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배트모빌, 아이언맨 슈트, 스타 트렉의 엔터프라이즈 등등 하이테크 기반 기계적 디자인은 남자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거대하고 강력하고 화려한 그 모습이 본능적으로 마음이 끌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기계적 디자인의 매력은 영화 · 애니메이션 · 게임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통하기 때문에 제법 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데 PC 하드웨어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게이밍 기어는 애초에 첨단 IT 기술을 바탕에 두고 개발되기 때문에 그런 경향이 강한데 그 점을 이해하고 있는 제조사들은 각자의 브랜드로 기계적 매력을 살린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 역시 그런 행보를 걷고 있는데 올해에는 새로운 브랜드인 ‘메카’(MECHA)를 선보이고 로봇과 하이테크, SF 스타일을 기반으로 직접 디자인을 고안해 화려한 게이밍 기어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마이크로닉스 메카 브랜드의 제품 중 하나인 ‘MECHA ZK-1 RGB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이하 메카 ZK-1 RGB)를 살펴보겠다.

 

하이테크 분위기 풍기는 기계적 디자인

마이크로닉스는 메카 ZK-1 RGB에 기계적인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각지고 날카로운 모습으로 디자인하였다. 키보드 측면에 돌출된 부분은 SF 영화 속 소형 우주선이나 슈퍼카의 옆모습을 연상하게 만들고 귀퉁이 한 곳에는 면적이 넓은 회색 다이얼도 있어서 다른 키보드와 두드러지는 차이점을 보인다.

팜 레스트(손목 받침대)를 부착하면 메카 ZK-1 RGB의 기계적 디자인은 한층 더 강해진다. 스포츠카의 프론트 에이프런이나 거대로봇의 발처럼 묵직한 느낌을 주는데 기본 제공되는 팜 레스트답게 높이가 키보드 본체와 비슷하고 하단에는 고무 재질 패드도 있어서 미끄러지지 않게 해주므로 실용성도 충분하다.

▲ 메카 ZK-1 RGB의 팜 레스트는 자석식이다

팜 레스트는 자석을 이용해 메카 ZK-1 RGB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자력이 강한 편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타이핑을 하는 경우 키보드에서 분리될 정도로 미약하지는 않다. 다만 키보드를 높이 들어올리면 자력만으로 팜 레스트 무게를 못 버티고 떨어지기 때문에 키보드를 옮길 때는 미리 팜 레스트를 분리하는 것이 좋다.

키캡은 키보드 상판과 다소 거리가 벌어져 있는 ‘비키 스타일’로 배치되었다. 각 키캡 상단에는 메카 브랜드 전용 폰트로 문자와 숫자, 기호가 표기되었는데 한글도 영문처럼 굵어서 가독성이 높다.

 

키보드에 화려함을 더하는 RGB LED

메카 ZK-1 RGB에는 RGB LED도 내장되었다. PC에 키보드를 연결하여 전원이 공급되면 자동으로 RGB LED 조명이 빛나면서 화사한 빛깔을 보여준다. 키캡이 키보드 상단에서 약간 떨어진 구조이기 때문에 RGB LED 색상이 진하게 보이고 주변으로 확산된다.

 

메카 ZK-1 RGB의 RGB LED는 키보드 우측 Alt(알트) 키 옆에 있는 FN(펑션) 키와 F9 키를 동시에 누르면 조명 효과가 변경된다. 조명 효과는 총 열다섯 가지이며 위 동영상에서 보이는 것처럼 색상과 점등 방식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조명 밝기를 조절하고 싶으면 FN 키와 PaUp(페이지 업) 키 · PaDn(페이지 다운) 키로 밝거나 어둡게 바꿀 수 있다. 조명 색상은 FN 키와 화살표 위 · 아래 키를 눌러서 바꾸고, RGB LED 조명이 변화되는 속도는 FN 키와 ‘– / _ 키’ · ‘= / +’ 키로 변경 가능하다.

