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야이든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제품은 개성적인 경우가 많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대다수 제조사의 기본기가 뛰어나기 때문에 무언가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요소가 있어야만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아 살아남을 수 있다.

언제나 경쟁이 심한 PC 케이스 시장에서는 생존하기 위해 꾸준하게 기술을 갈고 닦으며 개성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더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이는 제조사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PC 케이스 제조사로서 수십 년 이상 명맥을 이어온 기업이라면 백이면 백 고유한 매력이 있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리안리(LIAN LI)도 그런 제조사 가운데 하나이다. 근래 선보인 '리안리 PC-O11D EVO XL'은 모듈식 설계를 적용하여 주요 부분을 사용자가 원하는 구조로 변화시켜 디자인과 편의성을 강화할 수 있는 빅타워 케이스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PC-O11D EVO를 계승한 빅타워 케이스

리안리 PC-O11D EVO XL은 지난 해 출시된 미들타워 케이스 제품인 ‘PC-O11D EVO’의 특징을 계승하면서 크기와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크기는 531.9 x 304 x 522mm (D x W x H)이며 PC-O11D EVO보다 38% 증가했다.

케이스 전면과 측면 패널 한쪽은 강화 유리 재질이어서 내부가 선명하게 보인다. 금속 재질로 된 측면 패널은 촘촘하게 뚫린 통풍구가 넓은 면적으로 배열되어서 PC 내부 열기를 배출하기에 용이하다.

케이스 전면 상단 오른쪽에는 PC 전원 버튼이 있고 맨 아래에는 USB 포트 등 외부 기기 연결용 입출력 인터페이스가 있다. 케이스 후면에는 내부 열기를 배출하기 위한 통풍구가 다수 배치되어 있다.

전면 입출력 인터페이스가 모여 있는 부분은 'I/O 패널'이라고 부르며 USB 3.1 타입C(Type-C) 포트 1개, USB 3.0 타입A(Type-A) 포트 4개, 3.5mm 오디오/마이크 포트로 구성된다. 리안리 PC-O11D EVO와 비교하면 USB 3.0 타입A 포트가 2개 늘어났다.

PC 전원 버튼 아래쪽에는 리셋(재시작) 버튼과 조명 모드 버튼, 컬러 전환 버튼이 보인다. 리안리 PC-O11D EVO XL 전면에는 RGB LED가 내장되었는데 내부에 있는 5V RGB 케이블과 SATA 전원 케이블을 메인보드에 연결하면 작동한다.

 

PC 조립을 마치고 전원을 켜면 케이스 전면에 있는 RGB LED 조명이 빛을 낸다. 앞서 설명한 조명 모드 버튼과 컬러 전환 버튼을 이용하면 조명 모드와 색상을 바꿀 수 있다. 조명 모드와 컬러는 각각 일곱 가지가 제공된다.

리안리의 RGB LED 제어 프로그램인 ‘L-Connect 3’를 이용하고 싶다면 조명 모드 버튼을 3초 이상 누르면 되고, RGB LED 조명을 끄고 싶으면 컬러 전환 버튼을 3초 이상 누르면 된다.

측면 강화 유리 패널을 분리하면 메인보드, CPU 쿨러, 그래픽카드 등 주요 하드웨어들을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드러난다. 메인보드는 미니 ITX부터 E-ATX 규격 제품까지 호환되고 그래픽카드는 최대 길이 460mm인 제품까지 장착 가능하다. 타워형 CPU 공랭 쿨러는 최대 높이 167mm인 제품까지 호환된다.

▲ 리안리 PC-O11D EVO XL 상단 모습
▲ 리안리 PC-O11D EVO XL 상단 모습
▲ 케이스 상단에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 케이스 상단에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케이스 상단에는 넓은 면적으로 통풍구가 마련되었고 그 아래에는 먼지 필터가 부착되어 있다. 먼지 필터는 자석으로 붙이는 방식이어서 쉽게 분리할 수 있다.

먼지 필터를 떼어내면 일체형 CPU 수랭 쿨러용 라디에이터나 쿨링팬을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드러난다. 라디에이터는 최대 420mm 규격까지 호환되고 쿨링팬은 120mm 또는 140mm 쿨링팬 3개를 장착할 수 있다. 다만 라디에이터 두께는 82mm 미만이어야 한다.

▲ 리안리 PC-O11D EVO XL 하단 모습
▲ 리안리 PC-O11D EVO XL 하단 모습
▲ 케이스 하단에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 케이스 하단에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케이스 하단에도 넓은 면적으로 통풍구가 있고 먼지 필터가 부착되어 있다. 먼지 필터는 손으로 잡아당기면 뺄 수 있는 구조여서 쉽게 분리해서 먼지 청소를 할 수 있다.

