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가 PC 기본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로 자리 잡은 지도 제법 시간이 지났다. HDD와 비교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 면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용량이 부쩍 늘어났고 가격도 전반적으로 낮아져서 PC 사용자라면 당연하게 SSD를 이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현시점에도 SSD 발전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HDD에서 SSD로 전환 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SSD가 있으니, 바로 'PCI-Express(이하 PCIe) 4.0 인터페이스' 기반 M.2 NVMe SSD이다. 초당 5,000MB(메가바이트) 이상이라는 엄청난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기존 SSD와는 또 다른 획을 긋고 있다.

다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PCIe 4.0 기반 M.2 NVMe SSD는 대중적인 SATA SSD와 비교하면 가격이 2배 가량 높아서 누구나 선뜻 구매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제반 상황 문제도 있다. PCIe 4.0을 이용하려면 SSD 뿐만 아니라 CPU와 메인보드도 함께 지원해야 하는데 현재는 AMD 3세대·4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일부 칩셋 메인보드만 지원한다. 인텔은 내년 상반기부터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및 메인보드로 지원할 예정이다.

그래서 경제적인 SSD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PCIe 4.0 대신 PCIe 3.0 기반 M.2 NVMe SSD로 시선을 돌린다. 특히 QLC(Quadruple Level Cell) 낸드 플래시를 적용한 제품은 넉넉한 용량과 적정한 가격대가 조화되어서 새롭게 보급형 스토리지로서 각광받고 있는 중이다.

씨게이트(Seagate)가 최근 출시한 ‘BarraCuda Q5 M.2 NVMe’(이하 바라쿠다 Q5) 역시 그 중 하나이다.

 

SATA SSD를 초월하는 성능, 그러나 적정한 가격

바라쿠다 Q5는 읽기 속도를 최대 2,400MB/s(초당 메가바이트) 지원한다. 아무리 빨라도 560MB/s가 한계인 SATA SSD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빠른 속도이다. 쓰기 속도도 최대 1,800MB/s여서 3배 가까이 빠르다.

이 제품에는 SATA보다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PCIe 3.0 인터페이스, 그리고 SSD 전용 통신 규격인 NVMe(버전 1.3)가 적용되었다. SSD가 CPU와 직접 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으므로 성능 면에서 SATA SSD를 능가하는 것이다.

보통 성능이 높으면 가격이 비싸기 마련인데 바라쿠다 Q5는 그런 상식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 1TB 모델 기준으로 가격이 13만 원대인데 이는 동일한 용량인 SATA SSD와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런 가격이 책정된 것은 바라쿠다 Q5에 QLC 낸드 플래시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QLC는 SSD의 셀(cell, 플래시 메모리 데이터 기록 단위)에 데이터를 4비트씩 기록하여 데이터 저장 용량을 증대하는 기술이다. 이전 세대 기술인 TLC (Triple Level Cell)를 적용한 SSD와 비교하면 데이터 저장 용량을 최대 33%까지 늘릴 수 있다.

즉 제조사는 QLC 기술을 통해 기존보다 생산 단가를 줄이면서 용량은 큰 SSD를 만들 수 있으므로 바라쿠다 Q5 역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가 책정된 것이다.

다만 QLC는 4비트를 동시에 기록하는 방식이어서 데이터 전송 속도는 TLC보다 떨어지는데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PCIe 3.0과 NVMe로 SATA SSD보다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일반 사용자에게 무난한 제품 수명

QLC를 적용한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TLC 적용 시보다 수명이 10분의 1로 감소한다. 셀에 기록하는 데이터가 늘어나서 용량은 늘어나지만 반대로 제품 수명은 짧아지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약점은 기술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입체적으로 데이터를 기록하는 3D 낸드 플래시 기술과 SSD 컨트롤러 개량이 대표적인데, 바라쿠다 Q5는 둘 다 적용되어서 QLC로 인한 수명 감소폭을 줄였다.

바라쿠다 Q5의 수명은 최대 531TBW(TeraByte Written)이다. TBW는 TB(테라바이트) 기준으로 SSD에 실제로 기록 가능한 최대 데이터 양을 의미하므로 바라쿠다 Q5에는 데이터를 531TB까지 기록할 수 있다. 하루에 489GB를 SSD에 기록해도 3년은 거뜬한 수명이다.

일반 PC 사용자라면 보통 하루에 100GB 밑으로 SSD에 데이터를 저장하므로 3년보다 긴 시간 동안 안심하고 사용 가능하다. 제품 보증 서비스 기간은 3년이다.

 

씨게이트 레스큐 서비스 플랜 1년 제공

SSD든 HDD든 종류를 막론하고 PC용 스토리지는 언제든지 데이터가 유실될 수 있다. 그래서 PC 사용자들은 수시로 다른 스토리지에 백업하여 대비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바라쿠다 Q5는 안심할 수 있다. 씨게이트의 ‘레스큐 서비스 플랜’(Seagate Rescue Service Plan)이 1년 제공되기 때문이다. 

레스큐 서비스 플랜은 씨게이트 본사 연구소에서 직접 문제가 생긴 스토리지의 데이터를 복구해주는 서비스이다. 레스큐 서비스 플랜을 접수한 씨게이트 스토리지 사용자는 바로 같은 제품을 받아서 이용할 수 있고, 기존 스토리지에서 복구가 완료된 데이터는 USB 메모리나 외장 HDD에 담긴 상태로 받게 된다.

씨게이트에 의하면 레스큐 서비스 플랜 데이터 복구 성공률은 90% 이상이므로 고객 입장에서는 백업 시기를 놓쳤더라도 소중한 데이터를 되살릴 기회가 생겨서 큰 도움이 된다.

기존에 레스큐 서비스 플랜은 씨게이트의 고급형 스토리지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거나 따로 비용을 지불하고 가입해야 했는데, 바라쿠다 Q5는 보급형 스토리지인데도 기본 적용 대상이어서 큰 부담 없이 레스큐 서비스 플랜을 이용해볼 수 있다.

 

보급형 SSD의 새로운 기준, 씨게이트 바라쿠다 Q5

작년 하반기부터 하나둘 출시되기 시작한 PCIe 4.0 기반 M.2 NVMe SSD는 경이로운 성능을 과시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가격이 높으면 대다수 소비자는 그냥 아쉬움을 삼키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씨게이트가 선보인 바라쿠다 Q5는 매력 있는 제품이다. 비록 PCIe 4.0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높은 성능을 내면서 가격대는 보급형 제품 수준이므로 SATA SSD에서 업그레이드하려는 이들에게 딱 어울린다.

따라서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어쩔 수 없이 보급형 SATA SSD를 찾고 있던 소비자들에게 씨게이트 바라쿠다 Q5는 가뭄에 맞는 단비 같은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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