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수랭 CPU 쿨러는 오버클럭 전문가들이나 사용하던 물건이었다. 웬만한 PC에는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크고 냉각수와 라디에이터 관리도 힘들어서 일반인은 선뜻 손댈 만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공랭 CPU 쿨러보다 훨씬 앞서는 쿨링 성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꾸준하게 관심을 받았고, 상대적으로 간결한 구조로 설계된 일체형 수랭 CPU 쿨러가 등장하면서 비로소 일반인도 수랭 쿨러의 진가를 체감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근래에는 고성능 데스크톱 프로세서들의 발열량이 크게 늘어나 CPU 제조사 측에서 아예 일체형 수랭 쿨러를 추천하는 경우도 흔해졌는데, 그에 따라 최신 CPU 구매자들은 일체형 수랭 쿨러도 함께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되었다.

PC용 쿨러 전문 기업인 서멀라이트(Thermalright) 역시 일체형 수랭 CPU 쿨러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최신 제품인 ‘AQUA ELITE 360 ARGB V2’(이하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를 살펴보겠다.

 

기존 제품보다 쿨링팬 성능 강화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는 기존 제품인 ‘아쿠아 엘리트 360 ARGB’를 일부 개량한 것이 특징이다. 변화가 이뤄진 요소는 쿨링팬이다. 서멀라이트의 ‘TL-S12’가 장착되었는데 기본 성능을 더 향상시켜서 ‘TL-C12C-S’가 장착된 기존 제품보다 풍량 · 풍압 면에서 유리하다.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에 장착된 TL-S12는 회전 속도 최대 2000RPM±10%, 풍량 최대 68.9CFM(분당 입방피트), 풍압 최대 2.21mmH2O(수주밀리미터)로 작동한다. 중심축에는 일반적인 슬리브 베어링보다 내구성이 높고 소음이 적은 S-FDB(Stably-Fluid Dynamic Bearing)가 내장되었다. 작동 시 소음은 최대 28.2dB(A)(A-가중치 부여한 데시벨)이다.

기존 제품에 장착된 TL-C12C-S는 회전 속도 최대 1550RPM±10%, 풍량 최대 66.17CFM, 풍압 최대 1.53mmH2O로 작동하고, 작동 시 소음은 최대 25.6dBA이다.

즉 전반적인 쿨링팬 성능이 향상되고 소음은 소폭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소음이 늘어났다고 해도 28.2dBA이면 도서관이나 작게 속삭이는 수준이므로 심하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ARGB LED 조명도 차이점이다. 기존 제품의 쿨링팬은 임펠러에 빛이 투과되는 방식이었는데 TL-S12는 쿨링팬 테두리 부분만 빛나서 밝기가 과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또한 워터 블록 상단에 헤일로(halo, 후광) 디자인으로 배열된 ARGB LED 조명과도 잘 어울린다.

다른 조명 모드로 바꾸고 싶다면 메인보드 제조사의 ARGB LED 제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에이수스 아우라 싱크(ASUS Aura Sync), 기가바이트 RGB 퓨전(GIGABYTE RGB Fusion), MSI 미스틱 라이트(MSI Mystic Light), 애즈락 폴리크롬 싱크(ASRock Polychrome Sync) 등이 있다. 선택 가능한 조명 색상은 총 1,670만 가지이다.

 

MSI 미스틱 라이트를 사용해서 조명 모드를 차례차례 바꿔보았다. 모드에 따라 조명 색상이나 빛나는 방식이 변경되어서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물론 끄는 것도 문제없다.

참고로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에 기본 제공되는 TL-S12 쿨링팬은 단품으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성능은 일부 차이가 있지만 외형과 ARGB LED 기능이 동일하므로 일체감 있는 디자인과 LED 튜닝을 선호한다면 따로 구매하여 케이스에 장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라디에이터와 워터 블록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에는 360mm 규격 라디에이터가 적용되었다. 가로 길이 397mm, 세로 길이 120mm, 두께 27mm이며 쿨링팬은 3개 장착할 수 있다. 120mm 규격 쿨링팬이라면 기본 제공되는 TL-S12 말고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라디에이터에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얇은 핀이 오밀조밀하게 배열되어 있다. 라디에이터 내부에서 순환하는 열기가 공기 중으로 발산되기에 용이한 구조이다. 다만 핀은 얇은 만큼 구부러지기 쉬우므로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워터 블록은 원통 형태이며 내부에는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워터 펌프가 장착되었다. 8극 모터를 통해 최대 2600RPM±10%으로 작동하며 소음은 최대 30dBA이다.

CPU와 직접 닿는 베이스 부분은 열전도율이 높은 구리로 만들어졌고 냉각수 열 교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구리 베이스 뒤쪽에는 0.1mm 간격으로 미세하게 핀이 배열된 마이크로 채널 공정이 적용되었다.

워터 블록과 라디에이터를 연결하는 튜브는 폴리머(polymer)를 엮어서 만들어 내구성이 높으면서도 유연하며 고온에 강하다. 길이는 450mm이다.

 

AMD와 인텔의 최신 CPU 소켓에 조립 가능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는 AMD와 인텔의 최신 CPU 소켓에 장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속품이 제공된다.