상단과 마찬가지로 라디에이터나 쿨링팬을 장착 가능하며 호환되는 규격도 동일하다. 다만 라디에이터는 두께 90mm 미만이어야 한다.

▲ 리안리 PC-O11D EVO XL 측면 라디에이터 · 쿨링팬 장착하는 공간
▲ 리안리 PC-O11D EVO XL 측면 라디에이터 · 쿨링팬 장착하는 공간
▲ 케이스 측면에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 케이스 측면에 라디에이터 장착한 모습

측면에도 라디에이터와 쿨링팬을 장착 가능한 공간이 제공된다. 호환되는 규격은 동일하며 설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라디에이터 두께 제약은 없다.

참고로 측면에 라디에이터나 쿨링팬을 장착하는 경우에는 남는 공간을 팬 브래킷 커버로 막을 수 있다. 남는 공간을 그냥 놔두는 경우 기껏 케이스 외부로 배출한 뜨거운 공기가 다시 유입될 수 있으므로 커버로 가리는 쪽이 사용자에게 유리하다.

 

조립 편의성 고려한 내부 구조

금속 재질 측면 패널로 가려진 부분에는 HDD와 SSD,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하고 케이블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가운데 부분에는 자석으로 고정되는 금속판 부분이 있는데 180도 회전하면 뒤에 감춰진 케이블과 케이블 홀더(고정대)가 드러난다. 금속판 부분에는 2.5인치 규격 SSD 3개를 장착할 수 있다.

금속판 오른쪽에는 3.5인치 HDD를 장착하는 드라이브 베이가 있다. 상단과 하단에 나뉘어서 배치되어 있는데 각각 3.5인치 HDD를 2개 장착할 수 있다. 드라이브 베이는 바깥쪽으로 각도를 돌릴 수 있고 나사 대신 핸드 스크류로 고정하는 방식이어서 편의성이 높다.

드라이브 베이 끝부분에는 SATA 데이터 · 전원 케이블이 있다. SATA 데이터 케이블은 메인보드의 SATA 커넥터에, SATA 전원 케이블은 파워 서플라이의 SATA 전원 커넥터에 꽂아야 HDD가 작동한다.

드라이브 베이 2개 사이에 있는 빈 공간에는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할 수 있다. 안쪽에 있는 작은 받침대로 파워 서플라이를 지탱하고 바깥쪽에서 나사 4개를 조여서 고정하는 방식이다. 파워 서플라이는 ATX 규격에 최대 길이 220mm 이하인 제품이 호환된다.

케이스 후면에서 메인보드 백패널 장착 공간 오른쪽에는 통풍구가 있는데 120mm 규격 쿨링팬 1개를 장착할 수 있다. 그 아래쪽에는 그래픽카드, 사운드카드, 랜카드 등을 장착하는 확장 슬롯 8개가 있다.

확장 슬롯은 나사 대신 금속판이 달린 경첩과 핸드 스크류로 고정된다. 금속판에는 확장 카드 브래킷을 고정할 수 있도록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경첩을 닫고 핸드 스크류를 조이면 마치 나사를 이용한 것처럼 단단하게 고정된다.

▲ 후면에 있는 메인보드 트레이 고정 핸드 스크류
▲ 후면에 있는 메인보드 트레이 고정 핸드 스크류
▲ 내부에 있는 메인보드 트레이 고정 핸드 스크류
▲ 내부에 있는 메인보드 트레이 고정 핸드 스크류
▲ 메인보드 트레이
▲ 메인보드 트레이

한편 이 제품은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가 장착되는 부분인 ‘메인보드 트레이’를 분리할 수 있다. 케이스 후면에 있는 핸드 스크류 2개와 내부 중앙에 있는 핸드 스크류 2개를 풀고 모서리를 잡은 상태에서 바깥쪽으로 잡아당기면 분리된다.

메인보드 트레이를 분리한 자리를 보면 위아래에 각각 백플레이트가 장착되어 있다. 백플레이트 위치를 변경하면 메인보드 트레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백플레이트 2개를 상단에 장착하면 메인보드 트레이 높이가 낮아져서 케이스 상단에 라디에이터를 장착하거나 케이블 정리를 할 때 편리하다.

백플레이트 2개를 하단에 장착하면 메인보드 트레이 높이가 높아져서 케이스 하단에 공간 여유가 생긴다. 라디에이터를 케이스 하단에 장착하거나 케이블 정리 시 유용하다.

