집 '지상으로의 잠적'은 당시 재판인쇄까지 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비록 전광판 상에서만 보여졌지만 프로야구 시구에도 참여했다.

또한, 1억 원의 연봉을 받고 한 벤처회사의 홍보이사로 발탁되었다는 소식이 있기도 했고, 1998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에 출마한 새천년민주당의 고건 후보와 서울 대학로에서 영상 인터뷰를 갖기도 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류시아 역시 아담보다 조금 늦은 1999년 4월 2집 앨범 'AD2015'를 발매하는데, 그녀의 모습은 아예 작정(?)이라도 한 듯 충격이었다. 1집의 청순함을 버리고 성숙한 섹시미를 강조했던 것.

 

▲ 2집 'AD2015'와 함께 성숙한 이미지로 변신한 류시아. 아예 작정(?)한 듯 했다.
▲ 2집 'AD2015'와 함께 성숙한 이미지로 변신한 류시아. 아예 작정(?)한 듯 했다.

 

나도 있었는데···보이시한 매력의 사이버 가수 3호, 사이다

아담(1997년 12월), 류시아(1998년 5월)에 이어 1998년 6월에는 세번째 사이버 가수가 데뷔한다. 예스네트에서 개발하고, LG인터넷 채널아이를 통해 선보였던 '사이다'(Cyda)이다.

 

▲ 3호 사이버 가수 '사이다'의 프로필
▲ 3호 사이버 가수 '사이다'의 프로필

이름처럼 톡쏘는 매력으로 보이시함을 어필해 여가수 류시아와는 또 다른 이미지를 전달했다. 데뷔곡 '진실이 싫어'라는 노래가 담긴 1집 음반을 발매했으며, 걸 스카우트에 가입 시키는 등 꽤 관심을 끌었지만, 아니 노력했지만 '3호 사이버 가수'라는 의미외에는 큰 활약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 사이다의 1집 타이틀곡 '진실이 싫어'

 

그러나 모두 '반짝스타' 였다

1998년 9월 즈음엔 아담을 개발했던 아담소프트, 류시아 개발사 현대인포메이션, 사이다 개발사 예스네트 등 3사 대표는 새로운 사이버 문화 창출과 바람직한 활동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사이버 아이돌 협회'(CIA)를 결성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협회 결성을 통해 사이버 캐릭터 관련 산업을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것이다.

아담으로 시작한 국내 사이버 가수는 2호, 3호로 이어지며 다양한 계층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앞서 언급했지만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고건 전 국무총리가 젊은 세대와의 유대를 위해 사이버 가수 류시아를 택했던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로운 미디어의 출연, 그에 부합하는 새로운 마케팅 등 새천년의 시작이라는 시대적 기대감과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와 맞물리며 '새로운 먹거리' 온라인 비즈니스로서 기대감이 컸을 터.

 

그러나 모두 '반짝스타' 였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던 일본의 다테 쿄코 역시 데뷔 2년만에 정리순을 밟았으며, 아담 역시 2년만에 자취를 감췄다. 군대에 갔네,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네 등의 루머를 남기고 말이다. 류시아도 2년 조금 넘게 다양한 활동을 이어 갔으나 3집을 발매한다는 발표만 남긴 채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자본과 기술력이 원인이었다. 일본이나 우리나 사이버 가수들의 활동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 인적 자원이 필요했다. 당시 아담소프트에 따르면 30초 분량의 방송 출연을 위해 5~6명의 개발자가 2개월 동안 작업해야만 했고, 비용도 억단위라며 당시의 부족한 기술력을 피력했다. 다테 쿄코의 기획사 역시 상업적인 성공보다는 새로운 장르 개척이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며 에둘러 표현했다. 더불어 팬과의 커뮤니케이션 역시 이뤄지지 못하는 등 인간적인 교감도 결여된 것이 실패 요인으로 분석됐다.

결국, 제작사 스스로의 한계점에 부딪히며 다테 쿄코, 아담, 류시아, 사이다 모두 '멀티미디어 시대에 대응한 실험적인 프로젝트'라는 사례만을 남겨놓은 채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 앤드류 니콜이 메가폰을 잡고, 알 파치노가 주연한 2002년작 '시몬'(S1m0ne, Simone). 완벽한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사이버 여배우 시몬을 창조한 한 영화감독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그녀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거짓과 조작을 반복하다 결국 파멸의 길로 빠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앤드류 니콜이 메가폰을 잡고, 알 파치노가 주연한 2002년작 '시몬'(S1m0ne, Simone). 완벽한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사이버 여배우 시몬을 창조한 한 영화감독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그녀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거짓과 조작을 반복하다 결국 파멸의 길로 빠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스파이크 존즈 감독, 스칼렛 요한슨 주연(목소리 역)의 2013년 작 '허'(her). 아내와 별거 중으로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며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사는 주인공이 새롭게 구입한 컴퓨터의 인공 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 스파이크 존즈 감독, 스칼렛 요한슨 주연(목소리 역)의 2013년 작 '허'(her). 아내와 별거 중으로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며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사는 주인공이 새롭게 구입한 컴퓨터의 인공 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사이버 스타···. 은퇴없는 영원한 삶을 살 수 있음은 물론, 건강문제도 스캔들도 없다. 협의도 매니저도 이동수단도 필요없다. 하루만에 전세계 라이브 무대 공연도 가능하다. 기획사와의 갈등도 없다. 변하는 시대의 주류에 따라 모든 것을 손쉽게 컨트롤 할 수 있다. 콧대 높고 몸값 비싼 연예인을 대신할 수 있다. 기획사 입장에서 보면 이보다 더 좋은 아이템이 있으랴···.

지금은 현실과 구분이 어려운 100% CG 영화가 등장하는 시대이다. 전세계 어느 곳이나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완전 자율주행자동차가 코 앞이다. 딥러닝·머신러닝·인공지능과 같은 단어도 낯설지 않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사랑하는 오덕후(오타쿠, 御宅)도 여전히 존재한다. 애플의 시리를 의인화 했던 지인도 있다. 가까운 미래에 자아를 가진 인공지능 사이버 연예인이 다시 한 번 등장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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