또한 커스터마이징 모드를 이용하면 일부 키만 RGB LED를 조절할 수 있다. FN 키와 숫자 1~5 키 중 하나를 동시에 눌러서 커스터마이징 모드에 진입하여 그 상태에서 FN 키와 ESC 키를 함께 누르면 커스터마이징 기록이 시작된다. 원하는 키만 선택해서 RGB LED 색상을 바꾸거나 끌 수 있다.

 

멀티미디어 버튼과 볼륨 조절 휠

메카 ZK-1 RGB는 게이밍 키보드용으로 대중적인 104개 키 구성에 멀티미디어 버튼 3개와 볼륨 다이얼이 추가되었다. 한/영 전환은 우측 Alt 키로 하면 된다. 키를 여러 개 동시에 눌러도 정확하게 인식하는 안티고스팅(Anti-ghosting)을 지원하므로 무한 동시 입력도 가뿐하다.

F1~F12 키는 FN 키와 조합하면 웹 브라우저, 이메일, 계산기, 음량 조절 등 PC 환경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을 바로 실행하는 단축키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타이핑 시 키보드 부품들이 서로 부딪혀 소리가 울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에는 두께 3T(3mm)인 흡음재(소리를 흡수하는 재료)도 부착되었다.

멀티미디어 버튼은 좌측부터 각각 ‘이전 파일 재생’, ‘재생/일시 정지’, ‘다음 파일 재생’ 기능을 제공한다. PC에서 음원 ·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파일을 재생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기반 서비스에서도 기능이 작동한다.

게이밍 키보드 사용자도 영화와 음악 감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멀티미디어 버튼을 이용하면 마우스 클릭을 줄여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키보드 최상단 우측에 보이는 볼륨 조절 휠은 위쪽으로 돌리면 시스템 볼륨을 높여주고, 아래쪽으로 돌리면 볼륨을 낮춰준다. 게임 도중 갑자기 소리가 크게(또는 작게) 들릴 때 휠만 돌려도 신속하게 볼륨 조절이 가능해서 유용하다.

 

유튜브로 동영상을 재생하면서 멀티미디어 버튼과 볼륨 조절 휠을 사용해보았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즉각 반응하였고 볼륨 조절 휠로 간단하게 소리를 키우거나 줄이는 것이 가능했다. 재생 목록 없이 동영상 하나만 재생하는 경우에는 멀티미디어 버튼 중 재생/일시 정지 버튼만 작동한다.

 

부드러운 키감 느낄 수 있는 카일 박스 스위치

▲ 카일 박스 스위치가 적용된 메카 ZK-1 RGB (사진: 마이크로닉스)
▲ 카일 박스 스위치가 적용된 메카 ZK-1 RGB (사진: 마이크로닉스)

메카 ZK-1 RGB는 기계식 키보드 업계에서 유명한 카일(Kailh)의 박스 스위치(Box Switch)가 적용되었다. 박스 스위치는 구조상 방수방진 효과를 제공해 기존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보다 내구성 면에서 유리하고 소음도 적은 것이 특징이다.

마이크로닉스는 메카 ZK-1 RGB용으로 백축(화이트) · 적축(레드) · 갈축(브라운) 등 카일 박스 스위치를 세 종류 준비하였고, 그에 따라 시장에도 세 가지 모델이 판매 중이다.

백축 박스 스위치는 청축 스위치처럼 기계식 키보드의 특유한 딸깍 소리와 강한 반발력을 내서 타이핑 시 버튼을 누른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준다. 대전 격투 게임이나 리듬 액션 게임처럼 단시간에 여러 키를 재빠르게 눌러야 하는 경우에 어울린다.

적축 박스 스위치는 백축보다 반발력은 적지만 딸깍 소리가 나지 않아서 소음이 훨씬 적게 발생하고 장시간 타이핑하기에 적합하다. 갈축 박스 스위치는 백축과 적축의 특징을 절충한 구조이므로 게임을 비롯해 대다수 작업에 어울린다.