리안리 PC-O11D EVO XL의 구성품으로는 팬 브래킷 커버 2개와 케이블 타이, 그래픽카드 지지대 및 부품, 여분의 케이블 홀더, PC 조립을 위한 각종 나사, 리안리 로고 플레이트, 사용자 설명서 등이 제공된다.

그래픽카드 지지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지대 본체에 부드러운 패드가 부착된 받침대를 결합시켜야 한다. 위 사진처럼 높낮이 조절 장치에 맞춰서 나사로 조이면 된다.

그 다음에는 리안리 PC-O11D EVO XL 내부에 있는 메인보드용 나사 홀과 메인보드의 나사 홀에 맞춰서 나사 지지대를 끼우고 고정한다.

나사 지지대가 고정되면 거기에 맞춰서 그래픽카드 지지대를 나사로 고정한다.

그래픽카드 지지대 고정이 완료되었으면 케이스 내부에 그래픽카드를 장착한다. 그리고 높낮이 조절 장치를 이용해 그래픽카드에 밀착하면 된다.

 

반전 매력 뽐내는 리버스 모드

리안리 PC-O11D EVO XL처럼 전면과 측면 패널 한쪽이 강화 유리로 만들어진 케이스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케이스를 책상 왼쪽에 배치하면 내부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케이스를 책상 오른쪽에 배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책상 위 공간을 마음대로 이용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제법 신경 쓰이는 일이다.

그 점을 해소하기 위해 리안리 PC-O11D EVO XL은 ‘리버스 모드’(Reverse Mode)를 제공한다. 케이스 섀시를 180도 회전해서 위와 아래를 반전시켜 측면 강화 유리 패널을 반대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특징이다. 

리버스 모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선 케이스 상단과 하단에 있는 라디에이터 · 쿨링팬 고정용 플레이트를 분리한다. 나사 4개를 드라이버로 풀고 잡아당기면 된다.

이어서 케이스를 뒤집어서 받침대 부분을 분리한다. 위 사진에 파란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을 누르면서 받침대를 왼쪽으로 잡아당기면 쉽게 분리된다.

받침대를 완전히 분해하려면 우선 USB 포트가 있는 I/O 모듈을 분리하고 케이스 내부에 있는 케이블을 모두 바깥으로 빼내야 한다.

받침대를 분리했으면 다시 케이스를 뒤집어서 섀시에 있는 홈에 맞춰 받침대를 결합한다.

▲ 전면 방향에 장착한 I/O 모듈
▲ 전면 방향에 장착한 I/O 모듈
▲ 측면 방향에 장착한 I/O 모듈
▲ 측면 방향에 장착한 I/O 모듈
▲ 후면 방향에 장착한 I/O 모듈
▲ 후면 방향에 장착한 I/O 모듈

참고로 I/O 모듈은 세 가지 위치에 장착할 수 있다. 사용자가 편하게 생각하는 위치를 골라서 장착하면 된다.

▲ 파워 서플라이 받침대 기본 위치
▲ 파워 서플라이 받침대 기본 위치
▲ 파워 서플라이 받침대 리버스 모드 위치
▲ 파워 서플라이 받침대 리버스 모드 위치

케이스 상하가 뒤바뀌었기 때문에 파워 서플라이 받침대 위치도 바꿔줄 필요가 있다. 드라이버로 나사를 풀어서 아래쪽 나사 홀에 맞춰 고정하면 된다.

리버스 모드로 전환한 상태에서 PC 조립을 해보았다.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를 장착 하는 방향이 기본 상태에서 180도 회전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조립 편의성 면에서 큰 차이점은 없다.

더 넓은 개방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강화 유리 패널 부분 사이에 있는 필러(pillar)를 제거하면 된다. 위 사진에서 파란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에 있는 나사 4개만 제거하면 쉽게 분리 가능하다.

필러가 없는 상태에서 전면 · 측면 강화 유리 패널을 조립하면 스포츠카의 프레임리스 윈도우처럼 깔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RGB LED 조명을 이용하는 PC 튜닝을 할 때도 기본 상태보다 잘 어울린다.

 

개성만점 빅타워 케이스

지금까지 리안리 PC-O11D EVO XL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여유롭게 다양한 하드웨어를 장착할 수 있는 확장성은 기본이고 사용자 취향에 맞게 측면 강화 유리 패널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리버스 모드와 메인보드 설치 시 높낮이 변경이 가능한 독특한 구조 등 상당히 개성적인 PC 케이스이다.

조립 편의성이 높고 한 가지로 고정된 형태에서 벗어난 특별한 PC 케이스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리안리 PC-O11D EVO XL을 선택하여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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