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하고 아주 먼 옛날~ 호랑이 담배피고 놀던 시절에~ 사실 그 정도까지 옛날은 아니지만 초창기 SSD의 가격대가 높았을 때, 게이밍 시스템의 저장장치는 각자 맡은 역할이 달랐다. 운영체제는 SSD, 게임은 HDD에 저장한 것이다. 그 당시에는 그랬다. HDD는 저렴하지만 저장 공간이 많았다.

이런 활용 방식은 SSD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진 현 시점에서도 아직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대용량 게임이 대다수인 스팀 게임 등이 좋은 예다. 그런데 ‘SSD 필요’라 명시한 대작 게임이 등장했다. 스타필드.

 

SSD 전용인 게임이 있다!?

스타필드는 SF 오픈 월드 액션 롤플레잉 게임으로 베데스다의 신규 IP다. 별들 사이에서 진행되는 차세대 롤플레잉 게임으로 플레이어들은 마음대로 캐릭터를 만들고, 인류의 의문을 풀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자유도가 상당히 높다. 

그런데 높은 건 자유도만이 아니다. 사양이 상당히 높다. 최소 사양이 코어 i7-6800K or AMD 라이젠 5 2600X, 램 16GB, 그래픽카드 GTX 1070 Ti or 라데온 RX 5700이다. 4K 사양은 라이젠 7 7800X3D, 라데온 RX 7900 XT에 VRAM은 20GB를 요구한다.

그럼 저장장치는? 요구하는 저장장치가 상당히 놀랍다. 일단 용량은 125GB다. 그런데 여기 조건이 붙어 있다. ‘SSD 필요’라는 조건이다. 알기 쉽게 말하자면 SSD 설치가 필수 조건이다. 그럼 하드디스크에 설치하면? 구동은 된다. 되는데 로딩 시간이 아주 길고, 게임 시 랙이 걸리거나 소리가 재생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 사양이 범상치 않다
▲ 사양이 범상치 않다

물론 스타필드가 SSD 설치 필수라는 조건을 달고 나온 첫 게임은 아니다. 이전에는 데드스페이스 리메이크가 SSD 설치를 필수 조건으로 요구했다. 또한, 사이버펑크 2077의 확장팩인 팬텀 리버티 또한 SSD 저장 공간을 요구한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앞으로 출시될 신작 AAA 게임은 SSD 설치 필수라는 조건을 달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스타필드를 즐길 때 SSD를 저장장치로 사용한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SSD의 종류에 따라 로딩 시간에는 차이가 있을까? 이에 간단한 테스트로 확인해 봤다.

 

테스트 시스템

이번 기사에 맞춰 PCIe Gen5 테스트 시스템을 새롭게 구성했다. AMD 라이젠 5 7600 기반 시스템이다. X670E 메인보드와 고클럭 DDR5 램을 사용했다.

 

CPU – AMD 라이젠 5 7600

RAM - CORSAIR DDR5-6000 CL30 VENGEANCE RGB BLACK 패키지 32GB(16GB x2)

M/B - ASUS TUF Gaming X670E-PLUS WIFI STCOM

VGA – SAPPHIRE 라데온 RX 7700 XT PULSE D6 12GB, AMD 라데온 베가 64 레퍼런스

파워서플라이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80PLUS GOLD 230V EU 풀모듈러 화이트

운영체제 – 윈도우 11 22H2 22621.2283

라이젠 5 7600은 5nm 공정의 Zen4 아키텍처 기반으로 단일 스레드 성능이 뛰어나 체감 게이밍 성능이 높다. PCIe 5.0 인터페이스도 지원해 최신 스토리지와 그래픽카드도 병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CORSAIR DDR5-6000 CL30 VENGEANCE RGB BLACK 패키지 32GB(16GB x2)는 XMP 적용 시 DDR5 6000MHz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시스템에서도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RGB LED가 모듈당 10개가 장착돼 화려하다.