 

맨즈랩 기사에서 사용한 메카 ZK-1 RGB에는 카일 적축 박스 스위치가 장착되었다. 과연 게임 시 소음은 얼마나 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테스트 시스템을 음소거 상태로 만들고 최대한 조용한 환경에서 키보드 소음을 들어보았다.

박스 스위치 가운데 가장 소음이 적은 적축답게 신나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게임을 해도 신경을 거슬리게 할 정도로 요란한 소음은 나지 않았다. 물론 멤브레인 키보드와 비교하면 조금 더 크게 들리지만 이 정도라면 한밤 중에 게임을 즐기다가 분노한 가족에게 등짝에 스매시가 날아올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스페이스바, 쉬프트 키, 엔터 키 등 키캡 길이가 긴 키들은 좌우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스태빌라이저가 장착되었다. 따라서 키 가장자리를 눌러도 문제없이 정확하게 입력할 수 있다.

키보드 바닥면 모서리 두 곳에는 고무 재질 패드가 있어서 게임을 하는 도중 격하게 타이핑하더라도 쉽사리 미끄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높이 조절용 받침대가 있어서 키보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스텝 스컬쳐 2’(Step Sculpture 2) 디자인도 적용되어서 손목에 가까이 놓이는 열은 상대적으로 낮은 높이에 키가 있고, 멀리 놓이는 열은 키가 높은 위치에 키가 있다. 각 열의 높이를 고려해 각도 조정도 되어 있어서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준다.

 

전용 소프트웨어로 매크로 지원

마이크로닉스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메카 ZK-1 RGB를 조금 더 특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원하는 키를 응용 프로그램 단축키로 활용하거나 매크로(macro, 명령어 자동 입력)를 통해 복잡한 입력 과정을 단순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RGB LED를 커스터마이징 모드보다 세세하게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매크로를 설정하려면 우선 메카 ZK-1 RGB 전용 소프트웨어 첫 화면에서 ‘매크로 편집기’(Macro Editor)를 클릭해 설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해 나오는 메뉴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매크로를 생성하고 ‘기록 시작’(Start record)을 클릭한 다음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키보드 입력을 한다. 입력을 마쳤으면 ‘기록 중지’(Stop record)를 하고 ‘저장’(Save) 아이콘을 클릭하면 매크로 설정이 마무리된다.

메카 ZK-1 RGB 키보드 전용 소프트웨어 첫 화면으로 돌아가 ‘프로필’(Profile) 1~3 중 하나를 클릭하여 설정한 매크로를 선택해 원하는 키에 지정하면 사용할 수 있다.

 

매크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전 격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5’에서 직접 사용해보았다. 강력한 위력을 내지만 0.5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내에 키 여러 개를 순서대로 박자에 맞춰 입력해야 하는 크리티컬 아츠(초필살기)를 키 하나만으로 발동하는 것이 가능했다.

조이스틱 없이 키보드만으로 대전 격투 게임을 하는 경우 복잡한 기술 입력이 제법 껄끄러운데 이렇게 매크로를 이용하면 그 불편함을 상당히 덜어낼 수 있다.

이 외에도 온라인 게임에서 자주 사용하는 인사말이나 퀘스트(미션) 수행 도중 반복하는 조작을 매크로로 저장해둔다면 더 편안하게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게이머를 위한 하이테크 웨폰, 메카 ZK-1 RGB

매일 수많은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가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특별한 점이 있어야만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계속 연구 개발을 이어가면서 돌파구를 찾는다.

이번에 살펴본 메카 ZK-1 RGB 역시 제조사인 마이크로닉스가 오랫동안 노력한 끝에 완성되었으며, 그 결과 디자인과 성능 · 편의성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만한 제품이다.

게임에 열중하다가 그만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를 파괴하고 새로운 제품을 찾아보며 고뇌에 빠진 게이머라면 메카 ZK-1 RGB에 시선을 집중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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