조립 시 편의성은 AMD CPU 소켓이 더 편리하다. 워터 블록에 AMD 브래킷 하나만 끼우면 메인보드의 AM4 · AM5 CPU 소켓 가이드에 맞춰서 조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AMD AM5 소켓에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를 조립하는 경우 우선 워터 블록 측면에 있는 홈에 맞춰서 AMD 브래킷을 끼우고 회전해서 고정한다.

그 다음에는 메인보드에 있는 AM5 소켓 쿨러 가이드에 맞춰서 AMD 브래킷을 끼우고 나사 2개를 드라이버로 돌려서 고정한다. 그러면 워터 블록이 CPU 소켓에 단단하게 고정된다.

인텔 LGA 1700 소켓에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를 조립하는 경우에는 우선 백플레이트를 조정해야 한다. 백플레이트 가장자리 네 곳에 ‘115X’와 ‘1700’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그 중 1700이라고 표기된 홈에 맞춰 끝부분 위치를 조정한다.

조정한 백플레이트는 메인보드 뒷면에서 CPU 쿨러 나사 홀에 맞춰서 끼운다. 메인보드에 붙일 수 있는 테이프도 기본 제공되므로 이용하면 편리하다.

워터 블록에는 인텔 브래킷을 조립한다.

그 다음에는 메인보드를 뒤집어 LGA 1700 스탠드를 백플레이트의 나사 고정대에 맞춰서 끼운다.

LGA 1700 스탠드가 준비되었으면 위치에 맞춰서 워터 블록을 결합시키고 인텔 너트 4개를 사용해 드라이버로 고정한다. 완료하면 워터 블록이 단단하게 고정된다.

▲ 4핀 PWM 커넥터
▲ 4핀 PWM 커넥터
▲ 팬 분배 케이블
▲ 팬 분배 케이블
▲ 팬 분배 케이블로 연결한 모습
▲ 팬 분배 케이블로 연결한 모습

한편 워터 블록과 쿨링팬 3개는 모터를 작동시키기 위해 4핀 PWM 커넥터를 연결해야 한다. 대다수 메인보드에는 해당하는 커넥터가 3개 정도밖에 없어서 개수가 부족한데 그 점은 기본 제공되는 팬 분배 케이블을 이용하면 해결 가능하다.

팬 분배 케이블에 쿨링팬 3개의 4핀 PWM 커넥터를 연결하면 메인보드에는 워터 블록을 포함해도 4핀 PWM 커넥터가 2개만 있어도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를 작동할 수 있다.

▲ 5V ARGB 커넥터
▲ 5V ARGB 커넥터
▲ 워터 블록과 쿨링팬 3개의 5V ARGB 커넥터 연결한 모습
▲ 워터 블록과 쿨링팬 3개의 5V ARGB 커넥터 연결한 모습

앞서 소개한 ARGB LED 조명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5V ARGB 커넥터 연결도 필요하다. 워터 블록과 쿨링팬 3개에 각각 케이블이 있는 커넥터는 두 가지이다. 서로 다른 장치의 5V ARGB 커넥터에 끼우면 마지막으로 남는 커넥터 하나만 메인보드에 연결해도 전체가 인식되는 데이지 체인 방식이다.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의 쿨링 성능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의 쿨링 성능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빅타워 케이스인 ‘리안리 PC-O11D XL LOL 영혼의 꽃 아리 에디션’에 테스트 시스템과 함께 설치해 CPU 온도를 측정해보았다.

테스트 시스템의 CPU는 AMD 라이젠 5 7600이며 CPU 유휴 상태와 최대 부하 상태의 온도를 HWiNFO 유틸리티로 쟀다.

▲ AMD 레이스 프리즘(왼쪽), 딥쿨 GAMMAXX 400 XT(오른쪽)
▲ AMD 레이스 프리즘(왼쪽), 딥쿨 GAMMAXX 400 XT(오른쪽)

또한 AMD 라이젠 프로세서용 기본 공랭 쿨러 중 하나인 ‘레이스 프리즘’과 타워형 공랭 쿨러인 ‘딥쿨 GAMMAXX 400 XT’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같은 방식으로 CPU 온도를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를 장착한 경우 CPU 온도는 유휴 상태에서 34°C 내외, 최대 부하 상태에서는 78°C 내외를 기록했다.

비교 대상인 AMD 레이스 프리즘은 유휴 상태에서 43°C 내외, 최대 부하 상태에서 91°C 내외였으며, 딥쿨 GAMMAXX 400 XT는 유휴 상태에서 41°C 내외, 최대 부하 상태에서는 86°C 내외로 측정되었다.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는 워터 펌프를 통해 냉각수를 빠르게 순환시키는 일체형 수랭 쿨러이기 때문에 CPU 발열이 심한 최대 부하 상태에서도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했다.

 

쿨링 성능과 화사함이 조화된 일체형 CPU 수랭 쿨러

지금까지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를 살펴보았다.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과하지 않은 ARGB LED 조명이 적용된 쿨링팬으로 한층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사용 중 냉각수 누수가 발생하는 경우 공식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가 가입한 삼성화재 생산물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으며, 3년 동안 품질 보증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장기간 안심하고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고성능 CPU와 어울리는 믿음직한 일체형 수랭 쿨러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쿠아 엘리트 360 ARGB V2를 꼭 한번 살펴보기를 권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맨즈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