ASUS TUF Gaming X670E-PLUS WIFI STCOM은 그래픽카드 및 스토리지용 Gen5 슬롯을 제공하는 하이엔드 메인보드다. 전원부는 14+2 페이즈(70A)에 최대 DDR5 6400(OC) 메모리를 지원한다. 네트워크 및 사운드 기능도 게임에 최적화됐다.

 

사용한 SSD

이번 기사에는 총 4종의 SSD를 사용했다. PCIe Gen5 SSD, PCIe Gen4 SSD, PCIe Gen3 SSD, SATA3 SSD다.

▲ ASUS TUF Gaming X670E-PLUS WIFI STCOM에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40 2TB를 장착했다
▲ ASUS TUF Gaming X670E-PLUS WIFI STCOM에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40 2TB를 장착했다

PCIe Gen5 SSD는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40 2TB, PCIe Gen4 SSD는 씨게이트 뉴 파이어쿠다 520 2TB다.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40 2TB는 순차 읽기 10,000MB/s, 순차 쓰기 10,000MB/s에 달하는 하이엔드 SSD다.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라인업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 씨게이트 뉴 파이어쿠다 520 2TB는 순차읽기 4,850MB/s, 순차쓰기 4,750MB/s에 HMB를 지원해 속도가 빠르다. 게임에 최적화된 SSD다.

▲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40 2TB
▲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40 2TB
▲ 씨게이트 뉴 파이어쿠다 520 2TB
▲ 씨게이트 뉴 파이어쿠다 520 2TB

이어 PCIe Gen3 SSD는 순차읽기 1,800MB/s, 순차쓰기 1,700MB/s의 QLC 제품군, SATA3 SSD는 순차읽기 560MB/s, 순차쓰기 500MB/s에 3D MLC 제품군이다.

 

성능은 어떨까

테스트 구간은 두 가지로 나눠서 측정했다. 첫 번째는 스팀에서 스타필드를 실행 후 스타필드 로고가 뜨기까지의 시간이다.

두 번째는 세이브 파일 중 Kreet 행성을 로드해 화면이 뜨기까지의 시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해당 결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게임 로딩 시간만 놓고 보면 파이어쿠다 540이나 뉴 파이어쿠다 520이 거의 비슷했다는 것이다. PCIe Gen3 SSD은 그보다 조금 느렸고, SATA3는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조금 느렸다. 게임이 주 목적이라면 뉴 파이어쿠다 520로도 괜찮다.

사실 SSD간의 격차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스팀 폴더를 복사할 때였다. 기존 스팀 폴더가 저장된 SSD에서 파이어쿠다 540, 뉴 파이어쿠다 520, PCIe Gen3 SSD로 차례대로 복사했는데, 복사가 끝나는 시간만 놓고 보면 파이어쿠다 540이 독보적으로 빨랐다. 참고로 PCIe Gen3 SSD는 디램리스에 QLC 낸드를 사용했는데, 파일 복사 시간이 속이 터질 정도로 느렸다.

 

마치며

게임이 설치된 환경에서는 시간만 놓고 보면 SSD끼리의 차이는 엄청 크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차이는 존재했다. 또한, 추가로 로딩 후 게임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현상은 따로 확인할 수 없었다. 게임이 주 목적이라면 설치됐다고 가정했을 환경에서는 사실 어느 SSD를 사용하더라도 별달리 차이는 없겠지만, 문제는 설치하기까지의 과정.

파이어쿠다 540은 파일 복사 등 실사용 시 활명수라도 들이킨 것처럼 아주 쾌적했다. 뉴 파이어쿠다 520도 그럭저럭 쓸 만했고, 게임 로딩 속도도 제법 빠른 편이다. 거기에 파이어쿠다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TBW가 높은 편이라 수명이 길어 오래 쓸 수 있다. 게임용 SSD를 선택한다면 파이어쿠다 시리즈에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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