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서플라이는 PC의 심장이다. 심장이 혈액을 몸 전체로 보내듯이 파워 서플라이는 전기를 PC 전체로 공급하여 각 하드웨어가 작동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다만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과 별개로 파워 서플라이는 오랫동안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지난 20년 동안 PC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CPU가 매년 성능이 향상되고 내부적 · 외부적으로 구조가 변경되어 온 것과 비교하면 소소한 수준에 불과하다. 파워 서플라이는 일정한 규격에 맞춰서 각 하드웨어에 전기를 공급하는 데 그 규격이 장기간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파워 서플라이에도 근래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텔이 2022년 3월 새로운 파워 서플라이 규격인 ‘ATX(Advanced Technology eXtended) 3.0’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무려 19년이나 이어진 ATX 2.0 시대를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ATX 3.0은 기존 ATX 2.3보다 안전성과 편의성에서 진보한 것이 특징인데 이번 기사에서는 그 특징을 알아보겠다.

 

정격 출력보다 강한 전력도 버틸 수 있는 안전성

모든 파워 서플라이에는 정격 출력이라는 것이 있다. 마치 엔진의 마력처럼 파워 서플라이는 정격 출력으로 정해진 수준까지 전력을 출력할 수 있다. 그래서 대다수 소비자는 파워 서플라이 정격 출력에 맞춰서 다른 하드웨어들을 선택하거나, 반대로 CPU나 그래픽카드 등 주요 하드웨어를 먼저 정한 후 거기에 맞춰서 파워 서플라이를 선택한다.

다만 그렇게 정격 출력을 기준으로 삼아 PC를 조립했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때때로 기계적 · 소프트웨어적 원인으로 인해 일부 하드웨어가 평소보다 과도하게 높은 전력을 요구하여 파워 서플라이가 정격 출력보다 훨씬 높은 전력을 감당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다수 파워 서플라이는 급격한 전력 증가를 견뎌내지 못하고 작동이 중지되거나 내부 부품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 위즈맥스 실버 ATX 3.0
▲ 위즈맥스 실버 ATX 3.0
▲ 위즈맥스 플래티넘 풀모듈러 ATX 3.0
▲ 위즈맥스 플래티넘 풀모듈러 ATX 3.0

ATX 3.0 파워 서플라이는 순간적으로 정격 출력보다 강한 전력이 흐르더라도 버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의 ‘WIZMAX SILVER ATX3.0 (PCIE5)’(이하 위즈맥스 실버 ATX 3.0)와 ‘WIZMAX PLATINUM 풀모듈러 ATX 3.0 (PCIE5)’(이하 위즈맥스 플래티넘 풀모듈러 ATX 3.0)는 듀티 사이클(Duty Cycle, 기계가 내는 일정한 신호의 주기 중 하나에서 신호가 켜져 있는 시간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 10%일 때 100마이크로초(=만 분의 1초) 동안 정격 출력보다 최대 200%에 달하는 전력을 견디는 것이 가능하다. 듀티 사이클 50%일 때는 100밀리초(=십 분의 1초) 동안 정격 출력보다 최대 120%에 달하는 전력을 견딜 수 있다.

또한 그래픽카드를 비롯한 PCI-E(PCI-Express) 슬롯에 장착하는 하드웨어는 100마이크로초 동안 정격 출력의 최대 300%까지 버티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ATX 3.0 파워 서플라이는 기존 ATX 2.3 제품보다 높은 안전성이 보장된다.

 

PCI-E 5.0 그래픽카드용 12VHPWR 인터페이스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사용해본 사람은 PC에 조립할 때마다 번거로운 기분을 느끼게 된다. 보조 전원 케이블을 많게는 3개까지 연결해야 그래픽카드가 작동하고, 그런 경우 PC 내부에서 깔끔한 케이블 정리도 힘들기 때문이다.

▲ ATX 3.0에서 추가된 그래픽카드 전원 공급용 12VHPWR 인터페이스
▲ ATX 3.0에서 추가된 그래픽카드 전원 공급용 12VHPWR 인터페이스
▲ 16핀(12+4핀)으로 구성된 12VHPWR 커넥터
▲ 16핀(12+4핀)으로 구성된 12VHPWR 커넥터

그런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ATX 3.0에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12VHPWR’이 적용되었다. 정격 출력 1050W인 위즈맥스 플래티넘 풀모듈러 ATX 3.0은 케이블 하나로 그래픽카드에 600W까지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서 케이블 여러 개를 주렁주렁 연결해야 하는 ATX 2.3 파워 서플라이보다 훨씬 간편하다.

12VHPWR 인터페이스는 정격 출력 450W를 초과하는 ATX 3.0 파워 서플라이에 기본적으로 적용된다. 케이블 커넥터에는 출력 용량이 표기되어 있는데 150W · 300W · 450W · 600W 등 네 가지이다.

12VHPWR 커넥터는 16핀(12+4핀)으로 구성되는데 12핀으로 그래픽카드에 전력을 전달하고, 나머지 4핀으로는 파워 서플라이에서 그래픽카드로 전달되는 출력 주파수 변동 상태를 확인한다. 무언가 문제가 발견되면 파워 서플라이가 그래픽카드로 출력되는 전력을 통제하며, 이를 통해 소비 전력 효율을 높이거나 시스템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안전성 높은 위즈맥스 ATX 3.0 파워 서플라이

ATX 3.0에서 새로 추가된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큰 변화지만 파워 서플라이 제조사들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자체 개발한 기술도 신제품에 다수 도입한다.

▲ 위즈맥스 플래티넘 풀모듈러 ATX 3.0 내부 모습
▲ 위즈맥스 플래티넘 풀모듈러 ATX 3.0 내부 모습

위즈맥스 실버 ATX 3.0과 위즈맥스 플래티넘 풀모듈러 ATX 3.0에는 마이크로닉스가 개발한 2세대 GPU-VR 기술이 적용되었다. CPU와 그래픽카드용 +12V 전압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전압 변동율은 위즈맥스 실버 ATX 3.0이 ±0.9%, 위즈맥스 플래티넘 풀모듈러 ATX 3.0은 ±0.4% 선에서 유지되며, 이를 통해 과전압이나 저전압으로 인한 하드웨어 오작동이나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파워 서플라이 안전성 향상을 위해 보호 회로도 적용되었다. 위즈맥스 실버 ATX 3.0은 OVP(과전압 보호 회로), OPP(과부하 보호 회로), UVP(저전압 보호 회로), SCP(단락 보호 회로), NLO(공회전 보호 회로), SIP(서지 및 인러시 보호 설계) 등 여섯 가지가 적용되었고, 위즈맥스 플래티넘 풀모듈러 ATX 3.0은 거기에 OTP(과열 보호 회로), OCP(과전류 보호 회로)가 추가되어 여덟 가지가 적용되었다.

▲ 2세대 애프터 쿨링 적용된 위즈맥스 실버 ATX 3.0
▲ 2세대 애프터 쿨링 적용된 위즈맥스 실버 ATX 3.0

또한 두 제품의 쿨링팬에는 마이크로닉스의 ‘2세대 애프터 쿨링’ 기술도 적용되었다. 애프터 쿨링은 PC 전원을 끈 후에도 파워 서플라이 내부에 남아있는 열을 식히기 위해 일정 시간 쿨링 팬을 작동시키는 기술인데, 2세대 애프터 쿨링은 거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파워 서플라이 내부 온도를 감지하여 적정한 속도로 쿨링 팬을 작동시킨다. 따라서 기존 방식보다 소음이 적게 발생한다.

 

새로운 시대의 PC, 그 중심에 있는 ATX 3.0

시간이 흘러가면서 PC 하드웨어들은 꾸준하게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다. 오랫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파워 서플라이도 결국 새로운 기능으로 무장할 필요가 생기게 되었고, 그 결과 ATX 3.0이 등장하여 차세대 파워 서플라이의 기반이 되고 있다.

ATX 3.0이 공식 발표된 지도 1년이 훌쩍 지나면서 이제는 ATX 3.0 파워 서플라이를 구하기도 쉬워졌는데, 최신 하드웨어들로 PC를 조립해 성능을 안정적으로 최대한 끌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제는 ATX 3.0 파워 서플라이가 필수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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